『끌어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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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끌어안음』
  • 타라브랙 지음 / 추선희 옮김
  • 승인 2020.02.20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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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움 ․ 상처 ․ 두려움과 당당히 마주하기

 

끌어안음
저작·역자 타라브랙 지음
추선희 옮김
정가 17,000원
출간일 2020-03-09 분야

인문 – 심리

책정보

296쪽 | 신국판(153*224) | ISBN 978-89-7479-782-9(031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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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라 브랙(Tara Brach)

미국의 저명한 위빠사나 명상가이자 임상심리학자이다. 워싱턴 D.C. 통찰 명상회의 설립자이자 책임 교사이다.

스피릿 록 명상 센터, 오메가 인스티튜트, 크리팔루 센터, 스미스소니언 인스티튜트 등 미국 전역의 명상 센터에서 명상을 가르치고 있다. 또한 정신 건강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수많은 강의를 하고 워크숍을 이끌고 있다.

120년 전통의 세계적인 영성 잡지인 <왓킨스(Watkins)>지는 교황 프란치스코(Francis), 달라이 라마(Dalai Lama), 데스몬드 투투(Desmond Tutu) 등과 함께 최근 매해 그녀를 ‘현존하는 영적 스승 100인’에 선정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받아들임(Radical Acceptance』, 『호흡하세요 그리고 미소지으세요(True Refuge)』『끌어안음(Radical Coompassion』이 있다.

 

추선희

경북대학교 영어교육과를 졸업하고 십여 년간 영어교사로 근무하다가, 영남대학교 심리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하고 심리학 관련 번역 및 강의를 하고 있다.

번역서 『쉬는 마음』, 『처음 만나는 명상레슨』, 공역서로 『긍정심리학』, 『현대인의 생활심리학』, 『마음이 지닌 치유의 힘』 등이 있고, 수필집으로 『시시 미미』, 『명함』이 있다.

목차 위로

서문. 사랑에서 치유로

1부. 집중이 지닌 치유의 힘

1. RAIN은 명료하게 한다

2. RAIN은 삶에 예스, 라고 말한다

3. RAIN은 진정한 자기가 드러나게 한다

2부. 내면의 삶으로 RAIN 들여오기

4. 부정적 자기-신념 내보내기

5. 수치심에서 벗어나기

6. 두려움에서 깨어나기

7. 자신의 깊은 갈망 찾아보기

3부. RAIN과 인간관계

8. 용서의 RAIN

9. 미덕을 바라보기

10. 연민의 RAIN

11. 기억해야 할 네 가지 : 깨어있는 가슴으로 살아가기

상세소개 위로

타라 브랙 7년 만에 신작

2020년 1월 1일, 출간 즉시 미국 아마존닷컴 베스트셀러

혜민 스님, 대니얼 시겔 등 강력 추천

2003년 미국에서 발행된 타라 브랙의 첫 책 『받아들임(Radical Acceptance)』은 출간된 해부터 2020년 현재까지 미국 아마존닷컴의 장기베스트셀러에 올라 있다. 이어 2013년 발행된 그녀의 두 번째 책 『호흡하세요 그리고 미소지으세요(True Refuge)』 역시 큰 반향을 일으켰다. 두 권의 책 출간 이후 그녀는 지속적으로 온오프라인 강의와 수련회를 통해 수많은 사람을 만났고 자책과 후회에 빠진 많은 사람들을 위로하며 세계적인 명상 지도자, 심리 치료사로서의 명성을 이어갔다. 120년 전통의 세계적인 영성 잡지인 영국의 <왓킨스(Watkins)>지(誌)도 이런 그녀의 활동을 인정해 매년 선정하는 ‘현존하는 영적 스승 100인’에 교황 프란치스코(Francis), 달라이 라마(Dalai Lama), 데스몬드 투투(Desmond Tutu) 등과 함께 타라 브랙의 이름을 빠뜨리지 않고 있다.

그런 타라 브랙이 두 번째 책 이후에 7년 만에 『끌어안음(Radical Compassion』으로 돌아왔다. 영문 도서 출간 전 원고를 읽어본 혜민 스님, 대니얼 시겔 등 많은 치유 마스터, 심리학자, 뇌과학자 들이 책의 내용에 대해 극찬을 했으며, 2020년 1월 1일 미국에서 공개되자마자 아마존닷컴 등 주요 온오프라인 서점의 베스트셀러 목록에 올랐다.

