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이 된 무모한 도전들> 편집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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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이 된 무모한 도전들> 편집 후기
  • 이길호
  • 승인 2017.05.23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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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나를 보고 놀라지"
과학이 된 무모한 도전들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사람 중 '세간의 평'이 두렵지 않은 자가 있을쏘냐만, LTE급 속도의 빠른 피드백과 정수기 필터만큼 촘촘한 평을 쏟아내는 요즘 독자들을 보자면 단행본 편집자는 그 어느 직종의 노동자 못지 않게, 처절하게, 두려움에 떨고 있음을 고백해야겠다.

날카로운 쓴소리를 생각하면 살 떨리지만, 편집 과정에서 독자의 칭찬을 받을 거라 조금이라도 예상할 수 있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어서 빨리 독자에게 읽으라 내밀고 싶고, 평을 얘기해달고 조르고 싶은 원고라면 말이다. <과학이 된 무모한 도전들>은 내게 그런 원고였다.

<철학이 된 엉뚱한 생각들>과 함께 진행했던 <과학이 된 무모한 도전들>은 '철학'에 비해 조금 더 마음이 갔었다. 과학사를 인류사로 조명한 저자의 균형 잡힌 시각과 압축적이고도 밀도 있는 개념 설명은 물론, 세련된 유머 감각까지... 어디 하나 빠질 것 없는 원고 내용을 보며 내심 기특해하며 작업했었다.

앞서 밝혔듯, 편집 과정에서 '흐뭇함'을 느끼는 원고는 굳이 미사여구를 곁들이지 않고도 어디든 당당하게 내밀 수 있다. 또한 그 결과(판매)에 대해 섣부른 조바심도 느끼지 않는다. 왜냐하면 '믿기 ' 때문이다. 아직 <과학이 된 무모한 도전들>의 성공과 실패에 대해 논하기는 이르지만, 눈 밝은 독자들의 평과 서평가의 글을 보자면 시간이 지날수록 이 책이 더 사랑받을 거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가장 대표적인 칭찬을 공유하자면 다음과 같다.

 

"교과서적 내용임에도 상당한 재미를 주는 기술은 유려한 흐름이나 친근한 대화형 말투 외에도, 뛰어난 정보 시각화 능력에 있다. 많은 내용을 일목요연한 도표와 흐름도로 만들어 만화 그림으로 채워 넣곤 하는데, 요점을 일목요연하게 정돈하면서도 단순화하지 않는 구성력이 상당하다. 전기에 관한 기본 지식을 두 페이지에 펼쳐진 전선 모양의 흐름도 하나에 빼곡하게 묘사한 만화적 연출은 모든 중학교 학급에 포스터로 걸어놔야 할 것만 같다. 특히 상대성이론과 양자역학을 다루는 단원에 이르면, 이 작품을 필수 교과서로 지정해 놔야할 듯한 기분이 든다."

-김낙호(미디어비평가, 만화평론가), <학문의 맥락-과학이 된 무모한 도전들>, 기획회의 366호.

 

다소 '편애'하는 듯한 뉘앙스의 글이긴 하지만, 이 책의 장점을 탁월하게 짚어냈다는 점에서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이 외에도 다수의 길고 깊은 내용의 독자의 서평은 '아, 잘난 책이야'라는 생각을 더욱 확고하게 다지게 된다. 그렇다. 이 책을 만난 열에 아홉의 독자들은 이 책의 치밀함에, 탁월함에 놀란다. 편집자가 이렇게 자랑만 할 수 있는 책도 드문데, 이런 점만 보더라도 <과학이 된 무모한 도전들>은 내게 '예쁜 자식'임에 틀림없다.

그럼에도 이 자리를 빌려 굳이 <과학이 된 무모한 도전들>에게 한마디하자면, "얘야, 좀더 분발해서 내 판단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해다오, 제발".

후속으로 준비중인 <종교가 된 사적인 고민들>까지 출간되면, '독수리 오형제'만큼 활약을 하지 않을까... (제발.)

네덜란드에 있는 저자에게 역사와 예술에 대한 책을 써보라는 의견을 넌지시 던졌는데, 부디 이 분야까지 곁들여 진짜'독수리 오형제'가 되어 각 분야의 스테디를 지키길 바라본다. (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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