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마야와띠 "카스트 철폐 않으면 불교로 개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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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마야와띠 "카스트 철폐 않으면 불교로 개종"
  • 유권준
  • 승인 2017.10.27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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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급에 따른 신분차별 조장하는 카스트 제도 철폐 집권당에 촉구
인도의 대중사회당 의장 쿠마르 마야와띠. 사진=http://www.news18.com/

쿠마르 마야와띠 BSP(대중사회당 : 불가촉천민인 달릿을 기반으로 하는 정당)의장은 지난 24일 카스트 제도를 옹호하는 태도를 가지고 있는 집권 인도인민당(BJP : 카스트제도를 인정하는 우익정당)을 비판하고 그들이 변화하지 않을 경우 암베드카르 박사(인도 불가촉천민 출신으로 카스트 철폐와 불교개종 운동을 했던 인도 지식인)와 같이 불교로 개종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마야와띠 의장은 "나는 카스트를 인정하는 계급주의자들이 불가촉 천민과 산간지역의 소수민족들에게 그들의 종교관을 강요하는 사고방식을 변경하지 않을 경우 나의 종교를 불교로 개종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며 인도인민당(BJP)에 변화를 촉구했다.

그녀는 암베드카르의 예를 들며 "암베드카르 박사가 힌두교 카스트제도의 차별폐지를 요구하고 나그푸르에서 그를 따르던 사람들과 함께 불교로 개종했던 것처럼 자신도 카스트 철폐를 요구한다"고 말했다

마야와띠가 소속된 대중사회당(BSP) 관계자는 마야와띠 의장이 "힌두교 지도자들과 함께 하는 인도인민당(BJP)에게 그들의 생각을 바꿀 기회를 주고 있다"며 "그들이 생각을 바꾸지 않을 경우 지지자들과 함께 적절한 시기에 불교개종을 단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집권 인도인민당(BJP)이 극우힌두단체(RSS)가 주장하는 ‘카스트 제도 어젠다’를 받아들이고 있다고 지적하고 지난해 1월 발생한 대학연구원 로히스 베물라 자살사건과 지난해 8월 발생한 UNA 사건과 같은 계급차별 사건에 대한 책임있는 자세를 촉구했다.

현재 집권당인 인도인민당 소속의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집권한 2014년 이후 인도의 신문과 방송에서는 달리트에게 상위 계층들이 가하는 불의와 억압의 사례들에 대한 기사가 넘쳐나면서 이에 대한 시민들의 항의시위가 잇따르고 있다.

구체적인 신분 차별 사례로는 사원의 물펌프에서 물을 마신 13살 소녀가 두들겨 맞는가 하면,  인도의 고유 무술경기인 카바디에서 상위 계급의 팀을 이긴 달리트(불가촉천민계급)팀이 공격받는가 하면 가난한 달리트 부부가 22루피, 우리돈 367원 정도의 외상을 갚으라는 상위 계층 상점 주인의 요구에 따르지 못해 칼에 마구 찔려 숨지기도 했다. 또 지난 9월에는 인도에서 힌두교 극단주의를 비판하던 주간지인 <란케시 파트리케>의 편집장 가우리 란케시(55)가 인도 남부 벵갈루루 집 앞에서 오토바이를 탄 괴한 3명에게 총격을 받아 숨진 채 발견되기도 했다

총리에 취임한 모디 총리는 하위 계급 출신이어서 시민들은 카스트제도 계급을 철폐의 기대감이 있었지만, 구자라트 주에서 일어났던 반이슬람주의 대규모 폭력사태에 연루되었다는 의혹을 받으며 극우 힌두 민족주의 성향을 드러내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실제로 인도에 유학중인 한국인 학생들이 인터넷에 올린 글에는 모디 총리 취임 이후  힌두교 극단주의자들의 과격한 행동을 비판하는 내용이 줄을 잇고 있다. 

한편 쿠마르 마야와띠는 인도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우타르프라데시 주의 장관을 4번에 걸쳐 역임한 야당 지도자로 2009년에는 총선에서 총리선출에 도전한 바 있는 유력정치인이다. 일부에서는 마야와띠가 계급간 갈등을 조장하는 발언으로 포퓰리즘 정치를 한다며 비판을 받는가 하면 133억의 재산 형성과정의 부패혐의로 조사를 받은 전력도 있다. 하지만, 여성이자 하층계급 출신 정치가로 사회적 통념과 차별을 뛰어넘어 하층민들의 지지를 받고 있어  지지자들로부터 ‘인도의 오바마’ 혹은 ‘천민의 여왕’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로히스 베뮬라 자살사건

암베드카르 학생연합에서 활동하다 자살한 인도 대학원생 로히스 베뮬라(27세). 사진=경향신문

불가촉천민 출신 학생이 연구비 지급 거부로 자살한 사건으로 인도사회에 큰 논란을 불러왔다.베뮬라가 최하층 카스트인 달리트(불가촉천민)였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인도의 뿌리 깊은 카스트 논쟁에 불을 붙였다. 집권당 고위 관료가 그의 죽음에 간접적인 원인을 제공했다는 정황이 드러나면서 정치적 공방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베뮬라는 남부 하이데라바드 대학에서 과학기술학을 연구하던 박사과정생이자 달리트 해방운동단체 암베드카르 학생연합(ASA) 활동가였다. 지인들에 따르면 평소 도서관에 파묻혀 책 읽기를 좋아했던 그는 미국 천문학자 칼 세이건 같은 작가가 되기를 꿈꿨다. 현지 언론들은 달리트에 대한 대학 내 차별이 자살 원인이 됐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인도 대학에선 달리트 학생에 대한 모욕과 차별 행위가 심각하다. 타임스 오브 인디아에 따르면 하이데라바드 대학에서만 10년 새 달리트 학생 8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UNA 사건

죽은 소의 가죽을 벗겼다는 이유로 상위계급 남성들에게 폭행당하고 차에 체인으로 묶어 학대행위를 한 UNA사건. 사진=유튜브 캡쳐

인도 서부 구자라트 주의 작은 마을인 우나(Una)에서 상위계급의 남자들이 4명의 불가촉천민 계급 남자들의 옷을 벗기고 자동차에 체인으로 묶은 상태에서 나무 몽둥이와 혁대, 쇠막대로 무참하게 폭행한 사건. 천민들은 죽은 소의 가죽을 벗겼다는 이유로 폭행을 당했다. 폭행장면이 담긴 영상이 인터넷과 소셜 미디어를 통해 확산되면서 분노한 달리트(불가촉천민)계급의 인도 국민들의 대대적인 항의 시위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인도에서 오랜 기간 동안 이어져온 카스트제도는 인도가 영국으로 부터 독립하면서 법으로는  금지됐지만 사회적으로는 여전히 차별과 혐오범죄가 생겨나고 있으며 매년 수천 건의 사건에서 희생자가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 RSS(민족주체회 Rastriya Swayamsevak Sangh : 힌두제일주의를 표방하는 극우과격단체)

* BJP (인도국민당 Bharatiya Janata Party : RSS와 이념을 같이하는 우익정당)

* BSP(대중사회당 Bahujan Samaj Party : 불가촉천민과 소수종교 기반의 정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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