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정도경영] 중생을 따르고 섬겨 고통을 치유하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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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정도경영] 중생을 따르고 섬겨 고통을 치유하는 길
  • 이언오
  • 승인 2016.10.05 12: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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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순경영, 중생을 따르고 섬겨 고통을 치유하는 길

수순경영, 중생을 따르고 섬겨 고통을 치유하는 길  

| 마음이 늙고 병들고 죽어 고통에서 벗어나지 못함   

얼마 전 TV에 강아지공장이 방영되어 충격을 주었다. 열악한 환경에서 번식만을 위해 사육되고 있던 어미 개들의 이야기였다. 애견가들이 예쁜 강아지를 비싸게 산 것이 결과적으로 업자들의 잔혹 행위를 방조했다. 애견가는 강아지를 애완상품으로, 업자는 돈벌이 대상으로 여겨서 벌어진 일이다. 아프리카에서는 군대가 아기공장을 운영해서 전쟁 비용을 충당하기도 했었다. 부녀자들을 납치해서 아이들을 낳게 한 다음 노예로 내다 팔았다. 

강아지공장은 반려의 의도는 좋았지만 결과가 나쁘게 나타났다. 아기공장은 의도와 결과 모두 극단적으로 나쁜 사례이다. 마음 작용인 의도가 좋아도 연기관계에 악이 개입되면 결과가 나쁜 쪽으로 흐른다. 상대가 나쁜 마음을 먹거나 이쪽 의도와 다르게 행동해서이다. 결과에 무관심한 의도는 망상과 말장난에 불과하다. 진정으로 좋은 의도는 연기관계를 통섭해서 결과까지 좋게 만든다. 

존귀한 생명마저 상품으로 전락했으니 세상은 갈 데까지 갔다. 고통을 느끼지 못하는 것은 마음이 노쇠하고 병들고 죽은 탓이다. 육신은 생로병사를 거스를 수 없지만 마음은 살아서 깨어 있어야 한다. 마음이 깨어 있어야 고통을 느끼고 치유에 나선다. 상대의 고통에 공감해서 자비를 실천한다. 서로 뜻과 행동을 함께 해서  고통 치유를 위해 노력한다. 

보현보살의 아홉 번째 행원은 중생을 따르고 섬기는 수순중생隨順衆生이다. 말을 물가에 끌고 가더라도 물을 마시는 것은 말의 마음에 달렸다. 어리석은 중생은 불법의 감로수가 좋은 줄 몰라서 혹은 알면서도 마시지 않는다. 보살은 중생이 고통을 자각하고 스스로 치유에 나서도록 한다. 중생이 발심·정진하는 계기를 만들어 줄 뿐이다. 보살은 중생과 더불어 살면서 몸을 낮추고 숨긴다. 수순경영은 고통 받는 중생을 따르고 섬겨서 진정한 행복에 이르도록 하는 일이다. 

지금 불교계는 산중에 고립되어 있거나 아니면 세속과 뒤섞여서 고통을 치유해 주지 못한다. 머리의 알음알이에 치중해서 가슴의 자비, 손발의 실천을 소홀히 하는 탓이다. 수행과 보살행 모두 알음알이가 끊어진 불립문자여야 한다. 수순을 통해 수행과 보살행이 하나 되고, 귀일심원歸一心源과 요익중생饒益衆生이 만나야겠다. 심우도 마지막 장면에서 수행자는 저잣거리에 몸을 숨겨 입전수수立廛垂手한다. 깨달음을 드러내지 않고 세속 고통에 몸을 던지는 수순을 실천한다. 실천의 종교인 불교가 제 역할을 못하고 있어서 심히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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