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에서 힘든 일 가운데 하나는 매일 아이들 밥 먹이는 일입니다. 안 먹겠다고 버티는 아이와 한 숟갈이라도 더 먹이려는 부모, 어린아이 있는 집에서는 둘 사이에서 매 끼니 때마다 치열한 ‘밥 전쟁’이 벌어지죠. 행여나 건강에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 걱정스런 마음에 어르고 달래 봐도 좀처럼 말을 듣지 않는 아이들을 보면서 부모 속은 시커멓게 타들어 갑니다.
“어떻게 하면 아이들이 밥을 잘 먹게 만들 수 있을까?”
궁금하시죠?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아이들과의 밥 전쟁에 지친 부모, 삐뚤어진 아이들의 식습관을 바로잡하주고픈 부모들을 위한 조언 ‘아이들 식습관을 바로잡는 다섯 가지 방법’. 균형 잡힌 식사로 아이들 건강을 지키고, 부모와 아이 모두가 음식과 건강에 관한 올바른 관점을 가지도록 도와줄 선재 스님의 식습관 개선 비법 다섯 가지를 소개합니다.
1. 부엌에서의 기쁨을 물려주어라
1주일에 하루, 그것도 힘들다면 한 달에 하루나 이틀, 날을 정하여 온 가족이 요리를 만드는 시간을 내보자. 아빠와 엄마, 아이가 먹고 싶은 음식, 계절음식을 정해 함께 장을 보고 요리하는 것이다. 아이에게 부엌은 행복한 곳, 좋은 추억이 있는 곳임을 느끼게 해주는 것이 아이를 위한 음식 교육의 시작이다.
2. 재료의 본래 맛을 느끼게 하라
요즘 아이들은 달고 부드럽고 기름지고 매운 음식을 좋아한다. 아이들의 입맛이 원래 그래서라고 부모들은 말하지만, 아니다. 식습관 교육이 잘못된 탓이다. 아이들도 어려서부터 쓴맛과 거친 음식을 맛보아야 다양한 맛을 알게 된다. 단맛 말고는 맛없다는 생각을 갖지 않도록 다양한 맛을 경험케 해줘야 한다.
3. TV를 끄고 음식에 대해 생각하라
텔레비전에 마음을 빼앗기면 음식에 집중하지 못한다. 바로 지금, 순간을 살지 못하고 있는 것과 같다. 미국의 유명한 기업가인 빌 게이츠는, 어린 시절 부모와 식사하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으며 그것은 행복한 기억이자 삶의 자양분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조선시대 빙허각 이씨라는 선비가 지은 『규합총서』에 ‘밥 먹을 때 생각해야 할 5가지’라는 지침이 있다. 첫째 상에 차려진 음식에 담겨 있는 정성을 헤아리고 그것이 어디에서 왔는지 생각해보라. 둘째 나의 덕행을 살피고 먹을 자격이 있는지 돌아보라. 셋째 맛있는 것, 배부르게 먹고픈 탐심을 절제하라. 넷째 음식을 좋은 약으로 삼아 바른 몸을 가꾸고 바른 생각을 한다. 다섯째 일을 이루고 그 다음 먹을 생각을 하라. 옛 선인들은 밥상 앞에서 올바른 삶의 지혜를 나눠준 것이다. 식시오관은 불교의 「오관게」에서 유래한다. 식사할 때는 텔레비전을 꺼라!
4. 깨끗한 음식에 대한 기준을 세워라
아이들에게 이거 먹지 마라, 저거 먹지 말라고 잔소리를 하기 전에 아이들의 자존심을 세워주어야 한다. 아이들 스스로 먹을거리를 선택할 수 있도록 방법을 일러줘야 한다. 음식 포장지에 적힌 첨가물을 살펴보고 바른 먹을거리에 대해 함께 이야기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아이 스스로 먹을거리를 선택하는 습관을 길러주는 것을 고민해야 한다.
