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사경하는 공덕은 헤아릴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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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사경하는 공덕은 헤아릴 수 없습니다.”
  • 김성동
  • 승인 2017.11.28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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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이제 사경 수행을 시작합니다
사진 : 최배문

한국불교의 수행에서 사경이 잘 보이지 않습니다. 참선이나 위빠사나 등이 수행의 대세를 이루고 있는 듯합니다. 예부터 사경은 불자들의 신심과 원력과 공덕을 위한 가장 보편적인 수행법이었습니다. 그러나 오늘날 사찰에서는 사경 수행을 잘 접하지 못하거나, 형식적인 의례 행위로 간단하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때문에 사경이 어떤 의미를 주고, 사경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사경 수행의 효과 등은 잘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반갑게도 몇몇 사찰과 단체에서 사경 수행을 하고 있습니다. 사경 수행이 어떤 전통으로 오늘까지 이어져왔고, 지금 한국불교계에서 어떻게 이어오고 있고, 불자들이 사경 수행을 일상에서 어떻게 실천할 수 있는지 살펴봅니다. 

01    우리 선조들은 어떻게 사경했을까  박상국

02    한국전통사경연구원 김경호 원장  김성동

03    대만의 대부분의 사찰이 사경당을 갖춘 이유  리뤼차

04    지금, 여기 사경 수행자들이 모였다  김우진

한국전통사경연구원 

김경호 원장

외길. 그의 자호自號다. 외길이란 다른 길이 없는 길이다. 하나의 길뿐이며, 이 길을 40년 가까이 걸어왔다. 사경寫經. 한국전통사경연구원 김경호(57) 원장이 걸어왔고, 지금도 걸어가는 길이다. 2002년 첫 사경 개인전을 계기로 본격적인 사경연구와 대중화를 위해 ‘한국사경연구회’(회장 행오 스님)를 창립했고, 회원들과 함께 전통사경의 맥을 이어오고 있다. 지난 9월에는 한국사경연구회 12번째 전시회를 통해 제자 33인의 작품 99점과 그의 작품 1점을 더해 모두 100점의 작품을 선보였다. 국내 유일의 ‘전통사경기능전승자’(제2019-5호)인 그가 쓴 사경개론서 『한국의 사경』은 국내 사경 연구의 독보적인 개론서이며, 『전통 사경 교본』은 사경에 입문하는 이들이 반드시 읽어봐야 할 교과서로 꼽힌다. 

 

|    사경 고수들의 스승

서울 연희동에 자리한 한국전통사경연구원에서 매주 수요일 사경연구 모임이 열린다. 십여 명이 모여 김경호 원장의 사경 강의를 듣고, 한 주 동안 작업한 사경을 스승인 김경호 원장에게 점검받는다. 1시간이 넘는 강의는 전통사경의 역사와 특징, 감지紺紙 종류 등이 꼼꼼하게 논의된다. 강의를 마친 후에는 회원들이 개인별로 사경한 사경지를 스승에게 내보인다. 사경지는 한눈에 봐도 전문가의 솜씨다. 회원들은 짧게는 6개월 길게는 10년을 넘게 사경한 경력자들이다. 일대일 점검. 마치 선방에서 화두 점검을 하는 듯했다. 붓 선의 지나감과 작은 점의 굵기를 말한다. 밖에서는 사경의 고수인 이들이 스승 앞에서는 긴장한 모습이 역력하다. 김 원장은 한 치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는다. 

- 사경에 문외한인 제가 보기에는 하나하나가 다 작품 같습니다.

“예. 작품이죠. 아주 정성껏 사경했습니다. 그래도 제가 보기에 점검할 부분이 있으니까요.”

10대 시절부터 『법화경』과 『벽암록』 등 불교 서적들을 닥치는 대로 구입해 읽으면서 불교를 공부했고, 경전과 게송들을 필사해 각종 서예대회에서 입상했다. 고등학교 때에는 생사를 초탈하는 선승이 되고자 3번이나 야간열차를 타고 행자생활까지 했지만, 부모님의 강력한 반대로 번번이 실패했다. 대학을 마치고 군복무 중에서도 부대 내 온갖 글씨 쓰는 일을 도맡았다. 제대할 때까지 거의 200만 자를 썼다. 20대 후반부터 그는 사경을 더 깊이 들여다본다. 전국의 박물관을 돌면서 선조들이 사경한 것을 찾아보면서 마침내 고려 전통사경과 만난다. 사경이 단순히 경전을 베껴 쓰는 것을 넘어 그 속에는 우리 선조들의 신심과 수행 정신이 녹아있는 것이었다. 1997년에는 조계종에서 처음으로 서예의 대가인 여초 김응현 선생 모시고 사경대회를 열었다. 당시 제법 글씨 쓴다는 이들은 다 모였다. 그때 김 원장은 세필로 『화엄경』을 사경했다. 결과는 대상이었다. 본격적인 전통사경 연구를 시작한다. 이후 사경 개인전과 초대전 등 총 15회의 사경전을 열었고, 미국 LA와 뉴욕 등 주요 도시를 돌면서 전통사경을 강의하고 사경 작품을 전시한다. 이를 계기로 해외에 한국의 전통사경의 우수성이 널리 알려지게 된다. 김경호 원장은 앞으로 전통사경의 우수성을 세계 여러 나라에 알릴 수 있도록 프랑스와 영국 등 유럽에 작품 활동을 넓힐 계획이다. 국내 최고의 전통사경 전문가인 그에게 사경에 입문하려는 이들을 위해 궁금한 사항을 물었다.

|    사경 초학자들은 어떻게 시작하나

- 사경을 입문하려면 어떤 경전을 선택해야 할까요.

“기본적으로 내가 어느 정도 수준인가 잘 판단해야 합니다. 얼마만큼 내가 사경의 순간에 최선을 다할 수 있는 것인가가 중요합니다. 처음 사경하는 초학자가 『법화경』이나 『화엄경』등을 사경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습니다. 처음에는 짧은 것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게송, 진언, 발원문 등이 좋습니다. 뭘 선택해도 내 마음이 환희심이 나고 맑아지는 것이 좋습니다.”

- 초학자들이 처음 사경할 때에는 마땅한 장소가 없습니다. 어디에서 사경하는 것이 좋고, 또 사경하는 곳 주변을 어떻게 해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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