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비(卽非)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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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비(卽非) 2
  • 관리자
  • 승인 2007.01.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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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타 스님의 생활 속의 수행 이야기
장승, 사진 자인운

전전달에 금강경의 즉비(卽非)를 주제로 하는 명상을 하였습니다. 이번 달에도 거듭 즉비를 명상 주제로 삼아볼까 합니다. 금강경은 우리 불교, 특히 선불교의 소의경전일 정도로 비중이 있는 경전입니다. 성불(成佛)의 조건은 ‘온 중생을 제도하리라’하는 발원을 하는 것이라는 점, 육바라밀 등의 중생제도의 행위를 하되 상(相: 我相·人相·衆生相·壽者相)이 없어야 한다는 것이 금강경의 요체입니다. 이때 어떻게 상(相)이 없이 행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이 중대한 문제입니다. 이 문제에 대한 답의 하나가 즉비(卽非)입니다.

중생의 인생이란 식(識: 의식)이 근(根)을 통해 경(境)을 마주치는 것 ‘촉(觸)’을 기초로 해서 일파만파 분별-시비-집착 등의 복잡다단한 의식활동을 하는 과정입니다. 즉(卽)하자마자, 곧 촉(觸)하자마자 ‘분별-시비-집착’ 하는 것을 상(相)에 떨어졌다 하는 것입니다. 상에 떨어지면 현실적으로 바로 고통이 수반되며 나아가 상은 다음 생을 불러오는 씨앗이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금강경은 즉비라는 처방전으로 상의 흔적을 남기지 않게 합니다.

촉하자마자 삶의 편의상 일단 이름을 붙일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이름을 붙인다는 것은 이미 분별이어서 벌써 상(相)의 시작입니다. 편의상 이름은 붙여야 하는데 이미 상에 떨어짐이라! 이 기막힌 모순을 묘하게 극복해내지 않으면 안 되겠지요? 그 묘책이 즉비인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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