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방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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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방일기
  • 지허 스님
  • 승인 2010.11.25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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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양장본 | 116쪽 | 210*148mm (A5) | 151g | ISBN(13) : 9788974795863

 

선방일기
저작·역자 지허 스님, 정가 11,000원
출간일 2010-11-22 분야 수행
책정보 반양장본 | 116쪽 | 210*148mm (A5) | 151g | ISBN(13) : 97889747958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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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위로
1973년 [신동아]에 처음 연재되었던 글들을 추려 책으로 낸 것이 <선방일기>이다. 모두 23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되어 있으며 종교나 연령을 초월한 수많은 사람들의 서재에 잊히지 않는 책으로 남아 있다. <선방일기>는 이미 1993년과 2000년 각각 단행본으로 출판된 적이 있다. 이번 개정판에는 독자들이 좀 더 선방의 분위기를 쉽게 접할 수 있도록 당시 선방 모습을 고증한 23컷의 일러스트가 추가되었다.

담백한 문장으로 수행 이면의 이야기들을 살갑게 풀어놓고 있다. 결핵에 신음하던 스님이 바랑을 챙기자 자신이 가지고 있던 내복을 그 스님의 바랑에 챙겨주며 가슴 아파하는 수행자의 모습, 수행에서 낙오해 뒷방에서 부표처럼 떠도는 수행자의 모습, 모든 욕구를 떠난 곳으로 가고자 하는 수행자들이 식욕을 견디지 못해 바둥대는 모습 등 선방의 이면사까지 잔잔히 풀어내 읽는 맛과 함께 감동을 전해준다.
저자소개 위로
지허 스님 지음
1957~1958년 사이 출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구전에 의하면 서울대를 졸업하고 탄허 스님 문하로 출가했다고 한다. 1962년~1963년 사이 1년간 강원도 정선 정암사에서 20여리 떨어진 토굴에서 수행했고 이때의 기록이 <대한불교>에 연재된 적이 있다. 1975년 입적했다는 진술이 있으나 확실치 않다.

견동한 그림
1978년 경기 평택에서 출생했다. 대학에서는 만화를 전공했다.
<2008 불교 디지털콘텐츠 공모전>에서 장려상을 수상했다. 국민은행 홈페이지, 서울시의회보 등에 일러스트 작업을 진행했다. 현재는 각종 단행본과 참고서의 표지 및 내지에 일러스트와 만화를 그리는 작업을 하고 있다.
목차 위로
책을 펴내며
상원사행(上院寺行) / 10월 1일
김장 울력 / 10월 2일
산사의 겨울채비 / 10월 5일
결제(結制) / 10월 14일
소임 / 10월 15일
선방(禪房)의 생태(生態) / 10월 20일
선객의 운명 / 10월 25일
포살 / 10월 30일
선방의 풍속 / 11월 3일
유물과 유심의 논쟁 / 11월 7일
본능(本能)과 선객(禪客) / 11월 15일
‘올깨끼’ 와 ‘늦깨끼’ / 11월 20일
식욕(食欲)의 배리(背理) / 11월 23일
화두 / 11월 25일
병든 스님 / 11월 28일
용맹정진 / 12월 1일
마음의 병이 깊이 든 스님 / 12월 10일
별식(別食)의 막간 / 12월 15일
세모 / 12월 31일
선객의 고독 / 1월 1일
스님의 위선(僞善) / 1월 3일
열반에 이르는 길 / 1월14일
해제(解制) 그리고 회자정리(會者定離) / 1월15일
상세소개 위로
법정스님의 수필과 함께 30년 넘게 불교계 최대 베스트셀러 자리를 지켜온 <선방일기>
당시 선방의 모습을 고증한 23컷의 일러스트와 함께 세 번째 외출