그런데 그녀의 글이 독자들에게 이렇게 유독 사랑 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독자들은 이구동성 “내 얘기를 하는 것만 같은 느낌”이라고 말한다. 직장과 가정에서의 엇박자, 연인과의 갈등, 차별과 배제의 고통 등 누구나 한번은 겪어봤음직한 이야기들이 그녀가 살펴보는 대상이다. 그리고 그 속에서 생긴 외로움·상처·두려움을 어떻게 마주해야 하는지에 대해 차분하지만 실질적인 해결책을 제시한다.

『끌어안음』에서도 역시 그녀 특유의 고요함 속의 따뜻함으로 독자들과 만난다. 차이점이라면 두 번째 책 그리고 이후 수행 과정에서 제시했던 RAIN, 즉 인지하기(Recognize)-인정하기(Allow)-살펴보기(Investigate)-보살피기(Nurture)로 이어지는 치유 수행에 대한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진행된다는 것이다. 특히 이번 책에서는 누군가의 도움이 없이도 직접 실천해 볼 수 있는 구체적인 ‘지도’가 제시된다. 책 속에 간간히 삽입된 ‘성찰 연습’, ‘명상 연습’은 독자들에게 스스로 실천해 볼 수 있는 매뉴얼을 제공하며 또 질의응답을 통해 누구나 일상이나 수행 중 자주 일어나는 궁금증이 다른 사람의 질문을 거쳐 타라 브랙을 통해 설명된다. 왜 이런 수행이 필요한지 그리고 일상에서 일어나는 사소한 일들에 대해 어떻게 대처할 수 있는지에 대해 타라 브랙은 씨줄과 날줄을 엮어 촘촘히 답변하고 있다.

“우리는 적자생존한 존재가 아니라 보살핌으로 생존한 존재다.”

무엇인가 잘못됐을 때 우리는 두 가지 딱지를 준비한다. 하나는 상대방에 대한 비난이다. ‘너 때문에’, ‘그 사람 때문에’ 혹은 ‘네가 그렇게 하지만 않았어도’ 같은 것들이다. 또 하나의 딱지가 있다. 바로 자책 혹은 자기-비난이다. “나는 정말 쓸모없는 인간이야.”, “나 때문에 일이 이 지경이 됐어.”, “나는 정말 사랑받고 있을까?”와 같은 생각을 한다.

마음챙김의 수준에서는 이런 식의 대응을 ‘자동 반응’이라고 부른다. 타라 브랙은 이 책에서 이런 자동 반응을 ‘무가치한 트랜스(trance) 상태’라고 명명했다. 자신의 생각이나 행동에 대한 통제력을 갖지 못하는 상태다.

딱지 붙이기는 사실 인류의 발전과 함께 성장한 ‘자연스러운 것’이다. 친숙함은 안전을 의미했고 낯선 사람은 잠재적 위협이었다. 차별과 배제 역시 마찬가지다. 하지만 이제 우리는 꼭 그렇다고 말할 수는 없다. 언어・의사소통・협업의 단계에 본격적으로 접어들면서 공감과 연민, 생존 뇌의 자동반응을 가라앉히거나 조절하는 전두엽 피질의 능력이 절정에 달했다. 우리는 적자생존한 존재이기도 하지만 보살핌이 없이 생존할 수 없는 존재가 되었다.

예를 들어 숲속을 산책하다가 나무 옆에 앉아있는 개를 본다고 상상해 보자. 반갑게 다가가는데 갑자기 개가 어금니를 드러내며 달려든다. 놀라고 겁이 난 당신은 뒤로 물러난다. 생존을 위한 자연스러운 반응이다. 그런데 그때 개의 한 발이 덫에 걸린 것을 보게 된다. 당신의 마음은 완전히 달라진다. 이제 걱정이 한가득이다. 그렇지만 위험할지 모르기 때문에 너무 가까이 가지는 않는다. 그래도 정말 개를 도와주고 싶다. 그 개가 상처와 고통 때문에 공격한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 비난이 보살핌으로 변한다.

이렇게 덫에 걸린 개처럼 누군가에게 상처를 입히는 행동을 하는 것은 그 또는 그녀가 어떤 고통스러운 덫에 걸렸다는 걸 이해해야 한다.

타인뿐 아니라 자신을 비난하는 것 역시 마찬가지다. 부정적인 자기-신념 중 가장 막강한 것은 어린 시절의 두려움과 상처다. 우리는 생존을 위한 부정성 편향으로 인해 행복했던 일보다 고통스러웠던 일을 훨씬 더 잘 기억한다. 긍정적인 말보다 비판적인 언급을, 아름다운 석양보다 개에게 물렸던 일을 더 잘 기억한다. 이 역시 보살핌이 필요하다.

