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판 절판후 복사본으로 보던 그 책, <깨달음과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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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판 절판후 복사본으로 보던 그 책, <깨달음과 역사>
  • 양동민
  • 승인 2017.05.23 15: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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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고전의 반열에 오른
최초의 불교역사철학 에세이!

깨달음과 역사

『깨달음과 역사』라는 책을 알고 계신가요?
제목에서 느껴지는 투박함과 고루함 때문인지 손길이 잘 가지 않던 책입니다.
그러나 한 번 책장을 열면 그 내용의 혁명성에 빠져 쉽게 헤어나오지 못합니다.

잠시 이 책을 소개해 드리자면, 초판은 26년 전인 1990년 해인사출판부에서 출간됐습니다. 조계종 교육원장 현응 스님이 민주화의 열기가 봇물처럼 넘쳐나던 1980년대 중후반에 쓴 원고를 모아 엮은 것으로,
불교의 인식론과 존재론을 깨달음(보디)의 영역으로, 현실과 실천의 범주를 역사(사트바)의 영역으로 거두어들인 최초의 불교역사철학 에세이입니다.

세월이 흘러 출판사 사정으로 절판된 뒤로는 복사본을 만들어 돌려보는 등 독자들의 한결같은 성원에 힘입어, 2009년 20년 만에 불광출판사에서 새롭게 개정판으로 나왔습니다. 개정판은 4쇄를 찍으며 여전히 큰 호응을 이끌어냈습니다. 이후 2015년 9월 열린 『깨달음과 역사』 발간 25주년 기념 학술세미나 ‘깨달음과 역사, 그 이후’를 계기로, 불교계에 신선한 충격과 함께 스님들과 불교학자들 중심으로 ‘깨달음’에 대한 뜨거운 논쟁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이러한 ‘깨달음 논쟁’은 “오랜만에 추문이나 논란이 아닌 본질에 대한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는 긍정적인 반응 속에서 현재까지 활발히 진행중입니다.

이번에 출간된 『깨달음과 역사』 개정증보판은 ‘깨달음 논쟁’을 촉발시킨 <깨달음과 역사, 그 이후>를 비롯해, <‘깨달음과 역사, 그 이후’ 반론에 대한 답변>, <기본불교와 대승불교> 원고를 새롭게 추가했습니다.

또한 표지 디자인에 획기적인 변화를 주어, 불교의 원형질을 이루는 유전자인 무상, 무아, 연기, 공, 자비를 변화와 관계성의 이미지로 추상화하여 현대적으로 형상화했습니다.

『깨달음과 역사』가 처음 출간된 지 26년이 지난 지금, 과거보다 더욱 활발한 논의를 만들고 있는 것은 주목해 볼 만한 현상입니다. 현응 스님이 이 책에서 설파하고 주장하는 내용이 누군가에게는 낯설고 불편할 수도 있습니다.

한국불교가 그동안 전통적 교리와 신행 방법만 고수하며 시대의 변화를 외면하지는 않았는지, 개인의 삶과 사회에 어떠한 역할을 했는지 반성이 필요한 지점입니다.

불교정신과 사상이 역사현실 속에서 적극적으로 작동해야 한다는 현응 스님의 문제의식이 그동안 암묵적 침묵에 가려져 왔다면, 지금의 ‘깨달음 논쟁’은 여간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새로 출발하는 불교를 제안하고 있으며, 기존 불교의 재정립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아직까지 『깨달음과 역사』를 접하지 못하셨다면, 일독을 권해봅니다.

이 책의 중심 내용은 불교를 구체적인 우리의 삶과 역사에 접목시키기 위한 노력이지만, 또 다른 중요한 가치는 불교는 어렵고 난해하다는 인식을 바꿔주는 데 있습니다.

깨달음[覺], 연기(緣起), 공(空), 윤회, 대승과 소승 등 애매하고 모호하게 다가왔던 개념들이 명확한 실체로 다가옵니다. 불교를 제대로 공부하고 실천할 수 있는 가장 정교한 입문서입니다.


지금까지 자신이 알고 있던 불교에 대한 고정관념이 하나하나 벗겨지는 놀라운 체험과 더불어 고전이 주는 묵직한 감동을 온전히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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