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에서 유래한 상용어․지명 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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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에서 유래한 상용어․지명 사전
  • 박호석
  • 승인 2011.07.21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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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장본 | 704쪽 | 188*128mm (B6) | 986g | ISBN(13) : 9788974797621
불교에서 유래한 상용어․지명 사전
저작·역자 박호석,. 정가 30,000원
출간일 2011-07-26 분야 기타
책정보 양장본 | 704쪽 | 188*128mm (B6) | 986g | ISBN(13) : 9788974797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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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위로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상용어와 지명 가운데 불교에 뿌리를 두는 어휘들만 가려뽑아서 사전식으로 정리하였다. 이 책에서 <불교에서 유래한 상용어>편은 자연과학도인 편저자 박호석 박사의 정밀함과 치밀함에 더하여, 평생을 불교학에 몸 담은 불교학자와 아직도 책을 집필하면서 활동하고 있는 국어학자의 엄정한 감수를 거쳐서 탄생했다.
저자소개 위로
󰌞 감수 : 정병조 _금강대학교 총장.
동국대 인도철학과를 졸업하고, 영남대에서 철학 석사, 동국대에서 철학박사학위를 받았다. 동국대 윤리문화학과 교수로 재임하면서 인도 네루대학교 겸임교수, 동국대학교 교무처장과 부총장 등을 역임하였다. 현재는 불교학연구회 회장, 학교법인 금강대학교 이사, 금강대학교 총장의 직무를 맡고 있다.

󰌞 감수 : 최명환 _공주교육대학 명예교수.
공주교대를 졸업한 뒤 국제대학에서 국어국문학을 전공하고, 동국대에서 석사, 명지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공주교대 국어교육과 교수를 역임하였다. 공저로 󰡔문학교육론󰡕(집문당, 1996), 󰡔국어교육학의 이론화 탐색󰡕(일지사, 1995), 󰡔국어교육학 개론󰡕(삼지원, 1996)이 있고, 저서로 󰡔글쓰기의 원리 탐구󰡕(2011, 지식산업사)가 있다. 또한 블로그 ‘최명환의 글집’(baldchoi@blog.naver.com)을 운영하고 있다.

󰌞 편저 : 박호석 _전(前) 농협대학 교수.
충북대 농공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농촌진흥청 농업기계화연구소 농공연구사, 농협대학 농공기술과 교수, 프랑스 국립 파리농학연구원 객원연구원 등을 역임하였고, 한국농업사학회와 한국과학사학회 회원이다. 「동서양 쟁기의 발달과정」 등 30여 편의 논문과 󰡔한국의 농기구󰡕, 󰡔바로 지금뿐, 따로 때가 없다󰡕 등의 저서가 있다. 육군 제1공병여단 법왕사와 육군 군수지원사령부 제11보급대대 관음사의 지도법사로 활동하고 있다.
목차 위로
󰌞 목차


감수의 글 : 정병조 … 006
감수의 글 : 최명환 … 007
머리글 … 009
일러두기 … 012
참고문헌 … 013


불교에서 유래한 상용어

㉠ … 018 ㉦ … 229 ㉫ … 423
㉡ … 109 ㉧ … 289 ㉬ … 431
㉢ … 120 ㉨ … 354 ㉭ … 437
㉤ … 148 ㉩ … 403
㉥ … 189 ㉪ … 422


불교에서 유래한 지명

머리글 … 462
일러두기 … 464

1. 불교용어 유래 지명 … 468
2. 사찰 유래 지명 … 614


찾아보기
• 불교에서 유래한 상용어 … 680
• 불교에서 유래한 지명 … 691
1. 불교용어 유래 지명 … 691
2. 사찰 유래 지명 … 697


본문 내용


● 감수의 글

생활 속에 스며든 불교문화를 찾는 일은 소중한 작업입니다. 그리고 이를 찾아내어 정리하고 집필한 이가 불교학이나 국어학자가 아니라 자연과학을 전공한 전직 교수라는 점이 더욱 뿌듯합니다. 그래서 감수에 앞서 저자의 그간의 노력과 열정 그리고 그동안 누구도 하지 않았던 일을 해준 점에 감사하는 마음이 앞섭니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원고를 검토하는 일을 소홀히 할 수 없었습니다. 다만 감수 과정에서 선정된 어휘가 불교용어인지, 그 용어의 정의가 불교학적으로 합당한 표현인지 살펴보고 수정하는 것과 윤문에 중점을 두었습니다.
불교용어의 경우, 이미 그 출전이 잘 정리되어 있기 때문에 어원을 살피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그러나 선정된 어휘가 모두 불교에서 먼저 사용했느냐 아니냐의 문제는 판단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자 역시 이 문제에 대해서는 불교경전이 도입된 시기를 유추하는 것으로 대신하고 상용어가 불교용어가 분명한 어휘로 한정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쓰는 일상의 말과 지명 가운데에 불교적 뿌리를 두고 있는 어휘를 사전식으로 정리한 이 책은 불교, 국어, 민속 분야의 귀중한 자료로서 크게 활용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그리고 아직 발굴되지 않은 많은 불교어휘나 지명이 이 책의 출간과 함께 세상에 드러나게 되기를 기대합니다.

