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묵 스님의 화 다스리기] [화를 버리는 방법3] 화의 대상을 연민의 마음으로 바라보고 일어나는 화를 즉시 알아차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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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묵 스님의 화 다스리기] [화를 버리는 방법3] 화의 대상을 연민의 마음으로 바라보고 일어나는 화를 즉시 알아차려라
  • 일묵스님
  • 승인 2019.11.05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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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를 버리는 다섯 번째 방법은 윤회를 반조하는 것입니다. 『상윳따 니까야』 「어머니 경」 등에는 이 세상에서 나의 아버지, 어머니, 형제, 자식 등 친족이 아니었던 사람을 찾기 어렵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비구들이여, 이 긴 [윤회의] 여정에서 전에 어머니가 되지 않았던 중생을 만나기란 쉬운 것이 아니다.

그것은 무슨 이유 때문인가? 비구들이여, 그 시작을 알 수 없는 것이 바로 윤회이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가 함께 시간을 보내는 사람 중에 과거 전생에 내 가족이 아니었던 사람을 찾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지구상의 인류는 물론 인간계보다 훨씬 크고 다양한 축생계, 아귀계, 천상계까지 헤아리면 중생의 숫자는 엄청납니다. 그 수많은 존재 중에 같은 시공간에 존재하는 일은 보통 인연이 아닙니다. 화가 나는 대상이 전생에 나의 사랑하는 아들이었을 수도 있고 고마운 부모였을수도 있다는 것을 떠올리면 화를 버리는 데 도움이 됩니다.

다음은 연민의 마음을 일으키는 것입니다. 자애가 남이 행복하기를 바라는 마음이라면 연민은 남의 고통을 덜어 주고자 하는 마음입니다. 자애와 연민을 합쳐서 자비(慈悲)라고 합니다. 어떤 사람과 다투게 되었을 때 ‘저렇게 화를 내면 저 사람도 무척 괴로울 것이고, 화를 낸 것으로 인해 큰 과보를 받게 될 것이다’라고 반조합니다. 그리고 ‘저 사람이 고통을 받지 않았으면 좋겠다’라는 연민의 마음을 일으키면서 화가 버려지게 됩니다. 화가 나는 대상에 대한 연민의 마음이 잘 일어나지 않는다면 세상의 모든 사람은 늙고 병들고 죽는 것을 피할 수 없는 존재이며, 윤회의 괴로움에서 벗어나지 못한 존재임을 생각해 보십시오. 연민의 대상이 되지 않을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일곱째, ‘업의 주인은 자신[kammassakatā]’임을 이해하는 것입니다. 자업자득이라는 말처럼 자기가 짓고 자기가 받는 것입니다. 어떤 사람이 나에게 화를 냈을 때 맞받아쳐서 함께 화를 낸다면 상대가 악업을 짓는 것에 동조해 나도 악업을 짓는 것밖에 되지 않습니다. 남이 지옥에 간다고 나까지 갈 이유는 없습니다. 상대가 화를 낼 때 자애로써 대응하면 상대는 악업을 짓지만 나는 선업을 짓는 것이 됩니다. 『법구경』 게송 125번에 보면 다음과 같은 말씀이 있습니다. 마음에 때가 없고 오염이 없는 청정한 사람에게 해를 끼치면 해로운 과보가 자신에게 되돌아온다. 바람을 거슬러 던진 흙가루를 자신이 뒤집어쓰듯이. 상대가 차려 준 밥상을 내가 받으면 내 것이 되지만, 내가 받지 않으면 여전히 밥상을 차려 준 사람의 것입니다. 상대가 악업을 지을 때 오히려 연민을 일으키면 나에겐 선업이 될 뿐 아니라 상대의 마음도 누그러뜨려서 더 큰 악업을 짓지 않게 해주는 효과가 있습니다. 업의 주인이 자신임을 이해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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