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재 넘으며 부처님 불렀던 민초들의 삶이 담긴 마애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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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재 넘으며 부처님 불렀던 민초들의 삶이 담긴 마애불
  • 이성도
  • 승인 2018.10.26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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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의 마애불] 괴산 원풍리 마애불좌상
사진 : 최배문

충북은 바다가 없는 육지이면서도 한반도의 중심이라는 자부심을 갖는다. 충북은 국토의 중심으로서 삼국시대부터 세 나라의 각축장으로, 전략적 요충지가 많다. 괴산은 충북 가운데도 산이 많은 오지로 첩첩산중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동쪽으로는 속리산과 소백산맥이 뻗어나와 경북 문경과 경계를 이루고 서쪽으로는 음성, 증평으로 작은 산들이 이어진다. 고려시대에는 진천군과 괴산군이 충북 내에서도 군사, 교통의 중심이었을 것이다. 

괴산은 경상도의 관문인 문경으로 가는 길목으로 삼국시대 고구려, 신라, 백제가 북진과 남진을 되풀이한 전략적 요충지다. 신라가 희망하던 한강 지역으로 가는 통로이며 또한 고구려나 백제가 영남의 중심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도 괴산과 문경을 통과해야 한다. 이 길은 조선시대 교통로 가운데 한양에서 동래로 이어지는 영남대로의 한 길목이었다. 

고려시대에는 이곳에 꾸준하게 마애불이 조성되었다. 도내의 15기 중에 4기가 괴산에 있다. 길은 사람과 물자가 오가는 교통로이지만 다르게는 새로운 사상과 종교가 오가는 것이다. 삼국이 각축하는 것도 길을 확보하고 또 다른 문명이나 문화와 만나면서 외래문화를 적극 수용하고 교섭과 교류를 만들어 내어 자국의 정치적 안정은 물론이거니와 문화를 풍요롭게 해 그 위상을 높이고자 하는 정치적 포석이기도 하다. 

지금은 대부분의 산악지역이 사통팔방 도로가 뚫려 고개를 넘는 자동차 통행은 보기 어렵지만, 과거 조선시대까지 고개를 넘는 여행은 다반사였다. 그것도 도보로 걷는 험난한 여정이다. 고개에는 도적이나 맹수가 있어 위험을 감수하는 것이다. 

새재(鳥嶺)는 경상북도 문경시 문경읍과 충청북도 괴산군 연풍면 사이에 있는 고개로 경상도와 충청도를 연결하는 관문이다. 새도 넘기 어렵다는 험한 고갯길로 알려진 새재를 무사하게 넘기 위해서는 두려움 없는 믿음과 안심이 절실하기에 절대자에게 의지하려는 것이 사람의 심리다. 여행자는 성황당, 산신각, 사찰 등에서 칠성, 산신, 불・보살에게 안전과 행복 그리고 무사여행을 기원하였던 것이다. 영남대로의 주요 관문인 조령의 길목인 이곳 원풍리마애불도 여행자의 안전과 행복을 기원하였던 전형적인 길 위의 부처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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