금강대학교 총장 정병조



● 감수의 글

감수란 책의 저술이나 편찬 따위를 지도하고 감독한다는 뜻이다. 《불교에서 유래한 상용어·지명 사전》을 감수하려면 세 가지 요건을 갖추어야 합니다. 그 요건이 이 사전 이름에 잘 나타나 있습니다. 불교와 관련된 인사, 불교 연구자, 문장 기술의 전문가라야 이 사전의 감수자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나는 이 사전 감수 적임자가 못됩니다. 불교와 먼 사람이고, 불교를 연구한 적이 없으며, 겨우 글쓰기 연구의 끝자락을 차지하는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저자 박호석 박사가 굳이 나를 끌어들이려는 의도는 분명해 보입니다. 자연과학을 전공한 그가 최근에 내 《글쓰기 원리 탐구》를 읽고 느낀 바 있어서이겠습니다.
지식인은 지식으로 소통하고 구조로 공감합니다. 박 교수는 2001년에 《한국의 농기구》를 펴낸 바 있습니다. 자연학문의 견고성을 이 책에서 읽은 나는 그의 옹골찬 문장과 튼실한 구조에 공감하였습니다. 그가 두툼한 《불교에서 유래한 상용어·지명 사전》 원고를 필자에게 넘겨 줄 때 선뜻 받아들인 까닭은 그의 봉사하는 삶과 학문적인 열의와 수행의 태도에 공감하였기 때문입니다. 날마다 쓰이는 불교어 사전을 내는 작업은 이중의 부담을 떠안는 일입니다. 우리가 쓰는 말에서 불교어를 찾아내는 일이 쉽지 않거니와 찾아낸 불교어를 요즘 사람이 알기 쉽게 풀이하는 일이 더 어려워서입니다. 그럼에도 박호석 박사는 여러 해에 걸쳐 이 작업에 몰두하여 일상의 불교어를 찾아 분류하였고, 이들의 어원과 맥락, 의미와 기능을 쉬운 문체로 설명하였습니다.
사전은 개념을 분명히 하여 소통을 돕는 언어 도구입니다. 불교어를 쉽게 풀이하여 소통을 도우려면 정의의 방식에 기대야 합니다. 그런데 정의의 방식은 간단하지 않습니다. 불교와 관련된 단어를 관례적 용법의 특징을 어느 정도 드러내는 일, 다소 모호한 낱말을 더욱 명확하게 만드는 일, 외연이 아주 분명한 낱말의 내포적 정의를 마련하는 일, 이론적으로 아주 중요하고 유용한 낱말을 만드는 일을 목적으로 삼고, 다각적으로 진행해야 하기 때문입니다(《논리학》, W.C. 새먼, 곽강제 역, 2008. 318-319쪽).
그래서 나는 감수 관점을 세 층위로 잡았습니다. 첫째 불교어 정의를 충실히 하였습니다. 둘째 문체를 현대화하였습니다. 셋째 알기 쉽게 풀이하였습니다. 그래서 간명한 정의 양식에 따랐고, ‘-에 있어서’, ‘의해서, 인해서, 접해서, 통해서’ 따위의 외래적 표현을 극복하면서 문장부호 사용의 정확성까지 살폈습니다. 그리고 저자의 의도를 살리고자 유창성을 드러내었습니다.
《불교에서 유래한 상용어·지명 사전》은 누구나 외연을 잘 알고 있는 불교어에 대하여 내포적 정의를 마련함으로써 사전의 구실을 잘 살렸습니다. 이런 의도를 살리고자 설명 방식을 논증 구조로 짰습니다. 그래서 불교어 이해로 신앙과 문화를 논리화하도록 풀이하는 데 초점을 맞추었습니다. 이 사전의 보급으로 불자의 설득 언어가 논증 언어로 거듭나기를 바랍니다.

공주교육대학교 명예교수 최명환



● 불교에서 유래한 상용어편 : 머리말

산스크리트어나 팔리어로 된 부처님의 말씀을 중국에서 한문으로 번역하기 시작한 때가 대략 2세기 정도로 1,800여 년 전입니다. 불교가 전래되면서 불교 경전이 우리나라에 들어오기 시작한 시기는 이보다 늦은 4세기 무렵으로 추정됩니다. 또한 세계에서 그 유례를 찾을 수 없을 만큼 경전의 간행과 편찬이 왕성했던 고려시대를 거치면서, 당시 식자층의 언어는 당연히 불교용어가 그 기반이 되었을 것임은 누구도 의심할 여지가 없습니다.
고려 말부터는 성리학(性理學)이 들어오면서 유학(儒學)의 언어가 등장하기 시작했으나 이 말들도 이미 불교의 영향권에 있었음은 두말할 나위가 없습니다. 그리고 개화기에 신학문과 함께 유입된 것으로 보이는 지금의 일상어들도 대부분은 고전의 표현을 응용하고 있음을 미루어 그 뿌리는 불교에서 찾아야만 합니다.
그럼에도 우리말의 어원을 바르게 이해하지 못하고 무분별하게 사용한 관계로 원뜻과 다르게 쓴다거나, 경우에 따라서는 전혀 다른 의미로 변질된 경우를 종종 발견하게 됩니다. 이런 현상은 불교를 배척하던 조선시대를 거치면서 더욱 심화되었고, 최근에는 종교간의 경쟁과 갈등이 고조되면서 우리가 쓰는 일상의 언어에서조차 편을 가르고, 그것이 내 말이라고 우기거나 왜곡하여 국어사전까지 오염시키고 있음을 보게 됩니다.
사실 ‘교회’, ‘성당’, ‘천당’, ‘장로’, ‘집사’, ‘전도’와 같은 기독교의 기본용어조차 불교에 뿌리를 둔 말임에도 ‘심금’이니 ‘건달’이니 ‘다반사’니 하는 말은 불교용어라서 기독교인이 써서는 안 된다고 대놓고 우기는 목사도 있습니다. 또, ‘참회’라는 불교용어가 국어사전에는 ‘죄를 뉘우쳐 하느님에게 고백하는 일’로 정의하고 있을 만큼 우리말의 왜곡과 오염이 심각한 수준입니다.
이처럼 안타까운 현실을 접하면서, 과연 불교에서 유래한 우리말이 어떤 것이 있고, 또 얼마나 되는지가 궁금했습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우리말 어원사전이나 일부 신문과 잡지에서 밝혀놓은 것들이 고작 50여 단어를 넘지 않았고, 우리말 속의 불교용어를 따로 모은 책에서도 200여 어휘가 전부였습니다.
불교학은 물론, 어문학을 다루어 본 일이 없는 문외한이지만, 그저 이런 호기심과 사명감 때문에 여러 종류의 우리말 사전을 샅샅이 뒤지고 이를 불교사전과 그 뜻을 비교하면서 불교에 뿌리를 둔 우리말 어휘 600여 단어를 정리하였습니다.
집필이 끝날 무렵, 문득 불교에서 유래된 지명은 어떤지 궁금했습니다. 불행하게도 전국의 불교지명을 따로 정리한 자료는 없었고,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 그것도 근년에 조사된 지명유래에서 언급되는 정도가 고작이었습니다. 그래서 한자 표기가 된 지도에서 상당한 분량의 불교지명을 수집하고, 향토사 관련 자료와 현지 확인을 통해 그 유래를 확인하였습니다. 그리고 엄연한 불교지명이 조선조의 박해과정에서 엉뚱하게 변질된 경우를 비롯해, 근대화 이후에는 행정구역의 통폐합과정에서 아주 사라졌거나 왜곡된 불교지명이 적지 않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습니다. 더욱이 도로명 주소라는 새로운 주소체계가 전면 시행을 앞두고 있는데, 이것은 기존의 주소에서 동(洞)·리(里)와 지번을 삭제하고 도로명과 건물번호로 대체하는 것입니다. 새로운 도로명 주소 체계에서는 오랫동안 내려왔던 많은 지명들이 사라지게 되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지금까지의 작업만이라도 우선 알려야 우리의 전통과 문화를 계승하고 보전하는 데 일조할 수 있을 것이란 생각에서, 우리가 일상 쓰는 말 가운데 불교용어와 불교에서 유래한 지명을 사전식으로 편찬한 《불교에서 유래한 상용어·지명 사전》을 출간하게 되었습니다. 처음 선을 뵈는 것이라서 어설프고 부족하며, 때로는 억지가 있을 것으로 생각되지만, 이는 후일에 여러 선지식들이 바로 잡아줄 것이라 믿습니다.
일련의 과정에서 부족한 원고를 꼼꼼히 살펴 저의 모자람을 채워주신 금강대학교 정병조 총장님(불교학)과 공주교육대학교 최명환 명예교수님(국어학)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그리고 이를 훌륭한 사전으로 편집하여 출판해 주신 불광출판사의 지홍 스님께도 깊은 감사를 드리는 바입니다.

