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의 부처, 마애불]고창 선운사 도솔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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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의 부처, 마애불]고창 선운사 도솔암
  • 이성도
  • 승인 2018.05.04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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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세상을 여는 비밀을 간직한 선운사 도솔암 미륵마애부처님
사진 : 최배문

고창 선운사는 봄 동백, 한여름 녹음, 초가을 꽃무릇, 가을 단풍 그리고 겨울 설경 등 언제나 자연이 아름다운 곳이다. 그다지 높지 않은 선운산이지만 정상으로 가면 기암절벽으로 이루어져 호남의 내금강이라 할 정도로 풍광이 뛰어난 곳으로, 풍요로운 자연과 함께 계절마다 새로움이 가득하다. 

서정주의 「선운사 동구」에서는 “…선운사 동백꽃을 보러 갔더니/동백꽃은 아직 일러 피지 않았고/막걸릿집 여자의 육자배기 가락에/작년 것만 오히려 남았읍디다…”라고, 최영미의 「선운사에서」는 “꽃이/피는 건 힘들어도/지는 건 잠깐이더군/…그대가 처음/내 속에 피어날 때처럼/잊는 것 또한 그렇게/순간이면 좋겠네…”라고 읊고 있다. 또한 대중가수 송창식의 「선운사」의 노랫말에는 “선운사에 가신 적이 있나요… 동백꽃을 보신 적이 있나요 눈물처럼 후드득 지는 꽃 말예요…”라며, 선연한 붉은 핏빛으로 피었다가 처연하게 떨어지는 동백꽃을 보며 엇갈리는 우리들의 삶과 이별을 노래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선운산에 동백이 가장 많다. 선운사 뒤편에 5백 년 수령의 6m 높이 3천 그루 이상의 동백나무가 군락을 이루고 있는 모습은 장관이다. 동백나무로 짙푸른 녹색의 숲을 이루고 있다. 또한 단풍나무가 무성한 선운산은 연초록의 신록과 여름의 녹음 그리고 가을의 단풍이 짙다. 초가을 선홍색의 꽃무릇은 꽃과 잎이 서로 만나지 못한다는 화엽불상견花葉不相見이라는 말처럼 애절한 사랑을 보여주는 듯하다. 초가을 뙤약볕이 쏟아지는 때에 선홍빛 카펫을 보는 듯한 선운사의 9월 풍광은 아련한 그리움 속으로 깃든다. 박동진의 「시월 선운사」는 “억겁 기다림으로 살아야 한다는,/그 이별 끝내 숙명으로 안았다는,/동무들 다 떨구고 개울가 돌 틈/빼초롬한/꽃무릇 한 송이/너 보자고, 너 보자고 도솔천…”이라고 꽃무릇을 통한 사랑의 슬픔을 노래하고 있다. 이곳은 시인의 노래만큼 시정 넘치는 곳이다. 여기에 유서 깊은 사찰 선운사가 있다. 천오백 년이 넘는 역사 속에서 전통문화가 품어내는 향기와 풍요로운 자연과 정서가 담겨 있는 사색과 치유의 공간으로 언제나 찾아가고 싶은 마음의 고향이다.

선운사는 평지사찰로서 호남지역에서도 오랜 역사를 가진 명찰이다. 선운禪雲은 참선 수행자가 구름처럼 많다, 아니 참선의 관문을 뛰어넘어 속진을 벗어난 이가 구름처럼 많다는 것이다. 수행도량으로 이름 높은 선운사는 오랫동안의 역사에서 쓰러지고 다시 세우는 중창을 반복하면서 고려를 거쳐 조선 초기에 폐허가 되었다. 그러나 성종 때 행호幸浩 스님이 중창하였다가 정유재란 때 대부분의 당우가 불타고 다시 중창을 하여 지금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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