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붓다의 삶에서 뽑은 명장면] 그 여인을 막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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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다의 삶에서 뽑은 명장면] 그 여인을 막지 마라
  • 성재헌
  • 승인 2017.11.28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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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께 기도하는 여인 ⓒ불광미디어

「요한복음」 8장에 간음한 죄로 끌려온 한 여인의 이야기가 나온다. 그 이야기의 대략은 이렇다. 

예수께서 갈람산으로 가던 길에 성전에 들러 사람들에게 설교하던 중, 서기관과 바리새인들이 한 여인을 끌고 와 예수께 물었다. 

“선생이여, 이 여인은 간음하다가 현장에서 잡혔습니다. 모세는 율법에서 이런 여자는 돌로 치라고 명하셨는데, 선생께서는 어떻게 말하겠습니까?”

예수께서는 몸을 숙이고 손가락으로 땅바닥에 무언가 끄적거릴 뿐, 말씀이 없으셨다. 사람들이 예수께 대답을 다그치자, 예수가 드디어 일어나 대중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 중에 죄 없는 자가 먼저 돌로 치라.” 

그 말씀에 양심의 가책을 받아 어른부터 젊은이까지 하나씩 빠져나가고 그 자리엔 오직 예수와 그 여인만 남았다.

긴 역사 속에서 여자는 신체적 능력의 차이와 사회제도의 제약으로 인해 늘 약자의 자리에 머물렀다. 혼자서는 할 수 없는 게 간음이니, 치죄하려면 남자도 함께 데려왔어야 마땅하다. 그런데도 여자 혼자 조리돌림을 당했으니, 그 여인은 실로 부당한 제도에 희생된 ‘가련한 여인’이었다. 모세의 법률이라며 나름 정당성을 주장했지만, 그들의 법률은 해석도 적용도 편파적이었다. 그런 그들에게 용서와 자비를 말한다는 것은 매우 위험한 시도이다. 왜냐하면 자칫 ‘모세’의 권위에 도전하는 것으로 비춰질 수도 있고, 악한 자들을 편드는 사람으로 여겨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예수는 사회구성원들로부터 초래될 엄청난 비난을 감수하고 당당히 일어나 말하였다. 

“너희 중에 죄 없는 자가 먼저 돌로 치라.”

모욕과 비난을 감수하기 위해서는 큰 용기가 필요하다. 그런 용기를 보이셨으니, 예수께서는 대장부로 불리기에 마땅한 분이다. 가난하고 병든 자, 억울하고 의지할 곳 없는 자들 곁에 서는 행동을 보이셨으니, 예수께서는 진정 성인으로 존경받기에 마땅한 분이다. 

부처님도 그런 분이셨다. 그분이 성인으로 불리는 까닭은 보통 사람이면 도저히 하지 못했을 행동을 그분께서 보이셨기 때문이다. 부처님께서는 온갖 모욕과 비난을 감수하고 가난하고 병든 자, 억울하고 의지할 곳 없는 자들에게 의지처가 되어 주고, 보호자가 되어 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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