불기 2555년 7월
박 호석



● 불교에서 유래한 지명편 : 머리말

최근 여러 지방자치단체에서 홈페이지에 지명의 유래를 올려놓아 여간 반갑지가 않습니다. 그런데 이들 자료가 향토사 연구를 바탕으로 한 심도 있는 자료가 있는가 하면, 일반 직원이 조사한 허술한 자료를 전문가의 고증도 없이 소개한 경우도 많았습니다. 그래서 이 일을 담당하는 사람이 전문가가 아니거나 편향적인 사고를 가진 사람이라면 쉽게 역사도 바뀔 수 있겠다는 사실에 적지 않게 걱정이 됩니다.
우리는 이미 조선시대 숭유배불(崇儒排佛)의 과정에서 이런 수난을 수없이 겪었습니다. 그리고 일제강점기에 근대적인 행정체계를 도입한다는 명분에서 전통지명을 엄청나게 왜곡하고 말살하였습니다. 그리고 근년에도 행정기구 통폐합이나 주민청원에 따라서 지명이 엉뚱하게 바뀌거나 왜곡되는 경우를 자주 보게 됩니다.
이를테면 절을 뜻하는 사(寺) 자가 들어간 지명에서 ‘寺’를 沙·舍·泗·司·士·蓑 따위로 바꾼 것도 모자라 詩로 쓰기도 하고, 무량(無量)을 불교의 말이라고 만수(萬壽)로 고친 경우가 있었습니다. 또, 경북 김천에서는 예로부터 전해오는 멀쩡한 지명이 있었을 테지만 인리·의리·예리·신리로 바꾼 경우도 있습니다. 그뿐만이 아닙니다. 전라북도 익산과 광주에서는 미륵면, 제석면, 극락면 따위의 이름이 일제가 주도한 1914년의 행정개혁에서 흔적도 없이 사라졌습니다. 그리고 최근에도 미륵불이 하생할 때 피울 향을 미리 묻는 매향(埋香) 풍속에서 유래한 지명을 ‘매향(梅香)’으로 고쳤으니 이제는 매화가 없어도 매화 향기가 가득한 땅이 되었습니다.
조선 후기의 《신증동국여지승람(新增東國輿地勝覽)》에 나타난 불교 관련 지명을 보면 불타, 불암, 불견, 불족, 불대, 불정, 불명, 불모, 불용, 천불, 미타, 문수, 관음, 미륵, 지장, 나한, 가섭, 화엄, 도솔, 반야, 보리 따위로 웬만한 불교 용어는 다 등장합니다. 그리고 근년에 실시된 한 향토민속조사에서 충청북도 단양군 영춘면에서만 ‘절골’이라는 지명이 80여 개나 발견된 사실을 보면, 이미 온 나라가 불국토였음을 알 수 있습니다.
유형의 문화유산뿐만 아니라 우리의 역사와 전통을 면면히 이어온 지명도 우리가 소중히 간직하고 보전해야 하는 문화재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지금까지 그 흔적이 남아 있는 불교지명을 찾아내 알리고 보존하는 일이 시급합니다. 이런 뜻에서 이 작업을 서둘렀습니다. 그런 탓에 상당 부분이 누락되고, 잘못 서술되었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나 이는 앞으로 눈 밝은 후학들이 보완해 주기를 바랍니다.

