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광통신]우린 지금 계행청정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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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광통신]우린 지금 계행청정한가
  • 김성동
  • 승인 2018.01.02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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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47년 가을, 청담 성철 자운 보문 우봉 스님 등 20~30대의 스님들이 봉암사에 모였다. 이들은 내부 공동체 규약을 담은 ‘공주규약共住規約’을 만들고, ‘부처님 법대로 살자’며 결사를 시작했다. 성철 스님이 직접 붓을 들고 쓴 공주규약의 첫머리는 이렇게 시작한다. “森嚴한 佛戒와 崇高한 祖訓을 勤修力行하야 究竟大果의 圓滿 速成을 期함.” 계율과 부처님과 역대 조사의 가르침으로 깨달음을 구하자는 것이다. 당시 봉암사 결사는 성철 스님 스스로 밝혔듯이 “전부 새로 바꾼, 말하자면 일종의 혁명”이었다. 이를 위해 가장 먼저 밝힌 것이 바로 엄중한 부처님의 계율을 지키자는 것이었다. 

●    70년 전, 당시 한국불교의 흐름은 대처불교가 중심이었고, 계율은 교단의 바깥에 있었다. 봉암사 결사에 참여한 이들이 스스로 지켜낸 18가지 엄중한 규율은 부처님 법에 근거했기에 이를 지키지 못하면 봉암사에서 내쫓았다. 그만큼 대중들은 절박했고, 당시 부처님 법대로 사는 것은 시대를 완전히 거슬러가는 것이었다. 한국전쟁의 전운 때문에 1950년 3월에 결사가 멈췄지만, 한번 부처님 법대로 사는 것의 경지를 봤던 이들은 그 정진력을 멈출 수 없었다. 다시 대처의 불교, 파계의 교단으로 돌아갈 수 없는 것이다. 교단을 짊어져야 할 책무감도 있었겠지만, 한번 잡힌 수행의 방향은 되돌릴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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