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의 법을 보는 두 가지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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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법을 보는 두 가지 시선
  • 불광출판사
  • 승인 2014.02.09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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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화선과 초기불교의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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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잔 브람 스님

세계적인 명상 스승이 된 케임브리지대학 물리학도 출신 출가자다. 태국의 생불生佛이라 불리는 아잔 차 스님을 만나 제자가 된 후 호주 불교의 산실이자 호주 최대 수행 커뮤니티가 된 ‘보디니야나’ 센터를 세웠다. 그의 수행법은 일반적인 위빠사나 수행과 달리 ‘청정도론’ 주석서를 따르지 않고 『니까야』 원전을 기반으로 하는 것이 특징이다. 때문에 명상 방식에 대해서는 상당히 관대한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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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명 스님

고등학교 졸업 후 나주 다보사 우화 스님을 은사로 출가한 뒤 전국 제방선원과 토굴에서 50여 년간 묵묵히 정진에만 몰두해온 선사禪師다. 영천 은해사 기기암 선원에서 주석하다 봉암사 대중들에 의해서 2009년 2월 봉암사 수좌로 추대됐다. 대중들은 ‘조실祖室’로 추대했지만 스님은 한사코 ‘수좌首座’로 살겠다고 해 결국 ‘조실 격 수좌’를 맡고 있다.

 
남방불교의 법맥을 이어 서양에 초기불교 수행법을 전한 세계적인 명상 대가 아잔 브람 스님이 한국을 찾았다. 스님은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성난 물소 놓아주기』, 『술 취한 코끼리 길들이기』의 저자이자 호주 최초의 사찰 건립자이기도 하다. 아잔 브람 스님은 열흘에 걸쳐 주요 사찰에서 대중강연을 하고, 동국대에서 ‘세계명상힐링캠프’를 일주일간 지도하는 등 바쁜 일정을 보냈다. 이후 출국을 하루 앞두고 한국불교의 성지 중 하나인 문경 봉암사를 방문했다. 이 자리에서 아잔 브람 스님은 봉암사 수좌 적명 스님과 함께 남방불교와 대승불교의 수행관에 대한 질의응답 형식의 대담을 가졌다. 이 대담은 명상수행 중심의 남방불교와 간화선 중심의 한국불교를 대표할 수 있는 두 대가가 자리를 함께 했다는 점에서 많은 주목을 받았다. 이날 대담에는 선원 수좌 원담 스님, 정명 스님, 참불선원장이자 이번 아잔 브람 스님 방한을 기획한 각산 스님, 전현수신경정신과 전현수 원장 등이 함께 했다. 또 ‘세계명상힐링캠프’ 참가자 80여 명과 봉암사에서 결제 중이던 스님 20여 명도 선열당禪悅堂에 모여 대담을 지켜봤다.
 
| 과학의 세계를 불법으로 풀어 헤치다

원담 스님: 뇌와 마음은 어떤 관계인가? 그리고 마음의 본질은 무엇인가?

적명 스님: 대승불교의 관점에서 보면 뇌는 마음이 만든 상에 불과하다. 꿈을 꾸면 어떤 세계는 천상이, 어떤 세계는 지옥이 되는 것과 같다. 뇌가 마음의 근원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모인 세계를 꿈꿀 수도 있다. 현실도 매한가지다. 모든 것은 우리 마음이 만들어 낸 결과다. 마음의 본질은 무엇인가. 그것은 말하기 어렵다. 이해하고 있는 바에 대해서만 말하자면 부처님 가르침의 본질이 곧 마음이다. 불교의 가장 기초적인 가르침으로 사성제를 들 수 있는데, 사성제가 바로 마음에 대한 가르침이었다.

아잔 브람 스님: 초기불전에 보면 두 가지 깨달음이 있다. 하나의 깨달음은 그 다음 깨달음으로 이어진다. 첫 번째는 아라한과이다. 이것은 탐진치가 멸하는 것이다. 그때 본인이 자유를 얻었음을 안다. 두 번째는 반열반이다. 이것은 완전한 소멸이다. 반열반에 들면 아무 것도 남아 있는 게 없다. 마음조차도 멸하는 것이다. 일어나는 본성까지 사라진다. 마음이 무엇인지를 알려면 이 두 가지를 알아야 한다. 뇌와 마음의 관계는 흥미롭다. 1981년에 존 로버 교수가 뇌가 없는 청년을 발견했다. 그는 수학을 공부하는 대학원생이었다. 그런데 CT촬영을 해보니 뇌가 없었다. 지성도 높았고 사회적응도 잘했던 사람이다. 마음이 뇌 밖에 존재한다는 증거가 여기에 있다. 마음이 뇌 속에 있는 것이 아니고, 뇌가 마음에 존재하는 것이다.

원담 스님: 물질의 궁극적 본성은 무엇인가?

적명 스님: 내 식으로 해석하는 법문이 있다. ‘연기緣起’에 대한 법문인데, 나는 이것을 생성 과정이라고 해석한다. 대승불교에서는 무명無明을 세계가 일어나는 근원이라고 설명한다. 일단 가장 먼저 청정한 본성이 있다고 가정을 하자. 그리고 무명이 있다. 이것이 행行을 일으킨다. 그 결과로 식識이 형성된다. 그 뒤에 몸과 마음 등 모든 것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즉, 무명으로 말미암아 청정한 마음이 흔들리고 이 마음이 식을 형성하는 것이다. 청정한 마음은 불성이라고도 한다. 그런데 이것은 마음이 아니다. ‘유식唯識’에서 말하는 ‘식識’이다. 흔히 진여 불성이라고 부르는데, 이것이 바로 근원의 근원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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