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로운 불교생활] 작(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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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불교생활] 작(作)
  • 원제 스님
  • 승인 2020.01.02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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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에서 작(作)이라는 한자가 쓰인 대표적인 두 경구가 있다면 그것은 일일부작 일일불식(一日不作 一日不食)과 수처작주 입처개진(隨處作主 立處皆眞)일 것입니다. 백장청규의 유명한 경구인 이 일일부작 일일불식이 전해내려오게 된 이야기는 다음과 같습니다. 마조 스님의 제자이면서 백장야호(百丈野狐) 공안으로 유명하신 백장회해(百丈懷海) 스님께서는 아무리 연세가 드셨어도 대중들과 함께 밭에 나와서 일을 하셨습니다. 그런데 노장께서 일하는 걸 보기가 송구스런 제자들이 언젠가 스님이 쓰시던 도구를 감추어 두었습니다. 이에 연장을 찾지 못한 백장 스님께서는 하루종일 방문을 걸어 잠그고는 나오지를 않으셨습니다. 제자들이 공양 드시기를 청하자 “내가 아무런 덕도 없는데 어찌 남들만 수고롭게 하겠는가. 하루 일하지 않으면 하루를 먹지 않는다”는 유명한 교훈을 남기신 것입니다. 그리하여 이 교훈은 성철 스님과 향곡 스님이 주도하신 봉암사 결사에서 공주규약(共住規約)으로 제정되었고, 이로써 승가와 세속에 널리 알려지는 청규가 되었습니다. 근래 먹방계에서 가장 핫하게 떠오르는 인물로 ‘쯔양’이라는 친구가 있습니다. 2018년 11월 유튜브 채널을 연 이후로, 1년이 조금 넘은 현재 167만의 구독자를 보유한 막강 대세 유튜버입니다. 가장 많이 조회한 먹방 동영상의 경우는 600만이 넘어버리니 인기 있는 아이돌 수준에 버금

간다고 할 수도 있습니다. 이 쯔양이 언젠가 개인 방송에서 미션을 수행했는데 여느 시청자가 109개의 별풍선(시가로 12,000원 정도)을 쏠 때마다, 강아지 백구처럼 ‘멍멍’ 소리를 내는 것이었습니다.

식당에서 밥을 먹다가도 109개의 별풍선이 들어오면, 주변의 눈치를 살피면서 작은 소리로 ‘멍멍’ 소리를 냈습니다. 많은 시청자들이 귀엽다며 이를 보고 즐거워했습니다. 그러나 이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기 마련입니다. 남이 먹는 것을 구경한다는 것이나, 남이 먹는 것을 보며 돈을 지불한다는 것 자체도 이해가 안 되는데, 왜 만원이 넘는 돈을 줘가면서 ‘멍멍’ 소리를 들어야 하는지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도 있는 것입니다.

바야흐로 유튜브 시대입니다. 예전에는 본인 스스로의 직접적인 경험으로 깨달음을 얻고 책을 통해서 정보를 얻었다면, 지금에는 유튜브  영상을 통해서 간접적인 경험을 하고 영상을 보며 지식을 습득하고 있습니다. 어느 오디션 프로그램에선가 사람도 왕래하지 않는 시골 산골짜기에서 오직 유선생(유튜브 선생님)의 영상을 보면서 기타를 배웠다는 천재 수준의 기타리스트가 나오기도 하는 것을 보면 유튜브의 영향력은 그야말로 막대합니다. 통신 기술과 멀티미디어 영역이 발전하고 확장되면서 대세로 자리 잡은 유튜브나 페이스북, 인스타그램과 같은 여러 SNS 창구들을 보면서, 저는 인간 경험과 교류의 제한 없는 확장을 느끼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얼굴을 맞대며 직접적인 만남을 하거나 기껏해야 서신의 왕래가 있었지만, 지금에는 손가락 터치만으로 지역이나 시간에 구애 없이 사람들과 교류합니다. 조금 전 미국 아칸소에 살고 있는 군 시절 후임과 의자에 앉아 스마트폰 터치로 안부 메시지를 주고받았는데, 기껏 20년 전만 해도 이는 상상하기 힘든 일이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이런 여러가지 멀티미디어 기술들을 다루면서 느끼는 것 중의 하나가 바로 사람 사이의 교류가 제한 없이 확장된 것뿐 아니라, 인간 욕망 역시도 다양한 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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