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제자 이야기] 아난존자가 내건 조건 네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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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제자 이야기] 아난존자가 내건 조건 네가지
  • 이미령
  • 승인 2018.09.03 14: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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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제자 이야기] 성자 아난다

|    그에게는 기쁨이 따른다

아난다 존자는 석가족 왕자로, 부처님의 사촌동생입니다. 그가 태어나자 주변에 기쁜 일이 일어났기 때문에 기쁨, 환희라는 뜻의 아난다Ānanda라 불리게 됐습니다. 아난다는 부처님과 나이 차가 제법 있습니다. 경전마다 그 출생시기가 조금 다른데, 어떤 경에서는 싯다르타 태자가 성을 나가 출가했던 날에 태어났다고 하고, 또 다른 경에서는 보리수 아래에서 부처가 되신 바로 그 날에 태어났다고도 합니다.

어느 설을 따르더라도 거의 아들뻘이라 할 정도의 나이 차가 나는데 부처님께서 그를 시자로 삼으실 때가 세수 55세 무렵이니, 아난다는 그 당시 (넉넉히 잡아도) 20세를 갓 넘었을 정도가 아니었을까 생각합니다.

경전에서 그려지는 아난다에게서는 대체로 온화한 성품에 부드럽고 우아한 행동거지가 떠오릅니다. 마등가 여인 사건이나, 여성출가 허락을 받아낸 일 등…. 아난다 존자는 유난히 여성과 연관되어 크고 작은 에피소드를 남기고 있는데 깐깐한 가섭 존자는 이런 모습이 못마땅해서 대놓고 핀잔을 준적도 있습니다. 아무튼 아난다 존자라고 하면, 그 부드럽고 온화한 성품이 가장 먼저 떠오릅니다. 그래서일까요? 부처님도 아난다 존자를 당신의 시자로 삼고 싶어 하셨습니다. 

 

|    시자 되기를 거절하다

붓다가 되신 뒤 20년 동안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시느라 부처님도 지치신 듯합니다. 누군가 곁에서 일정 관리만 해줘도 부처님은 한결 마음이 가벼워지실 텐데 말이지요. 물론 당시에는 가까운 곳에 머물고 있는 제자들이 형편껏 도와드렸지만 그들도 수행하려고 출가한 것이지 부처님의 시자로 지내려고 출가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들은 부처님께서 조금만 곁에서 일을 도와달라고 해도 “저는 지금 숲으로 가서 수행하고 싶습니다”라며 곁을 떠나기도 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부처님은 당신 곁에서 늘 일을 도와줄 사람을 원했었고, 마음속으로는 아난다를 점찍어 두셨습니다. 부처님 마음을 알고서 제자들이 아난다에게 찾아가서 말했습니다.

“존자여, 부처님의 시자가 되십시오. 부처님께서 바로 그대를 원하고 계십니다.”

그런데 아난다 존자는 정중하게 거절합니다.

“저는 부처님을 감당할 수 없습니다. 그분은 너무나 크신 분입니다. 마치 60살이 된 수코끼리는 힘이 왕성하고 세력이 대단해서 곁에서 보살피기가 어렵듯이, 부처님도 그와 같아서 그분의 시자가 되는 일을 나는 감당할 수 없습니다.”(「중아함 시자경」)

목건련 존자가 거듭 요청하자, 아난다 존자는 뜻밖에도 이런 조건을 내세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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