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평] 불교적 세계관을 통해본 영화 <원더우먼>
상태바
[ 영화평] 불교적 세계관을 통해본 영화 <원더우먼>
  • BARBARA O'BRIEN
  • 승인 2017.07.17 14:3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Dharma of Wonder Women

팝콘과 에어컨은 말할 것도 없고 시각과 소리의 즐거움에 빠져 더위에서 벗어날 수 있게 극장으로 도피하는 것은 여름이 주는 즐거움중 하나다. 많은 여름 블록버스터가 즐거움을 준다. 하지만 여기에 하나 더해 전쟁에서 인류를 구하려고 노력하는 슈퍼 히어로에 관한 페미니즘적이고 액션이 가득한 영화 원더우먼은 불교적 시사점을 준다는 점에서 주목해 볼만한 영화다.

영화에서 아마존의 전사들은 데미스키라섬(Themyscira)에서 고립된 채 화려하게 살고 있다. 어느 날 스티브 트레버라는 이름의 미국 조종사가 제1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 군함에 의해 추격 당해 데미스키라 섬 인근 바다로 추락한다.  아마존 왕국의 여왕 히폴리타의 딸인 다이애나는 그녀의 특권을 가진 생활을 떠나 조종사와 함께 전쟁을 중단시키기 위해 섬을 떠난다. 결국 그녀는 어떤 의미에서 성공하지만, 그녀가 원래 상상했던 방식대로는 성공하지 못한다는 줄거리다.

표면적으로 원더우먼의 줄거리는 붓다의 출가 이야기와 비슷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싯다르타 왕자는 고통에서 해탈하기 위해 밤에 아버지의 궁전을 탈출하여 특권의 삶을 버렸다. 결국 붓다는 정각을 성취하여 인류의 이익을 위해 깨달음의 다르마를 가르쳐 주었다.

그러나 이 두 이야기는 평행을 이루는 것 같으면서도 중요한 차이가 있다. 예를 들어, 데미스키라를 떠나는 다이아나는 자신이 어디로 가고 무엇을 할 운명인지에 대해 매우 확신하고 있다. 반면 싯다르타 왕자는 생로병사의 고통에서 벗어날 수 없음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출가 후 수행을 통해 해탈을 얻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또, 아마존 신화에서 아레스는 불교신화의 아수라를 닮았다. 아수라는 신의 힘과 특권을 가졌지만, 인간의 특성을 지닌 반인반신의 상징적인 존재로 시기심에 사로 잡혀있다.

나는 원더우먼의 불교와 조화를 이루는 다른 주제들을 본다. 한 번 보자.

우선, 아마존은 분명히 신의 영역이다. 과거 불교 우주론에서, 욕망의 세계에서 신의 영역으로 태어난 사람들은 불안함없이 부와 특권의 즐거운 삶을 누린다. 그들은 불멸의 존재가 아니지만, 아주 긴 시간 동안 살 수 있다. 다만 그들은 고통이 무엇때문에 생겨나는지 진실을 알지 못하므로 깨달음을 찾지 않아도 된다. 그리고 결국, 그들도 죽고, 그들은 덜 쾌적한 어딘가에서 태어날 수 있다.

영화 원더우먼의 배경인 상상의 섬 아마존 섬은 아름답고 물자가 풍부하며, 그들의 필요를 채워주는 은혜로운 문명이 세워진 곳으로 묘사된다. 그러나 아마존의 세계는 평범한 인간의 세계와 단절되어 있으며 아마존은 인류에게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 1차 세계 대전조차도 그들과 무관하게 벌어진다. 그들은 데미스키라를 보호하는 안개 너머에서 일어나는고통을 잊어 버린채 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거의 불멸에 가까운 아마존 사람들은 전쟁으로부터 지구를 구하기 위해 부름을 받을 지도 모르는 미래를 위해 끊임없이 훈련한다.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전쟁의 신인 아레스(Ares)와의 전쟁을 준비하기 위해.

 

|    아마존섬의 신화에서 질투하는 아레스는
    신과 같은 힘과 특권을 가진 인도신화의 상징적 존재인 아수라를 닮았다. 

아수라는 일반적으로 더없이 행복한 신의 영역에서 벗어나 영원히 성공하지 못하고 다시 싸우려고 노력한다. 영화 원더우먼의 배경에서 (아수라와 비슷한) 아레스는 제우스의 창조물, 즉 인간에 대해 질투했기 때문에 다른 신들과 함께 인간의 세계로 떨어진 존재다.