불기 2555년 7월
박 호석

● 본문 속으로 : 불교에서 유래한 상용어편

각색(脚色)
①시나 소설 또는 실화(實話) 따위를 희곡이나 시나리오의 각본(脚本)으로 고쳐 쓰는 일. ②흥미나 강한 인상을 주기 위하여 실제로는 없었던 것을 보태어 사실처럼 꾸미는 것.
불교 ▽
각하색물(脚下色物)의 준말로, 특히 승려의 수행이력(修行履歷)을 기재한 문서를 지칭하는 말이었으나 지금은 거의 쓰지 않는다. 이 말은 옛날에 중국에서 관리(官吏)의 이력서를 가리키는 말로 처음 쓰였고, 뒤에는 승려의 수행이력을 기록한 문서를 가리키기도 하였다. 그리고 원(元)나라 이후에는 연극에서 배역과 분장을 뜻하는 용어가 되었다. 관리의 이력서나 승려의 수행이력을 필요에 따라 고치는 것처럼 극의 상황에 따라 분장과 배역을 바꾼다는 의미로 변한 말이 지금은 ‘대본을 고쳐 쓰거나 없는 사실을 보태어 사실인 것처럼 꾸미는 일’이라는 의미가 되었다.
- 본문 23-24쪽에서

감로(甘露)
①세상이 평화로울 때 하늘에서 내린다는 단 이슬. ②생물에게 이로운 이슬. ③여름철 단풍나무나 떡갈나무 따위의 나뭇잎에서 볼 수 있는 달콤한 맛의 액즙. 이것은 나뭇잎에 기생하는 진드기의 배설물이지만 그 맛이 달아서 감로라고 함.
불교 ▽
산스크리트어 암리타(amr.ta)의 번역. 암리타(amr.ta)는 죽지 않음, 즉 불사(不死)를 뜻하는데, 신들이 마시는 음료의 이름이기도 하다. 이 음료를 마시면 불로불사(不老不死)한다고 한다. 이 관념이 불교에 수용되어, 욕계(欲界) 육천(六天)의 두번째 하늘인 도리천(忉R利天)에 있는 달콤하고 신령스런 물을 뜻하게 되었다. 한 방울만 마셔도 온갖 괴로움이 사라지고, 살아 있는 사람은 오래 살 수 있고, 죽은 이는 좋은 곳으로 환생한다고 하여 불사주(不死酒)라고도 부른다. 이런 뜻에서 생사를 되풀이하는 윤회에서 벗어나게 하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비유하여 표현하는 말로도 쓰인다.
용례 ▽
감로문(甘露門) : 열반에 도달하는 문, 즉 부처님의 가르침을 말함.
감로미(甘露味) : 깨달음을 얻은 마음을 맛에 비유한 말.
감로법(甘露法) : 부처님의 가르침.
보충 ▽
욕계(欲界) : 끊임없이 윤회하는 욕계·색계·무색계로 이루어진 삼계(三界)의 하나. 지옥·아귀·축생·아수라·인간·천상 등의 중생계를 말함. 이 세계는 식욕(食欲)·수면욕(睡眠欲)·음욕(淫欲) 등 욕망이 지배하는 세계이다.
육천(六天) : 욕계(欲界)에 딸린 여섯 가지의 하늘. 육욕천(六欲天). 사왕천(四王天)·도리천(忉Y利天)·야마천(夜摩天)·도솔천(兜率天)·화락천(化樂天)·타화자재천(他化自在天). 인간세상보다 행복한 하늘의 세계.
- 본문 27-28쪽에서

사물(四物)
농악(農樂)에 쓰이는 네 가지 민속 타악기, 곧 꽹과리·징·북·장구를 말함.
* 이들 악기를 가지고 하는 놀이마당을 사물놀이라고 함.
불교 ▽
절에서 예불의식에 쓰는 법고(法鼓)·운판(雲板)·목어(木魚)·범종(梵鐘)의 네 가지 법구(法具)를 아울러 이르는 말이다. 또 절에서 의식을 거행할 때 반주로 쓰는 북·징·목탁·호적(胡笛, 피리의 일종)의 네 가지를 말하기도 한다.
일반에서 농악에 쓰는 사물인 꽹과리·북·징·장구도 불교의 사물에서 유래된 것으로, 북은 법고, 꽹과리는 운판, 장구는 목탁, 징은 범종을 변형한 것이다.
- 본문 231-232쪽에서

삭신
몸의 근육과 뼈마디, 즉 몸뚱이를 말함.
불교 ▽
색신(色身)이 변한 말이다. 색신은 빛깔과 형상이 있는 몸으로, 곧 육신(肉身)을 말한다. 여기서 색은 지수화풍(地水火風), 즉 물질을 의미한다.
용례 ▽
사대(四大)삭신 : 사대색신(四大色身), 즉 지(地)·수(水)·화(火)·풍(風)의 사대로 이루어진 육신(肉身)을 말함.
- 본문 236쪽에서

성당(聖堂)
성스러운 집이라는 의미로, 천주교에서는 교회당을, 유교에서는 공자(孔子)의 묘당을 가리키는 말.
불교 ▽
본래는 법당(法堂) 또는 불당(佛堂)을 가리키는 말이다. 그래서 성당이 사찰의 이름으로 쓰인 곳이 여럿 있다. 이를테면 충청남도 당진군 고대면 진관리, 충청남도 보령시 오서산, 충청남도 연기군 서면 쌍류리 등지에 성당사(聖堂寺)가 있었거나 현재도 있다.
- 본문 258쪽에서

시달림
괴롭힘을 당함, 또는 그 괴롭힘.
불교 ▽
산스크리트어 쉬타바나(śīta-vana)를 음사한 시다림(尸茶林)에서 나온 말이다. 옛날 인도 마가다국 왕사성 북문 밖에 있던 숲의 이름으로 한림(寒林)으로 번역한다. 이 숲은 죽은 사람의 시신을 버리거나 처리하였고, 또 죄인들을 그곳에 살게 하였다고 한다. 그래서 시다림 숲에 있는 것이 괴롭다는 의미에서 지금의 ‘시달림’, ‘시달리다’라는 말이 유래하였다. 그러나 절에서 쓰는 시다림(尸茶林)은 죽어가는 사람이나 죽은 이에게 하는 설법이나 염불을 말한다. 옛날 인도의 시다림 숲에서 하던 의식에서 유래된 말이다.
용례 ▽
시다림법사(尸茶林法師) : 시다림 설법이나 염불을 하는 승려.
- 본문 278쪽에서