5. 균형 잡힌 면역력을 위한 조리법
요즘 아이들의 병은 유전보다 후천적인 요인이 앞선다. 부모는 당뇨도 없고 비만도 아니지만, 자녀에게 당뇨와 비만이 있다면 아이들의 먹을거리를 살펴봐야 한다. ‘음식으로 고치지 못하는 병은 의사도 못 고친다’는 말이 있다. 아이들뿐만 아니라 가족 중에 아픈 사람이 있다면 먼저 식습관을 돌아봐야 한다.
★ 아이들을 위한 건강 조리팁 ★
⊙ 삶고, 찌고, 데친다. 데치는 조리법을 활용한 무침 요리, 특히 나물류가 좋다. 고기 요리도 튀김보다는 부침이, 부침보다는 삶는 것이 좋다.
⊙ 볶음 요리는 식품 자체의 수분을 이용하거나 물로 볶는다. 기름을 뜨겁게 가열하면 병의 원인인 활성산소가 생성되기 때문이다. 수분을 이용해 볶고 불을 끈 상태에서 마지막에 들기름을 넣는다.
⊙ 신선한 기름을 쓴다. 일부 들기름은 고온으로 볶아 벤조피렌 같은 유해한 물질이 포함되어 있다. 살짝 볶아 짠 들기름, 오래 되지 않은 신선한 들기름이 좋다. 볶지 않고 짜낸 생들기름은 볶은 들기름보다 고소함은 덜하지만 오메가-3를 그대로 섭취할 수 있다.
⊙ 고기는 풀을 먹고 키운 ‘정육’ 즉, 깨끗한 고기를 선택한다. 육식이 1이면 약 3배의 채소를 함께 먹어야 한다. 육식은 몸속에 오래 머무르므로, 채소를 먹어 빨리 배설이 되도록 한다. 또 밥보다 고기 양이 많아서는 안 된다.
⊙ 조림 요리는 짜고 달지 않게 한다. 잦은 외식과 가공식품 섭취로 짠맛과 단맛에 길들여진 사람들은 집에서도 짜고 달게 조리해야 맛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조림 요리의 염도와 당도를 낮추기 위해서는 재료를 익힌 다음 마지막에 간장과 설탕을 넣어 졸인다. 간은 소금보다는 간장으로, 반드시 메주와 천일염으로 만든 집간장(조선간장)을 쓴다.
⊙ 천연의 단맛을 사용하라. 과일, 조청, 꿀 등이 좋다. 설탕은 되도록 유기농을 쓰되 그 단맛이 재료의 맛을 해치지 않도록 조화롭게 써야 한다.
⊙ 신맛, 쓴맛, 떫은맛 등 오감의 맛이 어우러지도록 조리하라. 또 딱딱하고 질기고 거친 음식도 먹어보게 한다. 맛은 길들여진다. 특히 매운맛은 먹을수록 더 강한 맛을 원하게 되므로, 평소 다양한 맛으로 미각을 깨우도록 한다. 과자 속에 든 짠맛도 조심해야 한다. 보통 과자를 고를 때 단맛만 따지는데 단맛을 내기 위한 짠맛도 과자 속에 많이 들어 있다.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은 숨은 맛까지 알아야 한다.
"일본의 유명한 사상가인 미즈노 남보쿠에게 어느 날 한 여인이 찾아왔다. 여인은 아이가 병약하고 좋지 않은 운명을 갖고 있다고 했다. 그러자 남보쿠는 이렇게 말했다. “아이가 가난하고 나쁜 운명을 갖고 태어났더라도, 부모가 절제하면 아이의 운명은 더 이상 나빠지지 않습니다. 자식에게 부모는 근본입니다. 근본이 바로 서면 자연스럽게 모든 것이 바르게 됩니다. … 스스로 매일 먹는 음식에서 절제하는 것이 시작입니다. 내 입으로 들어가는 얼마 안 되는 음식이지만, 날마다 절제하면 자손의 나쁜 인연을 풀어, 아이의 가난함과 병약함을 극복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