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사람들] 청년들의 봄꽃 같은 라디오, 반딧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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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사람들] 청년들의 봄꽃 같은 라디오, 반딧불
  • 유윤정
  • 승인 2017.04.20 00:2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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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 반딧불 DJ 박훈, 김주윤 / 사진 : 최배문

청년 불자들의 봄꽃 같은 라디오, 반딧불 
한마음선원 청년회 미디어팀 라디오 ‘반딧불’

그들의 방송은 마치 봄꽃 같다. 꽁꽁 언 땅에서 향기로운 새싹 돋아나듯, 대지를 푸르게 덮고 피어오른 꽃이 주변을 환하게 밝히듯. 그들의 방송은 열정적이고 에너지 넘치고 청량하고 향긋하다. 두 명의 청년 불자 DJ가 청춘들에게 전하는 소박하지만 따뜻한 이야기, 위로와 응원의 마음을 전하는 약 20분의 힐링 방송, 한마음선원 청년회 라디오 방송 ‘반딧불’ 이야기다. ‘반딧불’을 만들고 있는 한마음선원 안양본원 청년회의 미디어팀을 만났다. 이 어찌나 싱그러운지!

 

|    청년회가 있는 곳엔 미디어팀이 있다!

반딧불을 만드는 이들을 만나러 2월 11일 토요일 오후 3시, 안양 한마음선원 청년회를 찾았다. 청년회 법우들이 모여 있는 불교문화회관에는 청년 불자들이 가득했다. 2층 청년회실에서는 아기를 안은 여남은 명의 청년 불자들이 모여 이야기꽃을 피우고, 스무 명 남짓한 청년들은 1층에서 부처님오신날을 준비하며 장엄등을 만들고 있었다. 그 속에서 종횡무진하며 활동 모습을 카메라로 담는 이들이 있었으니, 바로 미디어팀이다. 이들은 청년회의 활동이 있는 곳이라면 누구보다 먼저 달려간다.

“저희는 청년회의 활동을 기록하고 있어요. 군대 간 법우들까지 13명이 함께 활동하고 있습니다. 저희는 연등회나 수계식, 수련회 등 매년 열리는 크고 작은 행사마다 활약하는 청년회의 모습을 영상과 사진으로 기록하고 있어요. 장엄등을 만드는 과정을 기록해 장엄일지를 쓰기도 하고, 그동안의 활동을 다큐멘터리로 만들어 상영하기도 하죠.”

미디어팀의 김주윤(28) 팀장의 똑소리 나는 설명처럼, 이들이 장엄등을 만들며 올리는 ‘장엄일지’는 전국의 한마음선원 지원뿐만 아니라 장엄등을 만드는 다른 사찰들도 참고할 정도다. 그밖에도 미디어팀은 아기를 안고 온 엄마 법우들을 위해 법회를 중계하거나, 청년회 회원들이 다운로드 받아 사용할 수 있도록 법문이 담긴 월페이퍼를 만든다. 그리고 또 하나, 라디오 ‘반딧불’을 방송해 청춘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던진다. 이 모든 일을 누구 하나 시킨 적이 없다.

한마음선원 안양본원 청년회 미디어팀 / 사진 : 최배문

 

|    따뜻함을 주는 방송, 그곳에서 감동을 주는 방송

‘반딧불’은 발 빠르게 뛰어다니는 미디어팀이 만든 온라인 라디오 콘텐츠다. 한마음선원의 홈페이지와 페이스북, 유튜브 등 어디에서나 들을 수 있도록 한 청년 불자 대상 콘텐츠로, 미디어팀의 팀장과 부팀장을 맡고 있는 김주윤 씨와 박훈(32) 씨가 DJ를 맡았다.

“거창한 이유는 아니었어요. 미디어팀에서 매년 장엄일지를 쓰는데, 장엄일지에 들어가는 배경음악이 심심하게 느껴졌죠. 우리의 이야기를 담은 콘텐츠를 만들어 법우들에게 전달해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팀장님께 라디오를 만들어보자고 제안했죠.”

법우들과 함께 소통하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시작된 기획이었다. 마음을 낸 후 첫 회를 녹음하기까지에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김주윤 팀장과 박훈 부팀장이 기획부터 시나리오, DJ, 진행, 편집까지 모두 맡았다. 2016년 1월 떠올린 아이디어는 젊은 청년들의 폭발적인 추진력으로 가안 녹음까지 마치고 ‘반딧불’이라는 이름으로 2월 16일 첫 방송을 올렸다. 

“반딧불은 알에서부터 애벌레, 번데기를 거쳐 성충이 될 때까지 모든 단계에서 빛이 난다고 해요. 반딧불의 빛이 마치 우리에게 있는 불성 같았어요. 우리가 부처님오신날 장엄등을 만드는 뜻처럼 밝은 빛이 잘 전해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반딧불이라 이름 붙였습니다.”(박훈)

이제는 16화까지 방송을 이어온 터라 공개방송을 기획할 정도로 노련해졌지만 그렇게 되기까지의 과정은 쉽지 않았다. 그들이 겪어온 갖은 시행착오와 도전을 지켜본 전문가들은 “무한도전이다.”, “맨땅에 헤딩하는 중이다.”라 이야기할 정도였단다.