타라 브랙은 이런 ‘딱지 붙이기’ 행동을 멈출 수 있는 것은 트랜스에 맞서 현존감을 갖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녀가 제시하는 현존감은 “근본적인 연민(Radical Compassion)”이다. 넓혀 말하면 이 책의 제목으로 제시한 “끌어안음”이다.

근본적인 연민은 마음챙김적 현존감에 뿌리를 두고 있으며, 모든 존재에 대한 보살핌을 통해 적극적으로 표현된다. 치유제에서는 늘 보살핌, 연민, 용서의 향기가 난다. 어떻게 보면 자신에게 “제발, 좀 친절하게 대해.”라고 말하는 것이다. 이렇게 사랑이 가득한 현존감을 향하는 것이 진정한 자신의 삶으로 가는 입구이다.

트랜스 VS 현존감

트랜스 상태에 빠지면 우리는 안전감을 느끼지 못한다. 사랑을 받지 못한다는 느낌을 갖게 된다. 안전감을 느끼지 못하면 권력이나 돈을 좇는다. 사랑받지 못한다고 느끼면 계속 인정을 추구하거나 애정을 받을 거란 희망으로 성취를 쌓아올린다. 욕구가 근본적으로 충족되지 못하면 고착이 강화되고, 욕망은 갈구와 중독 행동으로 변하는 것이다. 트랜스 상태에 빠지게 되면 생각에 함몰되고 몸과 단절되며 가슴과 따로 논다. 외로움·상처·두려움이 반복된다.

자동반응적인 트랜스 상태에 있는 것은 자전거 페달을 밟아 현재 순간에서 점점 멀어지는 것과 비슷하다. 스트레스를 많이 느낄수록 페달을 더 빨리 밟는다. 자녀를 무시한 것, 중독의 광란, 사고를 낸 것, 학대받는 관계를 유지했던 것 등 가장 후회스러운 일이 무엇이든, 모든 것은 자동반응적 트랜스 상태에 갇혀있을 때 일어난다. 트랜스 상태에서는 방향을 바꿀 수 없고 자신과 타인에게 친절할 수 없다.

현존감을 위해 멈추는 것은 여기 존재하는 것을 인지하고 인정하고 페달 밟기를 멈출 때 시작된다. 우리는 습관적인 통제, 즉 불쾌함과 불편함을 회피하고 쾌감을 추구하려는 전략에서 벗어나는 법을 배우려고 한다. 일상에서 비공식적으로 이런 멈춤을 연습하는 것은 불편하거나 두려울 수도 있고, 활력을 주거나 편안할 수도 있다. 기분이 어떻든, 멈춤은 자신의 가슴과 함께 하는 삶, 현존감으로 가는 입구다.

그런데 자신이 트랜스 상태라는 걸 스스로 알아차리는 게 쉽지 않다. 나는 그 정도까지는 아니라고? 살펴보자.

트랜스의 징조를 알아차리는 방법은 여러 가지다. 사소한 것이 “너무 크게” 느껴지거나, 온라인상의 링크를 따라가다가 한 시간을 허비했거나, 목이 불편해지고 어깨가 올라가면서 딱딱해지고, 몇 시간째 불안한 상태임을 깨닫거나 가게에 들렀는데, 눈에 보이는 모든 여자들의 몸과 내 몸을 비교하고 있음을 알아차린다. 모든 사람이 싫고 세상에 트집을 잡고 싶다. 누가 더 우위에 있는지 알려고 계속 다른 사람을 평가한다.

저자는 이런 트랜스에서 유턴할 것을, 그리고 그 방법을 우선 제시한다.

타인, 잡념, 혹은 지금 진행 중인 일에 대한 지나치게 정서적인 이야기 등의 외부적 고착에서 벗어나 실제적이고 생생한 몸의 경험 쪽으로 집중을 돌릴 때마다 우리는 유턴을 하는 셈이다. 이는 공포 영화를 보면서 스크린에 흐르는 이야기에 완전히 빠져 있다가 갑자기 정신이 드는 것과 같다. 괜찮아, 그냥 영화일 뿐이야. 수백 명과 함께 보고 있는데, 뭘. 의자도 느낄 수 있고 숨도 잘 쉬고 있잖아. 그러고는 자신의 현존감을 알아차리고 현실로 돌아온다.

RAIN 수행이란?

타라 브랙은 이런 트랜스 상태에서 유턴하는 방법으로 RAIN 수행을 제시한다. RAIN 수행은 인지하기(Recognize), 인정하기(Allow), 살펴보기(Investigate), 보살피기(Nurture)의 첫 글자를 딴 것이다.

각각은 이렇다.

