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행견문록]세첸코리아 렛고Let go 명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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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행견문록]세첸코리아 렛고Let go 명상
  • 유윤정
  • 승인 2018.10.26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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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숭이야, 지금 들리는 소리를 들어 보렴
사진 : 최배문

뎅-, 싱잉볼이 맑게 울렸다. 이 소리를 듣는 순간 나는 이곳에 있다. 귀에 집중하니 서울 도심에서도 새소리가 들린다. 투두둑, 빗방울 바닥에 흩어진다. 내 마음 널뛰는 생각 원숭이도 가만히 귀 갸웃대니, 그저 고요할 뿐. 서울 홍은동에 위치한 세첸명상센터에서 열린 렛고 명상. 티베트불교의 체계적인 수행 방편으로 알아차림의 원리와 마음수련법 로종Lojong수행을 배운다. 20여 명의 참가자들이 명상센터에 빼곡히 앉아, 행복을 맞이하는 명상을 시작했다.

 

|  어떻게 하면 행복할 수 있을까요? 

“소리를 있는 그대로 듣는 연습을 하면 소리의 실상을 알게 되고 집착을 알아차릴 수 있습니다. 소리가 들리면 알아차림, 깨어있음 중입니다. 소리가 들리지 않으면 다른 생각에 빠져있다는 것이에요. 그냥 듣습니다. 소리에 모든 것을 내려놓듯이, 소리에 마음을 쉬듯이 소리를 편안하게 자각해봅시다.”

알아차림의 구체적인 뜻은 마음이 생각에 빠져있지 않고 현존하는 것. 마음이 지금 이 순간에 있는 것. 세첸코리아 대표 용수 스님의 지도에 따라 소리에 집중하자 다양한 소리가 들렸다. 고삐 없이 내달리는 생각에 끌려다니며 그냥 지나쳤던 소리들이다. 그러다 ‘듣기 좋구나’ 생각을 떠올리는 것도 잠깐. 들리는 그대로를 알아차릴 뿐, 여기에 좋고 나쁜 마음은 없기로 한다. 유혹에 사로잡혀 윤회하지 않는다.

지난 7월 1일부터 8월 5일까지 세첸명상센터에서 펼쳐진 렛고명상. 매주 일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6주간 수행이 펼쳐졌다. 렛고 명상 시간에는 티베트불교의 체계적인 수행 방편으로 오전에는 알아차림을, 오후에는 자비심을 키우고 공성을 깨닫는 로종 수행을 한다. 행복에 대한 바른 정의를 알고, 마음의 본성이 무엇인지 깨달으며 원숭이처럼 날뛰는 마음을 다스리는 시간이다.

첫 수행은 소리 명상으로 시작했다. 본격적인 수행에 앞서 알아차림의 힘을 키우는 연습법이다. 명상을 지도하는 용수 스님은 어려운 용어를 사용하지 않고 간결하고 쉬운 문장으로 이야기를 건넸다. 10살 아이도 따라 할 수 있을 만큼 쉽다.

“명상은 왜 하는 걸까요? 내가 안 좋은 존재에서 좋은 사람으로 변하게 되는 것이 명상일까요, 이미 좋은 존재라는 것을 알아보는 것이 명상일까요?” 

스님은 이내 또 질문한다. 

“여러분들은 이곳에 왜 오셨나요? 아마도 지금보다 좀 더 행복하게 살고 싶어서 오셨을 거예요.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행복할 수 있을까요? 출세하면 행복할까요? 좋은 차가 있으면 행복할까요? 좋은 아파트에 살면 항상 행복한가요? 어떻게 행복을 찾을 수 있을까요?”

용수 스님은 수업을 시작하자마자 첫 숙제를 냈다. 네 가지 질문에 대한 답을 찾으라 했다. 첫째, 왜 명상을 하는가. 둘째, 명상은 무엇인가. 셋째, 명상을 어떻게 하는가. 넷째, 명상하면 무엇이 좋은가. 그러면서도 스님은 힌트를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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