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대한민국 명상포럼] 지금, 우리는 왜 명상을 해야 하는가(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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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대한민국 명상포럼] 지금, 우리는 왜 명상을 해야 하는가(3)
  • 남형권
  • 승인 2019.09.26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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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대한민국 명상포럼 3일차 이야기

(사)한국명상총협회와 (사)한국참선지도자협회, BBS불교방송이 주최하고 서울특별시와 세계명상총림원이 후원한 <2019 대한민국 명상포럼>이 지난 8월 29일부터 31일까지 사흘간 동국대 일원에서 성황리에 열렸다. 각계 명상 전문가들이 모인 이번 포럼은 ‘4차 산업혁명과 인공지능’ 시대에 명상이 가지고 있는 가치를 과학, 불교, 정신의학 등 여러 관점에서 살펴볼 수 있는 자리였다. 강연, 걷기 명상, 종합 토론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3일에 걸쳐 진행되었다. 명상이 어떻게 세계 정신 문화의 중심이 되어가고 있는지, 또 명상이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는지 등에 관한 활발한 담론도 이루어졌다. 포럼 기간 내 현장을 찾았으나 동 시간대에 열리는 모든 강연을 참석할 수는 없었다. 선택해 들었던 강연을 중심으로 이번 2019 대한민국 명상포럼을 소개한다.

 
 - 3일차
마지막 날 오전엔 ‘남산 걷기 명상’ 시간이 진행됐다. 참여자들은 동국대 운동장에 모여 남산 둘레길을 함께 걸었다.
오후 1시부터는 종합토론 시간을 가졌다. 조효남 서울불교대학원 석좌교수, 정신과 의사인 이시형 한국자연의학종합연구원장, 미국 마이프로소프트 아키텍트 킴킴(Kim Kim)이 발제자로 참여했다. 각 발제 이후엔 종묵 스님, 정과 스님, 전현수 박사, 중앙일보 백성호 기자 총 네 명의 패널이 질의응답 시간을 갖고 명상에 관해 열띤 이야기를 나눴다. 사회자로 나선 각산 스님은 토론 시작 전, “IT 기술도, 4차 산업 혁명도 이를 만들어가는 사람이 잘못되어 있다면 소용없다. 내 마음이 편안하면 집안이 평온해지고 나아가 사회가 평화로워진다”며 다시금 명상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정신과학의 대가로 불리는 조효남 교수가 『명상과 정신과학의 상응성』을 주제로 첫 발제자로 나섰다. “명상수련 없이는 의식의 변용도, 창조적 아이디어가 샘솟는 일도, 영적 성장이나 깨달음도 가져올 수 없다”며 바쁜 현대인을 위한 정신 과학적 생활 명상을 소개했다. 패널로 참석한 중앙일보 백성호 기자가 명상을 한 문장으로 무엇이라고 정리할 수 있겠는지 묻자 “의식을 단계별로 나눌 수 있는데 이를 일정 단계까지 끌어올릴 수 있는 게 명상이다. 궁극적으로는 자아라는 노예를 내려놓는 ‘자아 초월’의식 단계까지 가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한다. 불교적으로는 사무량심이 발현되는 순간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두 번째로 나선 이시형 박사는 『명상의 관점에서 바라본 자연의학과 생활건강』 발제를 유년 시절 일화로 시작했다. “대구에 살았는데 소풍으로 직지사에 갔어요. 신나게 놀다가 절에 있던 곶감을 발견하고 친구들과 모조리 먹었는데 1년 치 제사 지낼 곶감이었죠. 선생님에게 무척 혼났습니다. 그때 젊은 스님이 오셔서 아이들이 오는데 곶감을 치워 두지 않은 본인이 잘못이라고 말씀하셨어요. 노스님도 아닌데 어찌 저리 너그러운 마음을 가질 수 있을까 호기심을 가지며 처음 명상에 관한 관심이 생겼습니다.” 그는 자연 명상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강원도 홍천 ‘힐리언스 선마을’ 촌장이기도 하다. “숲에는 엄청난 치유력이 있습니다. 바람 소리, 물 흐르는 소리만 들어도 굉장히 심신이 편안해집니다. 인간도 스스로 치유력이 있어요. 생활습관만 변화시켜도 충분히 건강을 지킬 수 있죠. 태양 아래서 바람을 맞으며 맨땅을 밟는 세렝게티의 마사이족은 장수합니다. 대지와 내가 소통하고 우주와 내가 하나가 되는 삶이죠. 요즘 도시에 사는 사람들 뇌는 엄청난 피로도를 안고 살아요. 뇌의 피로에 명상만큼 좋은 게 없습니다. 뇌는 몸의 2%를 차지하나 에너지의 20%를 씁니다. 그리고 그중 거의 60~80%가 잡념에 할애되죠. 뇌를 덜 피곤하게 하려면 지금 현재에만 집중해야 해요.” 패널인 전현수 박사가 자연 의학에 본격적으로 천착하게 된 계기가 있냐고 물었다. “제가 마흔 중반에 허리디스크가 너무 심해서 수술을 하려고 병원에 갔습니다. 그런데 수술 전 침대에 누워 생각해보니 제 한 몸 관리하지 못한 사람이 의사라는 게 너무나 우습더라고요. 엉금엉금 기어서 다시 집으로 갔습니다. 그날 이후 수술 없이 스스로 회복하려고 부단히 노력했습니다. 더불어 자연의학과 예방의학을 연구하며 병원이 필요 없는 세상을 만들어보자고 생각했죠.”