R : 일어나고 있는 것을 인지하기

지금 일어난 상황을 떠올리면서 자신에게 질문한다. “바로 지금 이 순간 내 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가?” 당신은 어떤 감각을 가장 잘 감지하는가? 어떤 정서를? 마음에 생각이 휘몰아치고 있는가? 잠시 동안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나 그 상황의 전반적인 정서를 자각한다.

A : 삶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기

이 모든 경험을 “그냥 두라”는 메시지를 가슴으로 보낸다. 멈추고 이 순간에 존재하는 것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려는 의지를 자신의 내면에서 찾아본다. “예스.”, “동의합니다.”, 혹은 “그대로 둬.”와 같은 말을 속으로 되뇌어도 좋다. 당신은 아마 내면의 거대한 “노”, 즉 저항하느라 고통스럽게 오그라든 몸과 마음에 예스, 라 할 것이다. “나는 이게 싫어!”라고 하는 그곳에 예스, 라고 말할 것이다. 이는 진행상 자연스러운 과정이다.

I : 부드러우면서 호기심에 찬 주의집중으로 살펴보기

자신의 경험에 다정하게 관심을 갖고 집중한다. 아래 질문들이 도움이 될 수 있다.

◦ 최악인 부분, 즉 가장 집중해야 하는 부분은 어디인가?

◦ 내가 가진 신념 중 가장 힘들고 고통스러운 것은 무엇인가?

◦ 이 신념은 어떤 정서를 일으키는가(두려움, 분노, 슬픔)?

◦ 이것에 대한 감정은 몸 어느 부분에서 가장 강하게 느껴지는가? (참고 : 목, 가슴, 배 부분을 훑어보는 것이 도움이 된다.)

◦ 이런 감정의 증상은 어떤 것인가(조이거나, 쓰리거나, 뜨겁거나 등)?

◦ 이런 감정과 정서를 가장 잘 드러내는 표정과 자세는 어떤 것일까?

◦ 이것은 이전에 이미 경험했던 익숙한 감정인가?

◦ 가장 취약한 상처와 소통할 수 있다면, 그 상처는 어떤 표현(말,감정, 이미지)을 할까?

◦ 이 상처는 어떤 식으로 내가 함께 하길 원할까?

◦ 이 상처는 (나 자신, 혹은 사랑과 지혜라는 보다 큰 근원에게서) 무엇을 가장 바랄까?

N : 사랑이 가득한 현존감으로 보살피기

무엇이 필요한지 느껴질 때 당신은 어떻게 반응하는가? 자신의 가장 지혜롭고 따뜻한 부분을 불러들여 스스로에게 사랑의 메시지를 전하거나 내면으로 부드러운 포옹을 보낼 것이다. 가슴에 가만히 손을 얹을 수도 있다. 자신의 어린 부분이 은은하게 반짝이는 빛에 둘러싸여 있는 모습을 그려볼 수도 있다. 부모님이나 반려 동물, 선생님이나 영적 지도자 등 당신이 믿는 이가 당신을 사랑스럽게 안는다는 상상을 할 수 있다. 말이나 접촉, 이미지나 에너지 등 마음 내키는 대로 자신의 내면의 생명과 친해지는 방법을 시도하라. 어떤 것이 보살피는 느낌을 가장 많이 주는지, 어떤 것이 가장 상처받기 쉬운 부분에게 사랑과 관심, 안전감을 주는지 찾아보라. 시간을 충분히 갖고 마음에게 보살핌을 전달하고 수용하게 하라.

타라 브랙은 실제 RAIN으로 길러진 근본적 연민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치유되는 것을 목격했다고 말한다.

지난 2017년 <MBC 스페셜>에서도 이런 타라 브랙의 RAIN을 집중 방영한 적이 있다. RAIN 수행은 마음챙김과 자신 안의 연민을 깨워 타인들과 다정한 관계를 맺도록 이끌어주는 방법이다. 책을 통해 직접 만나보자.

책속으로 위로

크리스마스 날 한 부부가 한 살 된 아기와 함께 장거리 여행을 하다가 도로변의 간이식당을 발견하고 차를 세웠다.

그들은 손님이 거의 없는 조용한 식당에서 음식이 나오기를 기다렸다. 그때 유아용 의자에 앉아있던 아기가 그들 뒤의 누군가에게 “안녕!”하며 손을 흔들었다. 당황스럽게도 그는 꾀죄죄한 떠돌이 술주정뱅이였다. 그 노숙자가 아기에게 손을 흔들면서 소리쳤다. “안녕, 아기야, 안녕. … 씩씩하구나.”