자, 우리의 이야기로 돌아가보자. 

다이애나는 강력하지만 순진하다. 그녀는 아레스가 1차 세계대전 뒤에 있다는 것을 확신한다. 그녀는 단순하게 아레스를 찾아내어 물리치고 인류를 구해야 한다는 그녀의 사명을 생각한다.  처음에 그녀는 아기를 제외하고는 개개인을 거의 주목하지 않는다 (데미스키라섬에는 아기가 없다). 그러나 그때 그녀가 마음을 열고, 동료들과의 인간적인 생활의 소중함을 깨닫는다. 스티브 트레버와 사랑에 빠지며 벌어지는 일이다.

다이애나가 아레스를 찾았는지 여부는 중요한 구성의 요소다. 여기서는 스포일러임으로  알려주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다이애나는 클로즈 크레딧으로 데미스키라에서 배운 간단한 신화에 대한 진실을 알게되었다.

그녀는 인간의 운명이 선과 악을 만든 신들에 의해 형성되었다고 믿었다. 그러나 그녀는 마침내 인간의 삶의 과정이 인간에 의해 형성된다는 것을 배운다. 인간은 커다란 잔인함을 가지고 있지만 위대한 영웅심과 동정심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을 말이다. 

그러나 신은 인간 세상에서 할 일이 거의 없다. 그들은 인간으로 자신을 위장할 수 있으며 이러한 방식으로 사건의 진행 과정을 전환할 수 있다. 그러나 그들은 인간의 의지를 자신의 것으로 덮어 쓸 수는 없다.

 

|  원더우먼에 숨겨진 담론의 메시지가 있다면, 
   그것은 우리 인간이 우리 자신과 서로를 책임져야한다는 것이다.

붓다는 때때로 신의 존재에 대해 질문을 받았지만 직접적인 대답은 하지 않았다. 그는 침묵했다. 교회의 가장 오래된 성경에 언급된 신들은 기도를 하거나 호의를 요구할 존재가 아니다. 그들은 날씨나 수확 또는 전쟁이나 평화를 통제하지 않는다. 보통 이 신들은 인간과 많은 상호 작용을 하지않는 자신의 문제를 가진 존재다.

부처님의 제자들 중에는 신을 믿는 사람들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있을 수 있다. 중요한 점은, 불교에서 신들은 할일이 없다는 것이다. 

붓다는 별과 행성의 과정에서부터 씨앗의 싹이 듦에 이르기까지 자연계가 자연 법칙에 의해 지배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카르마는 자연 법칙이다.

붓다는  업장이 초자연적인 재판관이 관리하는 우주 형사사법 시스템이 아니라 자신의 의지적 행동이 가져오는 자연스러운 원인과 결과라고 가르쳤다. 그리고 그것은 신이 창조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자신의 삶이 만들어낸 업이다.

그리고 원더우먼에 숨겨진 담론의 메시지가 있다면, 그것은 불교의 가르침처럼 우리 인간이 우리 자신과 서로를 책임 져야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다른 어떤 종류의 존재에 대해서도 책임을 지지 않는다. 다이애나가 말했듯이, 결국 사랑 만이 진정으로 세상을 구할 수 있다.

(행성이 악의적인 초지능적인 존재들에 의해 침략 당하면, 우리는 헤파이스토스가 제작한 이지스의 방패와 헤스티아의 올가미, 그리고 강력한 무기와 기술로 우리를 위해 싸우는 자비롭고 강력한 영웅을 갖게 될 만큼 운이 좋아야 한다.  그동안 팝콘을 제게 건네주셔도 된다.)

 

Barbara O'Brien

Barbara Hoetsu O'Brien은 1988년부터 일본 조동종 계열의 Soto Zen Buddhism에서 공부했다. <Guardian>와 <Tricycle>의 웹 사이트에 불교관련 기고활동을 했으며 8년간 About.com 전문기고가였다. 현재 현대적이고 관대하며 진보적이며 평화롭고 과학을 긍정하는 세계를 만들기 위한 <Reethinking Religion>의 저자로 활동하고 있다.

* 출처 : Lion's Roar (Buddhist Wisdom for our time) 
   https://www.lionsroar.com/the-dharma-of-wonder-woman 


인기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신 불교 뉴스, 월간불광, 신간, 유튜브, 붓다빅퀘스천 강연 소식이 주 1회 메일카카오톡으로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많이 구독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