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사, ‘우리’를 생각하는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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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 ‘우리’를 생각하는 시간
  • 불광출판사
  • 승인 2014.08.12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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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이 되는 여름채소 가지와 가지약밥

살다보면 웅숭깊은 마음씀씀이를 지닌 이를 만날 때가 있다. 자신을 내세우기보다 담백하게 상대를 껴안아 ‘우리’라는 참맛을 낼 줄 아는 사람. 고통 받는 사람들 곁을 지키러 아프가니스탄으로 날아가고, 환경과 굶주린 이웃들을 살리는 비움과 나눔의 실천인 ‘빈그릇 운동’에 160만 명을 동참하게 만든 前 에코붓다 이사장 유정길 씨가 그랬다. 그의 초대로 불교적 국제구호 연구모임 ‘Do No Harm(해로움 없이 행하라는 뜻)’ 회원들이 사찰음식을 나누기 위해 모였다. 식탁의 주인공이 되기보다 조화로운 맛을 위해 한 발 물러나 기꺼이 조연을 담당하는 채소 ‘가지’와 유정길 씨는 서로 닮았다. 북촌 한옥 지붕 아래 7월의 제철채소 가지로 만든 맛깔스런 가지약밥이 ‘우리’라는 화두로 마주앉은 어느 여름날의 점심식사를 웅숭깊게 끌어안고 있었다.

| 가지는 여름 건강을 지켜주는 영양소 보물곳간이다
가지의 담담한 맛은 보통 고소한 가지전으로, 시원한 가지냉국으로, 자꾸 손이 가는 가지나물로 우리네 식탁에 오른다. 그동안 미처 몰랐다. 가지가 어떤 식재료보다도 훌륭한 양분을 품고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여름이면 풍성한 식탁을 차릴 수 있게 하는 이 흔한 채소에는 여름건강을 지켜주는 영양의 비밀이 그득하게 숨겨져 있다.
가지는 수분이 95% 이상이며 100g당 열량이 16kcal인 최고의 다이어트식품이다. 무엇보다도 가지의 보랏빛에는 외부환경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려고 스스로 만들어낸 안토시아닌 성분이 듬뿍 들었다. 자외선이나 스트레스로 생성된 활성산소를 억제하는 항산화작용, 망막에서 빛을 감지해 뇌로 전달하는 로돕신 색소 생성을 도와 시력을 회복한다. 
가지의 원산지는 인도다. 중국 송나라 『본초연의本草衍義』에는 ‘신라에 일종의 가지가 나는데 모양이 달걀 비슷하고 엷은 자색에 광택이 나며 꼭지가 길고 맛이 달다.’라고 쓰여 있어 신라시대부터 재배한 것을 알 수 있다. 가지의 종류에는 청가靑茄, 백가白茄, 자가紫茄가 있는데 우리나라에선 보라색 가지가 주로 재배된다. 
가지의 성질은 차가워 체질이 뜨거운 사람의 열을 내려주며 열로 인해 혼미해진 정신을 맑게 하므로 여름 더위를 이겨내는 데 좋다. 그래서 사찰에서는 여름안거 기간 중에 가지요리를 자주 낸다. 재배하기 쉽고 효능이 뛰어나 절에서 직접 기르기도 했다. 
사찰의 가지요리는 예로부터 쪄서 무치거나 콩가루를 묻혀 쪄내는 조리법을 주로 썼다. 기름에 볶거나 굽는 요리는 많지 않았는데 기름이 귀하기도 했지만 소화하기 어려워 수행에 이롭지 않은 까닭이었다. 가지의 비타민E는 지용성으로 약간의 식물성기름과 함께 조리하면 흡수율이 높아지므로 가벼운 볶음 요리로 먹어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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