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주리 화가의 붓다의 마음] 진시황의 번뇌 망상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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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주리 화가의 붓다의 마음] 진시황의 번뇌 망상 프로젝트
  • 황주리
  • 승인 2017.08.01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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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 황주리

세상에서 가장 이상한 사람을 꼽으라면 나는 히틀러와 진시황제를 꼽겠다. 2차 대전을 일으킨 장본인이며 600만 명의 유태인을 죽인 히틀러와 불멸의 생을 꿈꾼 중국의 진시황이야말로 망상을 현실로 옮긴 사람들이다. 앞선 건축술을 받아들인 진시황은 죽은 뒤 자신이 묻힐 방대한 무덤을 건설하라 명령했다. 지상과 똑같은 영원한 사후의 삶을 꿈꾼 진시황제의 꿈은 적어도 물질적으로는 실현된 셈이다. 하늘과 땅과 운하가 흐르는 지하세계는 사마천의 기록에 의하면 세상의 축소판이었다. 그곳에 셀 수도 없는 값비싼 유물들과 황제를 호위하는 실물 크기의 팔천 명의 테라코타 군대가 함께 묻혔다. 어쩌면 그곳은 지금 시각으로 보면 예술가였던 진시황제의 거대한 설치미술프로젝트이다. 황제를 지키기 위해 창과 칼을 든, 정교한 모양의 흙으로 만든 거대한 군대는 중국을 최초로 통일한 황제의 절대 권력과 거대한 야망을 담고 있다. 저널리스트 ‘조나단 존스’는 진시황의 병마용을 이제껏 창조되었던 가장 완전하고 아름다운 예술작품 중 하나라고 썼다. 씨앗보다 작고 하늘보다 큰, 모든 것을 덮는 거대한 이불인 동시에 작은 손바닥 안에 우리가 찾는 삶에 대한 답이 있다던 붓다의 마음의 철학에 비하면 진시황제의 사후 세계 건설은 그야말로 아이들 놀이이거나 거대한 번뇌 망상 프로젝트가 아닐 수 없다. 어쩌면 모든 예술은 망상에서 비롯된 번뇌 망상 프로젝트일지도 모르겠다. 오늘도 번뇌 망상을 그림으로 그리며, 마음으로는 버리려는 나의 상반된 마음공부는 실패로 끝난다. 잃는 거 없이 다 잃는 게 번뇌이며, 얻는 것 없이 다 얻는 게 지혜라는 붓다의 마음의 변증법을 떠올리며, 진시황제를 닮고 싶은 수많은 중생들의 행렬을 바라본다. “세상에 내 것은 하나도 없느니라.” 문득 그런 목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황주리

작가는 평단과 미술시장에서 인정받는 몇 안 되는 화가이며, 유려한 문체로 『날씨가 너무 좋아요』, 『세월』,  『땅을 밟고 하는 사랑은 언제나 흙이 묻었다』 등의 산문집과 그림 소설 『그리고 사랑은』 등을 펴냈습니다. 기발한 상상력과 눈부신 색채로 가득 찬 그의 그림은 관람자에게 강렬한 기억을 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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