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과 함께 한 식물 그리고 동물]님나무와 물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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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과 함께 한 식물 그리고 동물]님나무와 물소
  • 심재관
  • 승인 2018.03.02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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쓴맛을 통해 나쁜 기운 물리치는 님나무, 죽음의 신이 타고다니던 물소

| 님나무

인도의 가로수로 흔히 볼 수 있는 나무 가운데 하나가 님나무다.

사원 주변이나 도로변에, 또는 폐사지나 성 터 옆에서 이 나무를 흔히 볼 수 있다. 거기서 뜨거운 햇볕에 지친 여행자를 잠시 달래줄 것이다. 몇 달씩 비 한 방울 오지 않는 건조한 겨울 날씨와 사막같이 척박한 땅에서도 님나무는 잎을 키워 인간에게 그늘을 선사한다. 단연, 이님나무는 자신의 그림자를 포함하여 껍질과 열매, 나뭇잎과 뿌리를 포함한 나무 전체를 인간에게 내어주는, 아마도 가장 유용한 인도의 나무일 것이다. 피팔(아슈바타)과 반얀을 포함해 인도의 3대 나무를 꼽으라면 바로 이 나무가 될 것이다.

일단 이 나무의 잎을 깨물어보면 씁쓸한 맛에 고개를 흔들 것이다. 인도 할머니들은 아직도 님나무 잎을 끓여서 수시로 차로 마시곤 하는데, 젊은 청년들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 듯하다. 레몬즙이나 꿀을 섞어서 주지 않으면 속이 뒤집힐 것같은 쓴맛이 몸을 점령하기 때문이다. 님나무 차는 몸에 좋지만 그렇게 씁쓸하다.

님나무가 얼마나 쓰던지, 옛 경전에는 님나무의 이 쓴맛을 이용해 언젠가 스승 석가모니가 왕자를 계도한 이야기를 적어놓고 있다.

한때, 백성들로부터 성군의 칭송을 받던 왕에게는 늦게 낳은 왕자가 늘 고민이었다. 워낙 패악질이 심해서 신하들과 백성들의 원성이 하늘을 찌를 듯했기 때문이다. 온갖 수단으로도 왕자의 태도가 달라지지 않자 왕은 마지막으로 스승을 찾아가 그 방법을 묻게 된다. 석가모니는 왕에게 자신이 거처로 삼는 숲속으로 왕자를 보내도록 했다. 울창한 나무들로 가득한 숲으로 들어온 왕자는 새로운 분위기에 순순히 적응하는 듯 보였다. 그리고 어느 날, 공양시간이 되자 스승 석가모니는 제자들을 시켜서 그 왕자에게 님나무 잎을 주게 했다. 처음 맛보는 쓴맛에 왕자는 길길이 날뛰었다. 쓴맛을 보고 화가 난 왕자는 함께온 왕궁의 시종들을 시켜서 숲에 있는 모든 님나무를 모두 뽑아버리라고 명했다. 그 일을 전해 들은 석가모니는 왕자에게 물었다.

“왜 숲속의 님나무를 모조리 뽑아버리라고한 것입니까?”

“이 님나무 잎은 사람이 먹기에는 너무 쓰더군요. 그래서 모든 나무들을 뽑아버려야 할 것 같았어요. ”

“잎이 쓰면 뽑아버려야 한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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