『선방일기』는 1973년 <신동아>에 처음 연재되었던 글이다. 모두 23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된 『선방일기』는 때로는 담백하게 때로는 치열하게 전개되며 철저히 고독한 존재일 수밖에 없는 선승(禪僧)의 존재감과 눈물나게 인간적인 수행자의 두 모습을 잘 묘사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덕분에 『선방일기』는 종교나 연령을 초월한 수많은 사람들의 서재에 잊히지 않는 책으로 남아 있다. 장익 주교에게 『선방일기』를 선물 받은 이해인 수녀는 “매우 솔직담백하면서도 구도자의 깊은 사색과 예리한 성찰이 돋보이는 수행일기를 읽고 나니 시원한 바람 한 줄기가 내면을 흔들어 깨우는 느낌이다.”이라고 털어놓았고, 전 법무부장관이었던 강금실 씨는 “항상 곁에 두고 있는 한 권의 책”이라고 추켜세웠다.
하지만 이 글을 쓴 지허 스님이라는 분의 행적은 묘연하다. 서울대를 졸업한 후 근대 고승인 탄허스님 문하로 출가해 수행했다는 얘기가 떠돌지만 스님의 행적만큼 과거의 이야기도 바람과 함께 세상 밖으로 날아가 버렸다.

선방일기는 이미 1993년과 2000년 각각 단행본으로 출판된 적이 있다. 1993년에는 비매품으로 5천부가 인쇄되어 배포되었는데 인기가 높아 복사본이 돌아다녔었다. 2000년 출간되었을 때는 수만 부가 팔린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출판사 사정으로 2000년 이후 『선방일기』는 사실상 절판상태였다. 그 인기로 인해 심지어 중고책방에서조차 이 책을 찾을 수 있는 방법도 없었다. 하지만 출판사들은 저작권 문제 등으로 출간 작업은 계속 난항을 거듭했다.
그러던 와중에 한국불교종단협의회에서 한국불교를 해외에 홍보할 수 있는 글을 찾던 중 『선방일기』를 발굴해 영문판과 중문판 제작을 진행했으며 동시에 한국저작권위원회의 법정허락 제도(공탁)를 거쳐 저작권 문제를 해결한 상태에서 국문판을 동시에 세상에 내놓게 된 것이다.
특히 이번 발간에는 독자들이 좀 더 선방의 분위기를 쉽게 접할 수 있도록 당시 선방 모습을 고증한 23컷의 일러스트가 추가되어 있다.

이른봄 눈처럼 하얗고 한겨울 비처럼 시린 선승의 수행일기

『선방일기』는 저자가 오대산 상원사 선방에서 동안거를 난 이야기다. 안거란 선원에서 수행자들이 산문 밖 출입을 일절 삼가고 참선 수행하는 것을 말한다. 한국에서는 여름과 겨울 각각 3개월씩 안거가 진행된다. 한국의 대표적인 종단인 조계종에서는 매 철마다 100여 개의 선원에서 2000여명의 선승들이 안거를 든다.
안거가 시작되면 모든 선원 대중들은 새벽 3시에 일어나서 죽비를 신호로 간단히 3배의 예를 올린 뒤 화두들 들고 선(禪)에 들어간다. 선원에서는 때맞춰 음식을 드는 공양(供養) 시간과 함께 노동하는 운력(運力) 시간, 그리고 선원 주변을 걸으면서 선에 드는 포행 시간 외에는 각 선원의 청규에 따라 저녁 9시나 10시 또는 11시까지 좌선한 채 화두삼매에 여념이 없다.
『선방일기』는 이런 스님들의 일상을 치열하게 묘사한다. 하지만 『선방일기』의 매력은 여기에만 있지 않다. 담백한 문장으로 수행 이면의 이야기들을 살갑게 풀어놓고 있기 때문이다. 결핵에 신음하던 스님이 바랑을 챙기자 자신이 가지고 있던 내복을 그 스님의 바랑에 챙겨주며 가슴 아파하는 수행자의 모습, 수행에서 낙오해 뒷방에서 부표처럼 떠도는 수행자의 모습, 모든 욕구를 떠난 곳으로 가고자 하는 수행자들이 식욕을 견디지 못해 바둥대는 모습 등 선방의 이면사까지 잔잔히 풀어내 읽는 맛과 함께 감동을 전해준다.

