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과 함께한 동물 식물]전단수栴檀樹와 염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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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과 함께한 동물 식물]전단수栴檀樹와 염소
  • 심재관
  • 승인 2018.10.26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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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심재관

전단수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다는 말은 본래 석가모니와 아난 사이의 대화에서 비롯된다. 한 때 아난은 부처님에게 물었다. 

“스승님, 이 세상에서 가장 빼어난 꽃과 나무의 향들은 모두 바람이 불 때에만 향이 흩어진다고 하셨지요. 또 바람이 부는 방향으로만 향이 날린다고 말씀하셨지요. 그런데, 바람이 부는 것과 관계없이 그 본래의 냄새를 멀리 퍼트릴 수 있는 향이 있을까요.”

“아난아, 자연의 향기는 바람을 거스르면 그 향을 맡기가 힘들겠지. 하지만, 도시에 사는 저 사람들이 거짓과 도박을 하지 않고 술을 마시지 않는다면, 그래서 오계를 잘 지킨다면 그 사람의 향기는 바람을 따르거나 바람을 거스를지라도 사방에 자신의 향기를 흩어지게 할 수 있단다.”

청정한 수행자에게 느껴지는 사람의 향기를 불교에서는 계향戒香이라고 불러왔다. 

이런 수행자의 향기에 미치지는 않지만, 자연을 대표하는 가장 뛰어난 향기는 전단향栴檀香과 침향沉香 등이 대신해왔다. 이 가운데 전단향은 흔히 석가모니의 육체를 싸고 감도는, 그의 털구멍에서 뿜어 나오는 향이라 말한다. 그가 설법을 시작했을 때 천신들은 언제나 전단향과 꽃들을 뿌렸으며, 사리불의 다비식 때나 석가모니가 열반에 들 때도 전단향은 어김없이 그곳에 흩어졌다. 초기의 경전부터 후대의 위경에 이르기까지 모든 경전들은 전단수가 갖는 이 특별한 향기를 한없이 칭송하고 있다.

이 전설적인 불교의 향은 전단수(Santalum album)의 심재心材 부분만을 사용해 만든다. 전단栴檀이라는 한역 명칭뿐만 아니라, 샌달우드Sandalwood라는 영어도 본래 이 나무 이름을 가리켰던 산스크리트어 ‘찬다나Candana’에서 유래한다. 불경이나 인도의 고전을 찾아보면 통상 전단수의 심재 부분은 검은빛이 도는 붉은 색을 띠는 것으로 묘사된다. 백단白檀이라고 부르는 경우는 유사한 품종이 전단수로 인식되면서 얻은 명칭이라고 생각되는데, 사실 기원후 4-5백 년 이전에는 백단(śveta candana)이라는 명칭은 인도 땅에 존재하지 않았다. 따라서 백단향은 나중에 생긴 이름일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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