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소리
원래 종교라는 말은 선서 (禪書) 인 『종경록 (宗鏡錄)』 속에 나오는 말이다.
서양에서 신과 인간의 관계를 맺는다는 릴리전 (Religeon) 이라는 말이 들어왔을 때에 불전에 나오는 이 말로 대치한 것이다. 하지만 종교라는 말은 2개의 문자로 되어 있어 불교에서의 종과 교의 의미는 서로 다르다. 종 (宗) 이란 피안에 있는 것, 즉 말로써는 표현할 수 없는 것이고 교 (敎) 란 가르침을 뜻하는 것이다. 표현할 수 없는 피안의 진리를 가르친다는 것이 종교의 참뜻이다.
맑은 하늘에 뜬 둥근 달에 비유한다면 그 달이 종 (宗)이 되고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이 교 (敎)가 되는 셈이다. 그러나 달은 하나지만 손가락은 무수히 많다.
종은 인간의 사유의 세계를 초월한 저쪽에 있고 그것은 이치보다는 신심 (信心)에 의해 일어나는 것으로 넓은 의미로는 도 (道)와도 통하기 때문에 불교에서는 불도 (佛道)라는 말도 쓴다. 서양에서는 종교라고 하면 어디까지나 교리를 통하여 인간을 속박하는 교주주의가 중심이 되나 불교의 가르침은 이와는 다르다. 즉 가르침이라는 것은 뗏목을 타고 강을 건너는 것과 같다. 일단 강을 건너게 되면 뗏목은 버려야 한다. 이것이 방편 (方便)인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불교에서는 기독교에서 볼 수 있었던 마녀재판, 이단 심문, 종교전쟁과 같은 잔인한 행위가 신의 이름 아래 정당화되어 온 일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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