올겨울(음력 10월 15일/양력 11월 20일)에도 어김없이 동안거가 시작되었다. 선방에서 한 철 나는 게 얼마나 대단한 거냐고 물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깨달을 수 있다는 철저한 믿음 그리고 죽음까지 각오한 결심이 없다면 한 철 나는 게 생각만큼 녹록치 않다.
믿음과 결심! 이 두 가지는 수행자에게만 필요한 덕목이 아니다. 오늘을 힘차게 사는 모든 이에게 절실한 두 가지이기도 하다. 그런 연유로 사람들은 뭔가 결심이 필요하거나 확신이 필요할 때마다 『선방일기』를 들춰본다.
종교나 연령을 떠나 새해에 누구에게나 일독을 권하고 싶은 책이다.

* 안거란

안거란 선원에서 수행자들이 산문 밖 출입 일절 삼가고 참선 수행하는 것을 말한다. 이 안거는 우기를 뜻하는 산스크리트어 바르사(varsa)에서 나온 말이다. 안거제도는 부처님 당시부터 생겨났다. 인도에는 우기가 되면 비가 많이 오는 까닭에 수행자들이 폭풍을 만나 다칠 수 있고, 또 숲속이나 들판을 걸어 다니다가 벌레들을 무심코 살상하는 일이 생겨났다. 그래서 부처님께서는 수행자들에게 이르기를 “그대들은 여름 석달 동안 안거에 들도록 하라”고 분부했다. 이렇게 해서 하안거(夏安居) 제도가 생겨났다. 안거 때가 되면 수행자들은 사찰 밖으로 출입을 하지 않고 수행에만 몰두했던 것이다.
이렇게 여름에만 실시되었던 안거 제도가 사시사철의 변화가 뚜렷한 중국에 와서 겨울에도 실시되었는데, 이를 동안거(冬安居)라 한다.
하안거는 음력 4월 15일부터 백중날인 7월 15일까지 3달 동안 여름에 진행되고 동안거는 음력 10월 15일부터 다음에 1월 15일까지 겨울 동안 진행된다.
안거가 시작되면 모든 선원 대중들은 새벽 3시부터 참선에 든다. 공양(供養, 식사) 시간 노동하는 운력(運力) 시간, 그리고 선원 주변을 걸으면서 선에 드는 포행 시간 외에는 9시나 10시 또는 11시까지 좌선한 채 참선을 한다. 때가 되면 며칠씩 잠을 자지 않고 하는 용맹정진이 진행되기도 한다.

나를 흔들어 깨우는 '선방 일기'
- 이해인(수녀)

2003년 12월 12일 <동아일보>

‘오후에 바람이 일더니 해질 녘부터는 눈발이 날렸다. 첫눈이어서 정감이 다사롭다. 오늘도 선객(禪客)이 여러 분 당도했다…어둠이 깃드니 무척이나 허전하다. 세속적인 기분이 아직도 소멸되지 않고 잠재되어 있다가 불쑥 고개를 치민다. 이럴 때마다 유일한 방법은 화두에 충실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선객은 모름지기 고독해야 한다. 왜냐하면 자기 자신과 싸워야 한다는 것, 그 자체만도 벅찬 일이기 때문이다…누구보다 비정하기에 다정다감할 수도 있다. 누구보다도 진실로 이타적이기 위해서는 진실로 이기적이어야 할 뿐이다. 모순의 극한에는 조화가 있기 때문일까.’

김장 울력(스님들이 함께하는 공동작업), 결제, 선방의 생태, 선객의 운명, 본능과 선객, 용맹정진, 별식의 막간, 열반에 이르는 길 등 23개의 주제로 수행자의 일과를 적은 지허 스님의 ‘선방일기’는 내가 강원 춘천에 갔을 때 장익 주교님으로부터 선물받은 소책자인데 언제 읽어도 감칠맛이 있다.

1973년 ‘신동아’ 논픽션 당선작이기도 했던 것을 내용이 하도 좋아 단행본으로 엮었다고 한다.

‘그믐이다. 삭발하고 목욕하는 날이다… 날카롭게 번쩍이는 삭도가 두개골을 종횡으로 누비는 것을 볼 때는 섬뜩하기도 하지만 머리카락이 쓱쓱 밀려 내릴 때는 시원하고 상쾌하다. 바라보는 것과 느끼는 것의 차이 때문이다.’