유리(琉璃)
①규사(硅砂), 즉 석영과 탄산소다, 석회암을 섞어 높은 온도에서 녹인 다음 급격하게 냉각하여 만든 물질로 초자(硝子)라고도 함. ②거무스름한 푸른 빛을 띠는 보석의 일종.
불교 ▽
산스크리트어 바이두르야(vaid. ūya)을 폐유리(吠琉璃), 비루리(毘瑠璃) 또는 파려(玻?)라고 음사하는데, 이 말을 줄여서 ‘유리’라고 한다. 고대 인도에서는 칠보(七寶), 즉 일곱 가지 보배 중 하나로 친다. 육면체 또는 십이면체로 된 결정체로 푸른빛을 띠며, 중앙아시아의 바이칼 호 남쪽 연안이 산지로 알려져 있다. 빛을 받으면 휘황찬란한 광명을 보이기 때문에 부처님의 광명에 비유되는 보석으로 여긴다. 푸른 빛 외에 여러 가지 빛깔이 있는 것으로 보아 묘안석(猫眼石)의 일종으로 생각된다. 광물학적으로는 녹주석(綠柱石)이라고 한다.
용례 ▽
유리관음(琉璃觀音) : 삼십삼 관음의 하나로, 물 위에 뜬 연꽃을 타고 두 손으로 향로를 받든 모습의 관세음보살.
유리광여래(琉璃光如來) : 약사여래(藥師如來)의 별칭.
보충 ▽
칠보(七寶) : 고대 인도의 일곱 가지의 보석으로 불교 경전에 자주 등장하는데, 구체적인 내용은 경전마다 조금씩 다르다. 일반적으로는 금·은·유리·수정·산호·적진주·마노를 말하는데, 『법화경』에서는 금·은·유리·자거·마노·진주·매괴가 등장하고 『무량수경』에서는 금·은·유리·산호·호박·자거·마노가 등장하고, 『대지도론』에서는 금·은·비유리·파리·자거·마노·적진주를 말한다.
- 본문 323-324쪽에서

인간(人間)
①사람. ②인류. ③사람이 사는 세상. ④일정한 자격이나 품격을 갖춘 사람. ⑤사람의 됨됨이. ⑥마음에 마땅치 않은 사람을 얕잡아 부르는 말.

불교 ▽
산스크리트어 마누샤로카(manusya-loka)의 번역어이다. 마누샤(manusya)는 사람을 뜻하고, 로카(loka)는 세상을 뜻하기 때문에, 본래는 ‘사람’이 아니라 ‘사람이 사는 곳’, ‘사람이 사는 세상’을 의미한다. 그리고 인간(人間)은 육도(六途)의 하나로 윤회(輪廻) 과정에서 태어나는 여섯 가지 세상 가운데 사람의 세계를 말한다.
우리나라에서 인간이 ‘사람’의 의미로 쓰이기 시작한 것은 개화기부터인 것으로 보이며, 이는 일본인들의 번역을 답습한 때문이다. 이를테면 홍익인간(弘益人間)은 널리 세상을 이롭게 한다는 말이지 사람을 이롭게 한다는 뜻이 아니다. 물론 세상을 이롭게 하는 것이 결국 사람을 이롭게 하는 것일지언정 해석의 차이는 분명히 있다.
- 본문 342-343쪽에서

작가(作家)
문학이나 예술에서 대본을 쓰는 사람. 이를테면, 시나 소설, 연극이나 방송의 대본을 쓰거나, 그림이나 음악을 창작(創作)하는 사람을 지칭.
불교 ▽
이 말은 시나 글로써 선법(禪法)을 널리 알린 선승(禪僧)을 ‘작가’라고 부른 데서 유래하였다. 선종이 번성하던 중국 당나라 때 처음 쓰이기 시작하였으며, 처음에는 크게 깨달을 만한 근기가 있거나 크게 깨달은 사람을 가리키다가, 뒤에는 불도를 통달한 스승을 뜻하는 말이 되었다.
- 본문 362쪽에서

장로(長老)
어떠한 모임이나 조직에서 나이가 지긋하고 덕이 높은 사람을 높이어 부르는 말. 특히 기독교에서, 교회 운영에 대한 봉사와 교도를 맡아 보는 직분. 또는 그 사람.
불교 ▽
산스크리트어 아유스마트(āyusmat) 또는 스타비라(sthavira)를 의역한 말로, 존자(尊者)·구수(具壽)로 번역된다. 지혜와 덕행이 높고 나이가 많은 비구(比丘)를 통칭하는 말이다. 그리고 젊은 비구가 늙은 비구를 높여 부르거나 스승에 대한 존칭으로도 쓰인다.
장로의 호칭은 종파에 따라 차이가 있다. 선종(禪宗)에서는 주지(住持)를 가리키는 말이고, 율종(律宗)에서는 한 종파의 주관자를, 화엄종(華嚴宗)에서는 소임(所任)에서 퇴임한 고승(高僧)을 가리키는 말이다. 근래에는 장로가 오히려 기독교의 용어처럼 쓰이게 되면서, 본래 의미가 퇴색하였고, 불가에서는 ‘노장(老長)’이라고 한다.

용례 ▽
기년장로(耆年長老) : 교법에 정통하고 덕이 높은 스님.
- 본문 364-365쪽에서

천사(天使)
①기독교에서, 하느님의 사자(使者). ②마음씨가 곱고 어진 사람을 비유적으로 지칭하는 말.
불교 ▽
염마왕(閻魔王)의 사자로, 스스로의 인연으로 지은 업도(業道)에 따라 나타나 세상을 경책한다고 한다. 천사에는 중생의 늙음·병듦·죽음에 관여하는 삼천사와, 출생·늙음·병듦·죽음, 그리고 이 세상의 감옥을 관여하는 오천사가 있다.
보충 ▽
염마왕(閻魔王) : 산스크리트어 야마 라자(yama-rāja)의 번역으로, 야마(yama)를 염마라고 음역하고, 라자(rāja)를 왕으로 의역한 말이다. 염라왕(閻邏王)이라고도 한다. 사후세계를 관장하는 왕이다. 지옥세계의 시왕(十王) 가운데 하나이기도 한데, 이것은 중국의 도교(道敎)와 융합된 것이다.
- 본문 411쪽에서

