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행견문록] 월정사 여성 출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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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행견문록] 월정사 여성 출가학교
  • 문현선
  • 승인 2017.06.18 18: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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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부터라도 업 짓는 것을 멈춰라
월정사 여성 출가학교 / 사진 : 최배문

지금부터라도 업 짓는 것을 멈춰라

월정사 여성 출가학교

출가 첫날, 월정사 문수선원 벽에 이런 글귀가 붙어 있었다. ‘출가하여 수행자가 되는 것이 어찌 작은 일이랴. 편하고 한가함을 구해서가 아니며 깨끗이 입고 배불리 먹으려고 한 것도 아니며 명예와 재물을 구해서도 아니다. 생사를 면하려는 것이며 번뇌를 끊으려는 것이고 부처님의 지혜를 이으려는 것이며 갈등의 수렁에서 뛰쳐나와 중생을 건지기 위해서다.’ 『선가귀감』에 나오는 구절이다. 출가를 체험해본 건 단 나흘간이었지만, 해보고 나니 저 글을 읽는 느낌이 조금 다르게 다가온다.

 

| 짧고 다채로워진 단기출가

3월 9일부터 12일까지, 3박 4일간 진행된 월정사 ‘여성 출가학교’에 참가했다. 서울은 봄기운이 완연하던 그때, 오대산에는 여전히 눈발이 날렸다. 결론부터 얘기하면 오대산의 추위도, 단기출가의 여파도 짐작 이상이었다. 개인적인 경험이나 취재후기 등을 지면에 담기에는 한계가 있다. 하지만 어떤 식으로든, 전환의 계기가 됐다는 사실만은 분명하다. 그리고 출가한 분들이나, 하려는 이들의 마음을 비로소 조금이나마 헤아려보게 되었다.

떠나기 며칠 전, 참가자 안내문을 받았다. 준비물과 지참불가 소지품 목록이 적혀 있었다. 겨울용 털신과 이불(침낭)은 가져가야 했고, 책이나 여벌 옷은 가져가면 안 되는 것들이다. 도시의 시장에서 검정 털고무신을 사 강원도로 향했다. 오대산에 실제로 다섯 곳의 대臺가 있다는 사실을 아는 이는 아마 많지 않을 것 같다. 신라의 고승 자장 율사는 중국 유학 중에 문수보살을 친견했다. 그리고 돌아와 643년, 오대산에 월정사를 세우고 중대中臺에 적멸보궁을 조성했다. 뿐만 아니라 월정사는 한암, 탄허, 만화 스님 등 선지식들이 머물렀던 절이기도 하다. 월정사가 수행자들 사이에서 회자되곤 하는 데는 그러나 또 다른 이유가 있다. ‘출가학교’ 때문이다. 약 한 달간인, 기존의 출가학교 프로그램은 2004년에 시작돼, 올여름 50기를 앞두고 있다. 입학 경쟁률이 치열하다.

반면, 출가학교가 그 외에도 다변화됐다는 사실은 아직 널리 알려지지 않았다. 몇 년 전부터 월정사는 출가학교 참가대상을 황혼기(노년), 청년, 여성 등으로 세분화하고, 부담이 덜하도록 참가일수도 훨씬 줄였다. 짧게라도 출가를 체험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그 중에서도 여성 출가학교는 2013년에 시작돼, 이번이 3기째다. 현재로서는 자주 있진 않지만, 앞으로도 여성 출가학교를 계속 진행할 예정이라고 했다. 또한 월정사 측 표현을 빌리면, 여성 출가학교는 여성 전용이다. 그래서 여성들끼리의 공감대를 느끼는 시간이 될 수도 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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