“모두 라디오를 처음 만들어보는 사람들이었어요. 처음에는 DSLR 카메라를 놓고 동영상을 찍어서 목소리만 따로 편집을 했었죠. 어떤 편은 한참 서로 웃고 있다가 썩뚝 끊기고 ‘자~ 그럼 이제~’ 이렇게 이어지기도 해요. 그럴 땐 괜히 음악 볼륨을 키우기도 했죠.(웃음) 녹음실이 따로 없으니 주로 새벽 시간에 녹음했어요. 새벽 한 시에 시작해서 다섯 시에 마친 날도 있었죠. 그래도 우리의 목소리를 담아보잔 발심으로 될 수 있는 시간에, 될 수 있는 장소에서, 내가 가진 장비를 가지고 마음 내어 라디오를 만들었어요.”(김주윤)

그래서 요즘의 방송은 전문 라디오 못지않다. 직접 부딪히고 경험하면서 전진했기 때문이다. 음질이 안 좋다는 피드백을 적극 수렴해 전문마이크를 사용하기도 하고, 라디오가 30분을 넘지 않도록 녹음 전 충분히 연습을 한다. 그래서 다정한 목소리로 조곤조곤 이야기하는 두 DJ의 대화에 귀 기울이다보면 어느새 입가엔 슬쩍 미소가 맴돈다. 그들이 마음 낸 모든 과정들이 방송을 시작하는 첫마디에 고스란히 녹아나기 때문이다. 

“따뜻함을 주는 방송, 그곳에서 감동을 주는 방송. 한마음선원 청년회 라디오 반딧불입니다.”

한마음선원 안양본원 청년회 미디어팀 / 사진 : 최배문
한마음선원 안양본원 청년회 미디어팀 / 사진 : 최배문

|    드림팀이 되어가는 미디어팀

‘꿈’·‘스트레스 해소’·‘봄’·‘도반’·‘드라마 속 마음공부’·‘힘내라 청춘! 당신을 응원합니다’·‘시험’·‘습관’ 등등. 매 회마다 엄선해 만드는 주제들은 이 시대를 사는 2030의 청년 불자들에게, 그보다 조금 더 어린 10대 불자들에게도 힘이 된다. 언제나 일반 불자들도 많이 들어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기획하기 때문이다. 

“반딧불을 듣고 마음이 녹았다 하시며 연락주신 분도 계셨는데, 정말 감동적이었어요. 게다가 저희가 처음 시작할 때는 다들 미디어와 관련 없는 전공을 하고 있었는데요. 저 같은 경우는 패션업계에 있다가 미디어팀을 계기로 미디어로 진로를 바꿨어요. 팀에서 함께 활동하고 있는 김남경(24) 법우도 전공이 웹 프로그래밍인데 이곳 활동을 하면서 더 깊이 공부하고 있고요. 김도현(25) 법우도 대학에서 영상을 전공을 하고 있습니다. 함께 관심 갖고 활동하던 게 바깥으로 확장되고, 밖에서 넓어진 것을 다시 선원에서 적용시키는 순환이 일어나고 있어요.”

김 팀장의 말처럼 점차 드림팀이 되어가는 미디어팀은 앞으로 반딧불을 비롯해 다양한 미디어 콘텐츠를 가지고 불교를 이야기할 계획이다.

“요즘 1인 미디어의 발달로 미디어에 관심 갖는 사람들이 많아요. 그래서 저희도 이곳에서 각자 재능을 살리면서 함께 활동할 수 있는 방법들을 구상하고 있습니다. 한 예로 청년회에 웹툰을 그리고 싶어 하는 법우가 있어요. 그래서 미디어팀과 함께 마음공부와 관련된 내용을 웹툰으로 그려보기로 기획했습니다. 3월초쯤 나올 예정이에요. 저희는 미디어팀이, ‘원하는 것이라면 제한 없이 해볼 수 있는 장소’가 되길 마음 내고 있습니다.”(김주윤)

함께 이야기를 나눈 김남경 법우는 청년회 활동을 하면서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게 되고 법우들과 함께 마음 쓰는 것을 배웠다며, “아직 실력은 미흡하지만 청년회 미디어팀의 특별 홈페이지를 만들어보겠단 원력을 세우고 깊이 공부 중”이라 전했다. 실력을 조금 더 쌓아 직접 웹페이지를 만들어보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김도현 법우는 “전공을 살려 생활 속에 있었던 일을 토대로 마음공부가 주제인 웹 드라마나 웹 예능을 찍어보고 싶어요. 시나리오를 쓴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지만 한 번 도전해보려 합니다.”라고 전했다. 

인터뷰를 마무리하면서 ‘앞으로 어떻게 반딧불을 이어나가고 싶은가’라고 질문을 건넸다. 이들의 대답은 반딧불이 앞으로 얼마나 더 알찬 방송이 될지 기대하게 만들었다.

“언젠가는 가조립 형태로라도 녹음실을 갖출 수 있겠죠? 그곳에서 청취자들과 실시간으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즉시 소통이 가능한 라디오가 되도록 만들 수 있었으면 합니다. 그리고 저희가 아닌 다른 DJ들도 함께 마음공부에 대해 방송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준비하려 해요. 저희는 앞으로도 따뜻함으로 소통하고 듣는 사람들이 감동을 받을 수 있는 방송, 반딧불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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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페이지 - http://www.hanmaum.org/  

페이스북 - @wearehanmaum

유튜브 - 한마음선원 반딧불 검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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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 2018-05-09 10:01:49
저는 개신교인이지만 아주 좋은 방송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1회부터 다시보고 있습니다. 참 유익하더군요.
늘 건강하세요 방송준비하시는 분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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