천주(天主)
기독교에서는 하느님, 도교(道敎)에서 하늘나라의 신(神)인 상제(上帝)를 이르는 말.
불교 ▽
하늘 세계의 제왕을 가리킨다. 불교에서는 욕계(欲界)·색계(色界)·무색계(無色界)에 모두 열여섯 개의 하늘이 있는데, 이들 천계(天界)를 주재하는 왕을 천주라고 한다.
천주의 실제적인 용례는, 나라를 수호하는 미묘한 경전이라고 하여 고려와 신라에서 특별히 숭상되었던 『금광명최승왕경(金光明最勝王經)』의 「왕법심론(王法心論)」을 천주교법(天主敎法)이라고 한 것에서 볼 수 있다.
- 본문 412쪽에서

포대기
어린 아이를 업거나 덮어 줄 때 쓰는 작은 이불. 강보 (襁褓).
불교 ▽
포단(蒲團)이 변한 말이다. 포단은 부들과 같은 여러해살이풀을 엮어서 만든 일종의 자리나 방석(方席), 덮개 따위를 지칭하는 말이었다. 스님들이 참선할 때 깔고 앉는 방석을 가리킨다. 또한 절에서는
요나 이불도 포단이라고 부른다.
- 본문 434쪽에서

현관(玄關)
집 안으로 들어서는 입구의 문간(門間).
불교 ▽
선종(禪宗)에서, 깊고 오묘한 이치에 들어가는 관문(關門), 깊고 오묘한 도(道)에 들어가는 어귀, 이치나 도리가 헤아릴 수 없이 미묘한 뜻에 출입하는 관문이라는 뜻으로 쓴다. 이런 뜻으로 선사(禪寺)에서 방으로 들어가기 전의 작은 문을 ‘현관’으로 부른다. 일반의 현관은 여기에서 그 의미가 유래하였다.
용례 ▽
『현관장엄론(玄關莊嚴論)』: 현관이 깨달음을 향한 불교적 수행으로서 직관 또는 합일(合一)을 뜻함을 밝힌 논서(論書). 4세기경 인도의 마이트레야나타(Maitreyanātha)가 지음.
- 본문 445쪽에서


● 본문 속으로 : 불교에서 유래한 지명편


가섭(迦葉)
부처님의 십대제자 가운데 한 명인 마하가섭(摩訶迦葉)의 이름에서 유래한 지명.
*두타(頭陀) 제일의 제자로 부처님의 심인(心印)을 받았으며, 부처님 입멸 후 경전 결집을 주도하였다.

충청북도 음성군 음성읍의 가섭산(迦葉山)
강원도 인제군의 설악산 가섭봉(迦葉峰)
경기도 양평군의 용문산 가섭봉
- 본문 468-469쪽에서

마애(磨崖)
마애불(磨崖佛)에서 유래한 지명.
*마애는 바위나 암벽에 새긴 글자나 불상(佛像)을 가리킨다.

경상북도 안동시 풍산읍 마애리(麻厓里)
▷ 마애불과 함께 석조 비로자나불이 있으며, 한자로는 ‘麻厓’로 쓴다.
강원도 양양군 강현면 금풍리의 마애골
충청북도 제천시의 월악산 마애봉(磨崖峰)
- 본문 498쪽에서

화상(和尙)
덕이 높은 스님의 호칭에서 유래한 지명.

강원도 홍천군 내촌면 화상대리(和尙垈里)
▷ 화상대는 덕이 높은 스님이 수행한 장소로 추정되며, 부근에 절터가 있다.
강원도 양양군 현남면의 화상천(和尙川)
- 본문 609쪽에서

화엄(華嚴)
『화엄경(華嚴經)』에서 나온 지명.
*『화엄경(華嚴經)』은 부처님이 현상계 그대로가 참된 성품이 드러
난 세계임을 설한 경전이다.

울산광역시 울주군 청량면의 화엄산(華嚴山)
▷ 현재 도솔암(兜率庵)이 있다.
- 본문 609쪽에서

법흥사(法興寺)
강원도 영월군 수주면 법흥리
*신라 선덕여왕 때 자장(慈藏) 율사가 창건한 사찰이다.
경상북도 안동시 법흥동
*신라 때 창건된 사찰이 있었다고 하는데, 지금은 터만 남아 있다
- 본문 636쪽에서

보문사(普門寺)
경상북도 경주시 보문동
*예전에 보문사가 있었다고 한다.
경상북도 예천군 보문면
*보문면 수계리(首溪里) 학가산(鶴駕山)에 신라 문무왕 때 의상(義湘) 대사가 창건한 사찰이 있다.
서울특별시 성북구 보문동
*고려 예종 때 담진(曇眞) 국사가 창건한 사찰인데, 탑골[塔洞]에 있어서 ‘탑골승방’으로 알려진 비구니 사찰이 있다
- 본문 638쪽에서

성주사(聖住寺)
충청남도 보령시 성주면
*통일신라 때 구산선문(九山禪門) 가운데 하나였으며, 지금은 성주리(聖住里)에 절터와 탑과 비 따위의 유적이 남아 있다.
경상남도 창원시 성산구 성주동
*신라 흥덕왕 때 왜구를 물리친 무염(無染) 국사를 위해 세운 사찰이라고 한다. 성인이 머무는 사찰이라는 뜻으로 사찰의 이름을 성주사라고 하였다고 한다.
- 본문 648쪽에서

안흥사(安興寺)
경기도 동두천시 안흥동
*고려시대에 어떤 옹주의 넋을 달래기 위해 지은 사찰이 있었다고 한다.
경기도 이천시 안흥동
*안흥동과 갈산동의 경계에 있었던 신라 때 사찰로, 지금은 터만 남아 있다.
경상남도 거창군 남하면 둔마리의 안흥
*예전에 마을에 있었다는 사찰이다.
- 본문 653쪽에서