부부는 서로 시선을 주고받았고 식당 안 몇몇 사람들도 못마땅한 표정을 지었다. 음식이 나온 후에도 그 남자는 계속 말을 했다. “너 패티 케이크 놀이 알아? … 까꿍 놀이는? 여기 보세요, 아기가 까꿍 놀이를 안대요.” 아기 엄마가 유아용 의자를 돌리려고 했지만 아기는 소리를 지르면서 그 새로운 친구를 보려고 고개를 돌렸다.

결국 식사를 포기하고 아기 아빠가 계산을 하러 일어났고 아기를 안은 엄마는 문간에 앉아있는 늙은 술주정뱅이를 빨리 지나쳐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런데 가까이 다가갔을 때 아기가 그 남자에게 올려달라는 듯 두 팔을 뻗었고 순식간에 그의 품으로 뛰어들었다.

그제야 아기 엄마는 아기가 남자 어깨에 머리를 기댈 때 그의 눈에 눈물을 고이는 것을 보았다. 그는 아기를 부드럽게 안고 흔들더니 아기 엄마 눈을 똑바로 보면서 “자, 아기를 받으세요.”라고 분명하게 말했다. 그러고는 조심스럽게 아기를 돌려주었다. “부인에게 신의 은총이 있기를. 당신은 제게 크리스마스 선물을 주었습니다.”

그녀는 뭐라 대답을 하고 서둘러 차로 오는데 눈물이 뺨을 타고 흘러내렸다. 그녀는 “하느님, 하느님, 저를 용서하세요.”라는 생각만 했다.

이 이야기를 들었을 때 나는 내가 만나지 못한 수많은 사람들에 대한 깊고 아픈 자책감을 느꼈다. 머튼(Merton)이 말한 “숨어있는 아름다움”을 알아차리는 법을 배우는 것은 우리 모두의 진화적 과제다. 그것이 바로 근본적 연민의 영혼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자신을 영적으로 재양육하고, 타인의 미덕을 보면서 그들이 자신을 믿도록 도와야 한다.

226쪽~227쪽 「미덕을 바라보기」 중

도움이 될 만한 용서의 정의가 있다. 용서는 당신의 가슴을 둘러싼 비난, 그리고/혹은 미움이라는 보호 갑옷을 벗는 것이다.

내가 좋아하는 정의도 있다. 용서는 (자신을 비롯한) 모든 사람을 당신 가슴 바깥에 두지 않는 것이다.

다른 것도 있다. 용서란 상처의 고통으로 충만한 현존감을 데려올 때 생기는 연민이다.

그러나, 많은 이들에게 용서라는 말은 별 감흥이 없거나 혼란을 야기한다. 그렇다면, 그냥 용서 대신 연민, 혹은 마음을 연 받아들임으로 대체해도 괜찮다.

용서에는 시간이 걸린다. 다른 사람의 친절을 스스로 받아들여야만 용서할 수 있음을 나 자신과 타인에게서 자주 목격했다. 생각해보면 그럴 수밖에 없다. 연민을 받으면, 그 따스함과 연결감으로 두려움과 거절에 대한 예민함이 감소되고 상처를 보살피며 비난의 갑옷 바로 아래에 있는 상실감을 수용하게 된다. 마음이 부드러워지고 시야가 넓어진다. 타인의 괴로움을 보다 선명하게 볼 수 있다.

182쪽 「용서의 RAIN」 중

페루의 빈민 보호시설의 젊은 자원봉사자 필은 골반이 부러진 노인과 응급실에서 몇 시간째 대기 중이었다. 함께 있어 주는 것밖에 할 수 없었던 필은 노인의 통증을 덜어줄 수 없어 막막했다. 그때 어떤 사람이 노인에게 빵을 주자 그는 빵을 바로 반으로 갈라 필에게 주려고 했다. 필은 놀라 거절했지만 노인은 필 손에 빵을 쥐어주고 어서 먹으라는 몸짓을 했다. 필은 당황스러웠지만 고마운 마음으로 빵을 먹었고, 자신의 식사를 나눠줄 수 있어 노인은 무척 행복해 보였다.

이 경험으로 연민에 대한 필의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다. 그 노인은 더 이상 비실제적 타인, 즉 수동적이고 도움이 필요한 불쌍한 사람이 아니었다. 필 역시 좋은 일을 하는 특권을 가진 봉사자가 아니었다. 그들은 상호적 보살핌과 소속감으로 연결되어 함께 살아가는 존재였다.

우리는 영적인 길을 수행과 고난의 길로 여기곤 한다. 그렇다. 연민에는 훈련이 필요하다.

254쪽~255쪽 「연민의 RAIN」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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