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남, 인터뷰] 자연명상마을 개원한 월정사 정념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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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 인터뷰] 자연명상마을 개원한 월정사 정념스님
  • 유권준
  • 승인 2019.01.03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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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불교 운동의 중심이 될 '옴뷔'
사진 : 최배문

월정사는 1951년 한국전쟁 당시 미군과 국군에 의해 21동의 건물이 모두 전소되는 참화를 맞았던 곳이다. 폐허 속에서 다시 새싹이 자라듯 월정사는 다시 일어섰다. 대중들은 사회와 소통하고, 수행의 정신을 세우기 위해 진력을 다했다. 하나 둘 불사가 마무리되고 이제는 자연명상마을을 통해 종교를 초월하고, 수행을 시대정신으로 불러일으키고 있다. 월정사의 단기출가학교는 출가열풍을 불러일으켰다. 그동안 이곳을 거쳐 간 단기출가자가 3천 명이 넘는다. 실제 출가한 사람도 200명이 넘었다. 월정사의 변화를 이끈 정념 스님을 만나 그간의 이야기와 자연명상마을을 조성한 배경과 새해 계획을 들었다.

|    명상은 시대정신

정념 스님은 결제 중이었다. 주지 소임을 보고 있지만, 안거를 빼놓지 않는다. 인터뷰 시간도 오전 11시 참선을 마치고 점심 공양을 하는 동안으로 한정됐다. 참선을 하고 인터뷰에 응한 스님의 얼굴은 맑았다. 시간이 많지 않아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자연명상마을을 만든 이유에 대해 스님은 담담히 이야기했다.

“2004년 주지에 취임하면서 월정사를 수행의 중심도량으로 만들겠다는 계획을 밝혔어요. 사찰의 존립 목적이 그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선원을 복원하고, 단기출가학교를 만들었죠. 템플스테이도 활성화시켰고요. 시간이 흐르면서 점점 많은 사람이 참여하고 규모도 커졌습니다. 사회적으로는 명상붐이 일어나기 시작했고, 탈종교화의 흐름도 감지됐죠. 전통적인 수행법인 간화선과는 다른 위빠사나 수행이나 사마타 수행도 소개가 많이 됐고요. 자연명상마을은 그러한 시대적 변화의 결과물입니다. 이제는 종교를 초월해 누구든 수행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어요. 전통적 수행공간으로써 사찰과는 독립적인 곳이었으면 좋겠다고 바랐습니다. 세대를 막론하고, 종교를 따지지 않고 수행할 수 있는 대중 수행처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으로 조성된 것이 자연명상마을입니다.”

월정사가 조성한 자연명상마을의 이름은 ‘옴뷔OMV’다. 영문 표기인 Odaesan Meditation Village를 친근하게 줄여 지은 이름이다. 산문을 들어서기 전 오른편에 지어진 성보박물관을 마주하고 있다. 전체 면적은 99,174㎡에 달한다. 150명이 함께 수행할 수 있는 100실 규모의 숙박시설도 갖추었다. 시설은 깔끔했다. 객실에는 명상을 할 수 있는 개별공간도 마련되어 있다. 스님들이 수행하는 선방을 모델로 한 시민명상홀 ‘동림선원’은 자연명상마을의 중심이다. 선원의 이름은 중국 루산에 있는 동림사東林寺에서 따왔다. 종교를 가리지 않고 지성인들 간의 대화를 마다하지 않았던 동림사의 정신이 스며들기를 바란 이름이다. 선원 옆으로는 월정사까지 산책로가 마련되어 있다. 방문객을 맞이하는 로비 ‘비움채’를 지나면 ‘지혜의 정원’을 중심으로 봄, 여름, 가을, 겨울로 이름 붙인 객실동이 보인다. 오대광명탑이 들어설 예정인 붓다의 정원을 지나면 『태백산맥』의 작가 조정래 선생이 방문객에게 문학과 글쓰기를 통한 수행을 가르칠 문학관도 숲 한 켠에 마련됐다.

“옴뷔에서는 종교적 의례를 하지 않을 생각입니다. 월정사 조실을 지낸 탄허 스님은 생전에 ‘천하무이도天下無二道  성인무양심聖人無兩心’이라는 휘호揮毫를 많이 쓰셨어요. 천하에는 두 가지 도가 없으며, 성인에게는 두 마음이 없다는 뜻입니다. 여러 종교가 이름은 다르지만, 추구하는 가치는 서로 통한다는 의미입니다. 옴뷔가 추구하는 가치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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