청량사(淸凉寺)
서울특별시 동대문구 청량리동
*신라 말엽에 창건된 사찰로 원래는 홍릉 영휘원 자리에 있던 것을 대한제국 때인 1897년 명성황후를 홍릉에 초장하면서 지금의 자리로 옮겼다.
전라북도 무주군 설천면 청량리
*예전에 청량산(淸凉山)에 있었다는 사찰이다.
- 본문 671쪽에서
상세소개 위로

인간은 언어로 원활한 의사소통이 가능하기 때문에 사회를 구성할 수 있고, 문자를 사용하여 자신의 생각을 기록할 수 있기 때문에 한 세대가 축적한 다양한 유산을 다음 세대로 전승할 수 있다. 그러한 전승을 통해서 각 집단마다 다양한 문화를 창조하게 된다.
우리가 일상 사용하는 말과 글은 곧 문화를 담아 전하는 중요한 그릇이다. 그렇기 때문에 조상이 물려준 이 말과 글의 유산 속에서 선조가 살아온 모습과 함께 의식구조, 문화형성 과정, 풍속, 가치관과 같은 정신문화를 엿볼 수 있다. 이러한 일은 생물처럼 태어나고 변화하다가 사라지는 말의 역사와 어원을 탐구하는 것으로 가능하다. 우리가 사용하는 말의 어원을 캐는 일은 바로 민족문화의 저변을 탐구하는 일이다.

조상들의 삶과 역사, 문화를 담고 있는 우리말과 지명에 담긴 불교문화,
630여 개의 상용어와 540여 개의 지명을 통해 만나다

1,600여 년 전 불교는 외부에서 들어온 낯선 종교였지만, 오랜 세월 한민족과 함께 하면서 우리의 사상 및 풍속과 하나가 되어 한민족의 삶과 문화를 풍부하고 윤택하게 하는 큰 물줄기가 된 지 오래다. 불교의 겉모습은 종교이지만, 그 속내는 이미 송두리째 한민족이다. 1,600여 년 유구한 흐름 속에서 불교의 지혜는 당연히 사상과 정서, 일상의 삶에도 영향을 끼쳐서 일상의 언어를 통해서도 표출되었다. 21세기 디지털문명의 시대를 사는 우리들이 무심코 사용하는 말, 상용어의 유래나 뜻이 불교에서 시작한 경우가 많다. 그만큼 우리 민족과 하나가 되고, 문화의 큰 맥을 형성하였기 때문이다. 그 증거를 이 책이 제시하고 있다. 우리가 일상에서 사용하는 생활용어와 땅의 이름, 즉 지명(地名)에서 불교에 뿌리를 두거나 영향을 받은 어휘를 통해서 우리 삶 속에 면면히 이어온 불교문화를 피부로 느낄 수 있다.

4년 여의 노력, 과학자의 정밀함과 치밀함에 불교학자와 국어학자의 감수를 더하다.
어휘의 일반적 의미와 불교적 의미를 함께 비교·분석하며 사전식으로 정리

이 책 ≪불교에서 유래한 상용어·지명 사전≫은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상용어와 지명 가운데 불교에 뿌리를 두는 어휘들만 가려뽑아서 사전식으로 정리하였다. 이 책에서 <불교에서 유래한 상용어>편은 자연과학도인 편저자 박호석 박사의 정밀함과 치밀함에 더하여, 평생을 불교학에 몸 담은 불교학자와 아직도 책을 집필하면서 활동하고 있는 국어학자의 엄정한 감수를 거쳐서 탄생한 부분이다.

우리가 사는 터전의 이름, 지명(地名)
- 가장 오래된 상용어이자 지켜야 할 정신적 문화유산

지명은 친근하고 소박한 생활어의 하나로 가장 오래된 말이면서 긴 세월 동안 변화를 거부해 온 귀중한 유산의 한 부분이다. 또한 역사적으로 지명은 한 지역의 생활상을 나타내는 특징이나 지리적, 역사적, 민속학적 특성에 의해 명명(命名)되어 왔기 때문에 오랜 역사의 흔적이 그대로 반영되어 있고 지질과 산업, 풍수지리 등의 지리학적 특성, 유적, 제도와 신앙, 인물 등 한 시대의 역사와 문화가 숨 쉬고 있는 정신적 문화유산이다. 그래서 지명은 해당 지역사회의 역사와 문화 그 자체이며, 그 지역의 정체성이기도 하다. 한 나라의 이름과 지명을 그 민족의 혼(魂)이라고 하는 이유가 바로 이것다.
일제강점기에 일제가 우리 땅을 식민지화하면서 창씨개명을 통해 백성의 성과 이름을 일본식으로 바꾼 것은 널리 알려졌다. 이와 더불어 일제는 우리 고유의 지명을 해체하고 일본식 지명으로 변조한 곳이 수없이 많았다. 이것이 모두 우리 민족의 혼을 말살하기 위한 정책의 하나였음은 자명한 일이다.

사라져가는 지명과 함께 사라져가는 지역의 역사와 정체성

이렇듯, 지명은 소중하게 지켜야 할 민족문화 유산의 체험적 근거지만, 그 가치를 제대로 인식하는 이는 드물다. 게다가 급격한 산업화에 따른 도시 개발과 행정의 난맥으로 고유한 지명을 배제하고 행정편의에 따른 이름을 짓는 실수를 범하기도 하였다. 새로 시행할 예정인 도로명 주소 제도도 역시 전래되어 온 유서 깊은 지명을 말살하는 예가 많다. 이와 같은 일이 계속된다면 우리는 지역의 역사와 정체성을 지명을 통해 찾지 못하는 잘못을 범하게 될지도 모른다. 지명에 대한 관심과 이해가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런 이유로 편저자는 4년 여의 시간 동안 지명 속에 살아 숨쉬는 역사와 문화를 찾게 되었다. 지리학을 전공한 학자는 아니지만, 현대 학문을 연찬한 경험으로 지명 속에 녹아 있는 정신문화 가운데 특히 불교사 및 불교문화와 관련된 영향과 흔적을 조사·정리하여 우리 고유 지명의 중요성과 의미를 일깨우고자 노력하였다. <불교에서 유래한 지명>은 불교 용어와 관련된 지명과 사찰의 이름과 관련된 지명으로 크게 나누어 조사하였다. 여러 종류의 자료를 뒤져서 사례별로 나누고 그 근거를 찾는 일은 누가 하더라도 고단하고 지난한 작업이다. 그러나 편저자는 사라지는 고유의 문화유산을 지켜내겠다는 결심 하나로 부단한 노력을 기울였다. 지리학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원고에 부족한 점이 있을 수밖에 없지만, 이 자료가 많은 연구와 조사가 진행되도록 하는 촉매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책으로 엮어내게 되었다.
책속으로 위로
● 감수의 글

