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동작구 흑석동, 서달산 달마사. 참으로 절묘한 위치에 자리하고 있다. 민족의 젖줄 한강을 굽어보며, 앞으로는 북한산과 남산을 마주보고 뒤로는 관악산을 등지고 있다. 동쪽 옆으로는 명당 국립서울현충원에 바로 맞닿아 있다. 삼성각 위로 오르면 300도로 회전하며 서울 전경을 감상할 수 있다. 도심 최고의 풍광을 지닌 사찰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듯하다. 달마사는 1931년 만공 선사의 제자 유심 스님이 창건하였다. 그동안 동네 작은 절에 지나지 않았던 달마사가 완전히 새로운 도량으로 재탄생하여, 심신이 지친 도시민들의 쉼터 역할을 자처하고 나섰다. 주지 호산(53) 스님의 뚝심으로 밀어붙인 불사 원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은사이신 종림 스님(고려대장경연구소 이사장)께서 달마사 회주이신데, 제가 맏상좌예요. 2003년 봉은사에서 총무국장 소임 살고 있을 때, 대뜸 주지 맡으라고 해서 오게 되었습니다. 당시만 해도, 전각이 대웅전과 삼성각밖에 없었고 올라오는 길도 엉망이었어요. 아름다운 주변 경관에 비해 너무도 초라했지요. 그때 한강을 바라보며 새로운 꿈을 꾸게 되었습니다. 강남에 봉은사가 있고 강북에 도선사가 있듯, 서울 서남부 지역의 대표 사찰로서 포교를 담당할 핵심 도량으로 만들어보고 싶었죠.
제가 가진 재주가 없어요. 법문과 염불을 잘하는 것도, 수행력이 뛰어난 것도 아니거든요. 세상에 태어나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는데, 추진력 하나만큼은 남보다 강한 것 같아요. ‘이곳 달마사 불사가 내 금생의 밥값이다’라는 마음으로 불사 원력을 세우고 꾸준히 밀고 나갔습니다. 처음 올 때 제 몸무게가 85kg이었어요. 피부도 뽀얗죠, 덩치도 있고 풍채도 좋으니 신도들이 좋아했었어요. 그런데 불사를 시작하고 뙤약볕에 질통을 하루 200통씩 지고 나르니, 피부는 새까맣게 타고 몸무게가 20kg 빠지더라구요. 그래도 꿈이 있었기에 버틸 수 있었죠. 하룻밤에 수십 채씩 집을 지었다 헐었다 하며, 어떻게 하면 가장 아름다운 집을 지을까 별의별 생각을 다했습니다. 불사에 대해 반신반의하던 신도님들도 나중에는 제 뜻에 동참하여 마음을 내주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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