마지막으로, 미국 마이크로소프트 설계기획자 킴킴(Kim Kim)의 『빅데이타&불이(不二)』라는 제목의 발제가 이어졌다. 그는 빅데이터와 우리 몸의 자율신경계가 서로 닮았다고 말하며 빅데이터의 핵심을 4단계로 설명했다. STEP 1: What happened?(무슨일이 일어났는지 데이터 수집) → STEP 2: Why / How happened?(왜 어떻게 일어났는지 데이터 분석) → STEP 3: What will happen?(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관찰)→ STEP 4: Bact to STEP 1!(다시 1단계로 복귀. 그리고 끝없는 순환).
그는 지구 탄생 이후 오랜 시간 동안 구축된 빅데이터가 좌지우지하는 몸은 우리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무의식적으로 반응(React)하는 게 아니라 의식적으로 대처(Respond)하는 게 우리라는 것이다. 반응하는 세계와 앎의 세계가 섞여 있는 AI 시대의 현실 속에서 늘 깨어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모든 발제가 종료된 후 네 명의 패널은 마지막으로 ‘우리는 왜 명상을 해야 하는가?’등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다.

-중앙일보 백성호 기자: “내 의지와 상관없이 몸과 마음을 가지고 태어났잖아요. 하지만 몸과 마음을 어떻게 운전해야 하는지 제대로 배운 적이 없지요. 살면서 내가 경험하고 들은 대로만 운전하니까요. 그러니 문제가 생기는 것입니다. 내 생각이 이치에서 어긋나 문제가 생기는 거예요. 명상을 통해 진정한 마음의 이치를 받아들였을 때 지혜로워지며 자유를 얻고 평화로워진다고 봅니다.”

-종묵 스님: “명상과 참선의 목적은 행복, 자유, 그리고 평화로운 삶입니다. 그런데 도심에 사는 이들은 바로 산으로 가기 어렵고 없고 매일 욕망이 끝없는 세계 속에서 살아나가야 합니다. 아무래도 가장 효과적이고 일반적인 방법은 호흡을 통한 명상이 아닌가 싶습니다. 호흡을 느끼고 고르며 명상하는 것이 가장 쉽게 우리 마음을 편안하게끔 만드는 방법인 것 같습니다.”

-정과 스님: “열심히 수행하던 중 자기의 육체가 사라졌다고 느낀 스님이 있었습니다. 자기를 잃어버렸다고 호소하며 어디 있는지 모르겠다고 마당에서 온몸을 흔들고 힘차게 발을 구르며 애타게 찾더라고요. 내가 어디 갔는지 열심히 나를 찾는 데 찾지 못했어요. 육체를 나로 알고 있었기 때문이죠. 진짜 내가 누구인가요? 내가 누구인지 확인하고 찾아가는 것이 명상이고, 참선일 것입니다.”

-전현수 박사: “괴롭지 않으려면 명상을 해야 합니다. 대부분은 살아가며 괴로움을 불러일으킬 만한 것을 붙잡고 있습니다. 명상을 통해 현재에 집중하고 순간순간의 괴로움을 제거할 수 있습니다. 인간은 오랫동안 지구의 강자로 군림해 살아왔습니다. 그 과정에서 생존하기 위해 끊임없이 생각하고 예측하며 통제하는 바람에 우리에게 일어나는 현상을 정확하게 볼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명상은 정확히 바르게 볼 수 있게 만듭니다. 명상은 분명한 앎을 향해 가는 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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