생활 속에 스며든 불교문화를 찾는 일은 소중한 작업입니다. 그리고 이를 찾아내어 정리하고 집필한 이가 불교학이나 국어학자가 아니라 자연과학을 전공한 전직 교수라는 점이 더욱 뿌듯합니다. 그래서 감수에 앞서 저자의 그간의 노력과 열정 그리고 그동안 누구도 하지 않았던 일을 해준 점에 감사하는 마음이 앞섭니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원고를 검토하는 일을 소홀히 할 수 없었습니다. 다만 감수 과정에서 선정된 어휘가 불교용어인지, 그 용어의 정의가 불교학적으로 합당한 표현인지 살펴보고 수정하는 것과 윤문에 중점을 두었습니다.
불교용어의 경우, 이미 그 출전이 잘 정리되어 있기 때문에 어원을 살피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그러나 선정된 어휘가 모두 불교에서 먼저 사용했느냐 아니냐의 문제는 판단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자 역시 이 문제에 대해서는 불교경전이 도입된 시기를 유추하는 것으로 대신하고 상용어가 불교용어가 분명한 어휘로 한정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쓰는 일상의 말과 지명 가운데에 불교적 뿌리를 두고 있는 어휘를 사전식으로 정리한 이 책은 불교, 국어, 민속 분야의 귀중한 자료로서 크게 활용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그리고 아직 발굴되지 않은 많은 불교어휘나 지명이 이 책의 출간과 함께 세상에 드러나게 되기를 기대합니다.

금강대학교 총장 정병조
● 감수의 글

감수란 책의 저술이나 편찬 따위를 지도하고 감독한다는 뜻이다. 《불교에서 유래한 상용어?지명 사전》을 감수하려면 세 가지 요건을 갖추어야 합니다. 그 요건이 이 사전 이름에 잘 나타나 있습니다. 불교와 관련된 인사, 불교 연구자, 문장 기술의 전문가라야 이 사전의 감수자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나는 이 사전 감수 적임자가 못됩니다. 불교와 먼 사람이고, 불교를 연구한 적이 없으며, 겨우 글쓰기 연구의 끝자락을 차지하는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저자 박호석 박사가 굳이 나를 끌어들이려는 의도는 분명해 보입니다. 자연과학을 전공한 그가 최근에 내 《글쓰기 원리 탐구》를 읽고 느낀 바 있어서이겠습니다.
지식인은 지식으로 소통하고 구조로 공감합니다. 박 교수는 2001년에 《한국의 농기구》를 펴낸 바 있습니다. 자연학문의 견고성을 이 책에서 읽은 나는 그의 옹골찬 문장과 튼실한 구조에 공감하였습니다. 그가 두툼한 《불교에서 유래한 상용어·지명 사전》 원고를 필자에게 넘겨 줄 때 선뜻 받아들인 까닭은 그의 봉사하는 삶과 학문적인 열의와 수행의 태도에 공감하였기 때문입니다. 날마다 쓰이는 불교어 사전을 내는 작업은 이중의 부담을 떠안는 일입니다. 우리가 쓰는 말에서 불교어를 찾아내는 일이 쉽지 않거니와 찾아낸 불교어를 요즘 사람이 알기 쉽게 풀이하는 일이 더 어려워서입니다. 그럼에도 박호석 박사는 여러 해에 걸쳐 이 작업에 몰두하여 일상의 불교어를 찾아 분류하였고, 이들의 어원과 맥락, 의미와 기능을 쉬운 문체로 설명하였습니다.
사전은 개념을 분명히 하여 소통을 돕는 언어 도구입니다. 불교어를 쉽게 풀이하여 소통을 도우려면 정의의 방식에 기대야 합니다. 그런데 정의의 방식은 간단하지 않습니다. 불교와 관련된 단어를 관례적 용법의 특징을 어느 정도 드러내는 일, 다소 모호한 낱말을 더욱 명확하게 만드는 일, 외연이 아주 분명한 낱말의 내포적 정의를 마련하는 일, 이론적으로 아주 중요하고 유용한 낱말을 만드는 일을 목적으로 삼고, 다각적으로 진행해야 하기 때문입니다(《논리학》, W.C. 새먼, 곽강제 역, 2008. 318~319쪽).
그래서 나는 감수 관점을 세 층위로 잡았습니다. 첫째 불교어 정의를 충실히 하였습니다. 둘째 문체를 현대화하였습니다. 셋째 알기 쉽게 풀이하였습니다. 그래서 간명한 정의 양식에 따랐고, ‘-에 있어서’, ‘의해서, 인해서, 접해서, 통해서’ 따위의 외래적 표현을 극복하면서 문장부호 사용의 정확성까지 살폈습니다. 그리고 저자의 의도를 살리고자 유창성을 드러내었습니다.
《불교에서 유래한 상용어·지명 사전》은 누구나 외연을 잘 알고 있는 불교어에 대하여 내포적 정의를 마련함으로써 사전의 구실을 잘 살렸습니다. 이런 의도를 살리고자 설명 방식을 논증 구조로 짰습니다. 그래서 불교어 이해로 신앙과 문화를 논리화하도록 풀이하는 데 초점을 맞추었습니다. 이 사전의 보급으로 불자의 설득 언어가 논증 언어로 거듭나기를 바랍니다.

공주교육대학교 명예교수 최명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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