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의 때 , 마음의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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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의 때 , 마음의 때
  • 관리자
  • 승인 2007.07.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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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불교강좌

 많은 경전과 법문을 통해서 불교를 알게 되고 또 많은 것을 얻어 슬기로운 삶의 지혜로 삼는다. 그러나 청소년들에게 한문 경전과 대승 경전이 매우 난삽하고 부담이 되어 그 진의를 깨닫기가 어렵다. 이에, 이른바 초기경전이라 일컫는 아함경에 있는 짤막한 세존의 법문을 통해 현실과 현대인의 갈등을 관조해보고자 한다. 문답형식의 게송 가운데 번개처럼 스치는 인정과 지혜가 있다.

 아무리 태생이 천해도…

 세존께서 코사국의 수다리카강 가에 머물고 계시던 어느날, 한 부라만이 강 가에서 불을 피워놓고 제를 지냈습니다. 제를 마치고 난 그는 음식물을 공양할 덕 높은 부라만을 찾다가 세존이 계신 옆을 지나게 되었습니다. 세존은 부라만이 다가오는 기척을 들으시고 머리를 덮었던 옷을 걷으시자 이 부라만은 『어, 이 사람은 머리를 깎았네. 부라만이 아니군.』하고 지나치려다 그는 다시 속으로 생각하기를 「부라만 중에도 머리를 깎은 사람이 있으니까… 가서 태생이 무엇인지 물어 보아야겠다. 」하고 다시 세존앞으로 다가가서

『존자는 어느 계층의 태생이시오?』하고 물었습니다. 세존께서는

『태생을 묻지 마시오.

다만 행위를 물으시오.

아주 작은 나무토막이라도

비비고 또 비비면 불이 나듯이

천하고 낮은 태생에서도

숭고한 「무니 (Muni) 」가 나는 것

지혜로우며 수치를 알고

꾸준히 전진하여 마음을 닦아

지혜의 궁극에 이르러

큰 밝음을 끝까지 이룬

맑고 깨끗한 성인이니

마땅히 공양 받을 사람에게

그대는 공양하는 것이오』.

 하고 대답하시니 그 부라만은 크게 기뻐하며 게송으로 아뢰었읍니다.

『내 오늘 이 좋은 날에

복을 구하여 제를 지냈더니

마침 큰 성인 뵈었네.』 

 옛적 인도의 종교의식 중에는 강물에 몸을 씻는다던가 불을 피워놓고 신에게 복을 비는 관습이 있었습니다. 그런 종교의식은 지금까지 전해져서 갠지즈강물에 몸을 담그고 기도하는 인도의 풍물 사진을 흔히 볼 수 있습니다. 이 부라만도 불을 피워 놓고 제사를 지내고 그 음식물을 바칠 덕 높은 사람을 찾아 나섰다가 세존을 뵙게 된 것입니다. 이 경 가운데 「머리를 덮었던 옷을 걷으시니」하는 구절이 있습니다. 한문 경전에는 <世尊削 髮 未久>라고 했습니다. 즉 세존께서 머리를 깎은 지 얼마 안되었을 때라고 한 것으로, 부처가 되신 지 얼마 안되었을 때의 이야기입니다.

 세존께서는, 아무리 작고 보잘 것 없는 나무토막이라도 몹시 부비면 불이 일어나듯이, 아무리 태생이 천해도 그 몸과 마음을 지극하게 닦으면 무니 (Muni)가 된다고 하시었습니다. 무니란, 집을 떠나<出家> 마음을 닦고 도를 배우는 사람 또는 이룬 사람을 일컫는 존칭입니다. 그래서 세존을 석가족(族)의 성인이라는 뜻으로 「석가무니」라고 하는 것입니다. 당시 인도 사람들은 부라만계급의 사람들만이 신과 통할 수 있고 부라만을 통해야만 신으로부터 복도 받고 명<壽 命>도 받고 또 구원을 받는다고 믿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부라만들은 신을 대신하는 절대자로서 아래 계급의 사람들 위에 군림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자존심 강한 이 부라만이 세존 앞에 머리를 숙이고 큰 성인을 만났다고 기뻐하며 음식을 모두 세존게 바치겠다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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