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달라이 라마는 어떤 사람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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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달라이 라마는 어떤 사람인가?
  • 김우진
  • 승인 2019.03.27 10:32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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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자 청전 스님이 말하는 스승 달라이 라마

티베트불교의 상징적 인물인 달라이 라마를 만나본 사람들은 ‘소탈하다’, ‘인간적이다’, ‘유쾌하다’, ‘따뜻하다’는 말을 한다. 한국 스님으로 30여 년간 달라이 라마의 제자로 곁에서 지켜본 청전 스님은 달라이 라마를 어떻게 바라봤을까. 그곳에서 티베트불교를 공부하며 어떤 일이 있었을까. 강원도 영월에서 청전 스님을 만났다.

|    달라이 라마에게 반하다

“그분이 가지고 있는 매력은 위선이 없다는 거예요. 남들 앞에서 폼 잡거나 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온전한 자신의 모습을 보입니다. 그리고 상대를 존중한다는 게 느껴져요. 인간 개개인을 소중히 여기고 인간성의 향상과 조화를 이끌려는 모습에 절로 존경심이 생깁니다.”

달라이 라마를 지켜보며 감동을 받은 순간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첫 만남 때는 정수리 끝부터 꼬리뼈까지 전기가 통하는 느낌이 들었다. 출가 후 10여 년간 전국의 선방을 돌며 참선수행을 이어왔으나 풀리지 않는 물음에 갈증이 나던 참이었다. ‘혈기 왕성한 남성으로 성적 욕망이 들 때, 수행자는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 등의 근본적인 의문에 원하는 답을 찾지 못했다. 몇몇 어른 스님들께 물어도 한 생각 돌리라고 말했다. 청전 스님은 그 말이 썩 와 닿지 않았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해외로 성지순례를 떠났다. 미얀마, 태국, 스리랑카 등으로 가 남방의 수행 문화를 보았다. 그리고 인도에서 달라이 라마를 만났다. 목욕재계하고 정갈한 모습으로 찾아간 한국 승려 앞에 맨발에 싸구려 샌들을 신고 달라이 라마가 나왔다. 달라이 라마의 모습은 그때도 꾸밈이 없었다.

“어렵게 만난 자리에서 수행을 하며 가지고 있던 의문들을 모두 물었습니다. 존자님께도 성적 욕망으로 고민할 때가 있었냐고 물었을 때, 다른 사람들처럼 ‘한 생각 돌리라’고 말한다면 그 자리에서 바로 일어나려고 했어요. 그런데 너무나 인간적인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자신도 그러했다’며 ‘그럴 때마다 욕망을 억누르고 부처님을 따르는 제자로서 부처님께 간절히 기도했다’고 하더라고요.”

티베트 최고의 스승이라고 불리는 스님이 성적 욕망이라니, 말하기 힘든 자기 고백일 수도 있다. 하지만 달라이 라마는 망설임이 없었다. 자신이 느꼈던 감정과 해결책을 그대로 말했다. 순수한 그 대답이 청전 스님의 마음을 움직였다. 스님은 그렇게 인생의 방향을 정했다. 달라이 라마 곁에서 공부를 시작했다. 1987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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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솜이 2019-05-03 14:52:20
부딪히며 자신과 세상을 알아차리는 것이 법이겠죠

지나다 2019-04-23 09:11:57
세상과 부딪힘이 법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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