‘오후 1시가 되자 시간표에 의해 동안거(冬安居)의 첫 입선(入禪)을 알리는 죽비소리가 큰 방을 울렸다. 각기 벽을 향해 결가부좌를 취했다. 고요했다. 숨소리마저 들리지 않았다. 이 삼동에 견성하겠다는 소이에서일까. 그 외양은 문자 그대로 면벽불(面壁佛)처럼 미동도 없다. 그러나 그 내양은 어떠할까. 인간의 복수심과 승리욕은 밖에서보다 자기 안에서 더욱 가증스럽고 잔혹하다.’

매우 솔직담백하면서도 구도자의 깊은 사색과 예리한 성찰이 돋보이는 수행일기를 읽고 나니 시원한 바람 한 줄기가 내면을 흔들어 깨우는 느낌이다. 꼭 불자가 아니라도 이 책을 새겨 읽고 우리 모두 각자의 삶의 도량에서 청정한 눈빛을 잃지 않도록 매일의 ‘선방일기’를 써 보면 어떨까.
 
책속으로 위로
결핵에 신음하던 스님이 바랑을 챙겼다. 몸이 약하지만 그래도 꿋꿋이 선방에서 배기던 스님이다. 어제저녁부터 각혈이 시작되었다. 부득이 떠나야만 한다. 결핵은 전염병이고 선방은 대중처소이기 때문이다.
각혈을 하면서도 표정에서 미소를 지우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무척이나 인상적이다. 동진출가(童眞出家)한 40대의 스님이어서 의지할 곳이 없다. 어디로 가야할지 알 수 없다면서도 절망이나 고뇌를 보여주지 않는다. 조용한 체념뿐이다.
뒷방 조실스님의 제의로 모금(募金)이 행해졌다. 선객들에게 무슨 돈이 있겠는가. 결핵과 함께 떠나는 스님이 평소에 대중에게 보여준 인상이 극히 좋아서 대중스님들은 바랑 속을 뒤지고 호주머니를 털어 비상금을 몽땅 내놓았다. 모으니 9,850원이다. 사중(寺中)에서 오천 원을 내놓았고 시계를 차고 있던 스님 두 분이 시계를 풀어 놓았다. 나는 마침 내복이 여벌이 있어서 떠나는 스님의 바랑 속에 넣어 주었다. 결핵요양소로 가기에는 너무 적은 돈이며, 장기치료를 요하는 병인데 병원에 입원할 수도 없는 돈이다. 응급치료나 받을 수밖에 없는 돈이다. 모금해 준 성의에는 감사하고 공부하는 분위기에는 죄송스러워 용서를 바랄 뿐이라면서 바랑을 걸머졌다.
눈 속에 트인 외가닥 길을 따라 콜록거리면서 떠나갔다. 그 길은 마치 세월 같은 길이어서 다시 돌아옴이 없는 길 같기도 하고 명부(冥府)의 길로 통하는 길 같기도 하다. 인생하처래 인생하처거(人生何處來 人生何處去)가 무척이나 처연하고 애절하게 느껴짐은 나의 중생심 때문이겠다. 나도 저 길을 걷지 않으리라는 보장은 없다.


「병든 스님」 중
선객은 모름지기 ‘삼부족 (三不足)’을 운명처럼 받아들여야 하는 것이 불문율로 되어 있다. 식부족 (食不足), 의부족(衣不足), 수부족(睡不足)이 바로 그것이다.
인간의 추태는 갖가지 욕망의 추구에서 비롯되는데 욕망에서 해방은 되지 못했으나 외면만이라도 하고 있다는 것 때문에 세속의 70 노파가 산문(山門)의 홍안납자(紅顔衲子)에게 먼저 합장하고 고개 숙이는가 보다.
그러나 잘 따지고 보면 납자는 철저하게 욕망의 포로가 되어 전전긍긍한다. 세속인들이야 감히 엄두도 못 낼 뿐더러 생사문제까지 의탁해 버린 부처가 되겠다는 대욕(大欲)에 사로잡혀 심산유곡을 배회하면서, 면벽불(面劈佛)이 되어 스스로가 정신과 육체에서 고혈(膏血)을 착취하는 고행을 자행하는 것이다.


「선객의 운명」 중
언론사 서평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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