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 명법문] 관람객이 되라 / 무주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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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의 명법문] 관람객이 되라 / 무주스님
  • 무주스님
  • 승인 2017.05.30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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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희로애락 영화가 상영될 때 관람객이 되라
무주스님 / 사진 : 최배문

법우님, 그동안 평안하셨습니까? 봄이 오는 길목인데도 아직 아침과 저녁으로 겨울을 느끼게 됩니다. 온도의 변화가 큰 요즘과 같은 환절기엔 각별히 건강에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오늘은 우리가 당연히 내 것이요, 내 뜻대로 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 ‘마음’에 대하여 살펴보고자 합니다. 우리의 ‘마음’이란 무엇이며 그 작용은 어떠한 것일까요? 이 마음을 영화가 상영되는 극장에 비유하여 보겠습니다.

영화가 상영되기 전 극장의 스크린은 고요하고 깨끗합니다. 스크린 가득 찬 배경도 없고 연기하는 배우도 없는 그냥 스크린 그 자체일 뿐이지요. 영화가 상영되기 시작하면 스크린에는 희로애락喜怒哀樂과 생로병사生老病死가 펼쳐지기 시작합니다. 그렇게 펼쳐지는 영화를 관람하는 사람들은 스스로 그 영화에 몰두하게 되고 영화에 동화되어 자기의 현실인 양 울고 웃습니다.

사람의 마음을 극장에 설치된 스크린으로 가정해 보면 영화가 상영되기 전 스크린, 그 고요하고 깨끗한 스크린은 진여眞如 또는 불성佛性이라고 불리는 우리의 ‘참 마음’에 비유될 수 있습니다.

사람들은 이 스크린에 잠시도 쉬지 않고 생각이 빚어내는 영화를 상영하기 시작하지요. 하나의 스토리가 끝나기 무섭게 또 다른 영화를 상영하게 됩니다.

마음의 저 깊은 곳을 지켜본 수행자들은 마음의 극장은 본인이 살아 있는 동안 깊은 잠이나 기절(졸도)한 상태를 제외하고는 평생을 찰나도 쉬지 않고 영화를 상영한다고 말합니다.

따라서 본인은 의식하지도 못하면서 마음의 스크린에 상영되는 영화의 주인공이 되어 한평생을 살아갑니다. 이렇게 마음에 일어난 경계마다 꺼둘리는 삶이란 결국 괴로움으로 이어지는 윤회의 길입니다. 보통의 사람들은 대부분 이 윤회에서 벗어날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괴로움을 괴로움으로 보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늘 희로애락에서 살고 있는 것입니다.

선지식들은 다릅니다. 선지식善知識들은 경계에 꺼둘리는 삶을 벗어나기 위해 수행 정진하여 참 마음의 자리에 도달합니다. 이분들은 이렇게 말씀합니다.

“쉬지 않고 상영되는 영화를 바라보는 시각을 지금 당장 바꾼다면 중생의 삶을 청산할 수 있는 탈출구에 접근할 수 있다.”

선지식들이 말하는 시각의 변화란 영화를 단순히 영화로만 보는 것이지요.

다시 말해 생각이라는 영화가 상영될 때 스스로 주인공으로 나서지 말고 객석에서 생각을 구경하는 관람객이 되는 것입니다. 물론 생각의 관람객이 되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늘 주인공 노릇만 하던 나를 객석에 앉혀 놓는다는 것이 어디 쉬운 일이겠습니까.

전쟁영화를 하나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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