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의 뒷담화
상태바
편집자의 뒷담화
  • 불광출판사
  • 승인 2014.02.07 12:2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책을 만들기 위해 처음 불영사를 찾은 게 3년 전. 여행도 아니고 명색이 출장인데, 가는 길 내내 짙푸른 동해바다가 바라보는 눈을 물들일 정도여서 힐링 여행이라 해도 손색없을 정도였다. 살짝 감동! 그렇게 4시간을 달려 도착한 불영사에서는 주지 일운 스님께서 우리의 점심 밥상을 차려 놓았는데, 아, 진짜 감동은 거기서부터였다. 윤기 나는 찰밥에다 표고버섯미역국, 강된장, 당면찜, 산초간장, 먹음직한 장떡까지, 뭣 하나 보통의 맛이 아니었다. 그 흔한 감자채볶음조차도. 도대체 이 놀라운 맛의 비결은 무엇인가.
더 놀라운 것은 이들 음식은 불영사 대중스님이 매일매일 먹는 음식이라는 거다. 아침공양, 사시공양, 삭발날 등 때에 따라 식단만 달라질 뿐 더하지도 않고 빼지도 않은 진짜 스님들의 밥상. 대중스님들이 직접 공양을 준비한다고 하셨다.
책을 만들면서는 ‘진짜 스님들의 밥상’이라는 걸 강조하고 싶었다. 책을 위한 작가 사진이 아니고, 책을 위한 레시피, 책을 위한 건강상식이 아니라, 불영사의 대중스님들이 울력으로 감자와 매실을 수확하고, 직접 심어 거둔 고추를 일일이 닦고 장이 잘 배도록 포크로 끝을 찔러 고추간장장아찌를 만든다는 것을 알리고 싶었다. 주지스님께서는 다 먹고 난 옥수수 속대를 삶아서 그 물을 양치질할 때 쓰면 잇몸이 건강해진다고 말씀하셨다.
놀라운 맛의 비결은 이것이 아닐까. 복잡하고 어려운 레시피가 아니라 주변에서 나는 건강한 채소로 가볍고 쉽게 만들어 내는 것. 원 재료의 성품을 다치지 않고 고유의 맛을 살려내는 것. 채수와 양념간장 등 기본재료를 준비해 놓고서 하나씩 따라 만들어 보라. 놀랍게도 집에서 만들어 먹는 사찰음식이 된다. 무더웠던 지난 여름, 『사찰음식이 좋다』를 작업하면서 먹다 남은 옥수수가 있어 레시피대로 옥수수수프를 만들어 보고는 그 맛에 깜짝 놀랐다. 나도 만들면 되는구나! 하지만 아무리 자랑해 본들 직접 경험해 보지 않는다면 그 느낌을 모를 것이다.
“병은 만족할 줄 모르고 과식하는 데서 비롯됩니다. 감사하게 먹고, 30번 이상 씹고, 반드시 산책만 해도 건강해질 수 있습니다. 달리 건강식이 아니라 내 주변에서 자라는 채소가 최고의 건강식이요, 이것저것 넣어 맛을 낸 음식이 아니라 첨가물 없이 채소 고유의 맛을 살린 음식이 최고지요.” 불영사 사찰음식축제에서 일운 스님께서 하신 말씀이다. 건강과 음식에 관한 스님의 올곧은 마음이 『사찰음식이 좋다』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변환1-1 세로.png
사찰음식이 좋다
일운 스님 지음 | 담앤북스
240쪽 | 18,000원

변환1-2.png
통도유사 - 천년고찰
통도사에 얽힌 동서양
신화 이야기
조용헌 지음 | 김세현 그림
알에이치코리아 | 264쪽 | 15,000원
통도사라는 프리즘으로 동서고금의 정신세계를 탐색한 책. 한·중·일 600여 사찰을 현장답사하면서 전혀 새로운 방식의 사찰 인문기행서를 구상한 결과물이다. 통도사를 통해 바라본 신화, 전설, 사람 이야기가 탁월한 해석으로 조용헌 특유의 속 시원한 문장에 담겼다.

변환1-3.png
생태사회와 녹색불교
유정길 지음 | 아름다운인연
296쪽 | 14,000원
민중불교, 실천불교의 다음 패러다임은 뭘까? 위기의 시대에 생명, 생태, 녹색이라는 패러다임을 불교의 새 방향으로 제시하는 책이 나왔다. 정토회 창립 초기부터 참여해 30년 가까이 불교수행과 사회운동, 긴급구호 활동에 정진해온 저자가 ‘전환’의 가치를 차근차근 제시하고 있다

변환1-4.png
원영대사의 금강경 강의
원영 굉오 지음 | 박병규 역주
운주사 | 381쪽 | 16,000원
도안道眼과 경안經眼을 함께 갖춘 근세 중국불교의 선지식이 펼쳐놓은 금강경 해설서. 반야사상의 핵심을 이루는 금강경을 화엄과 천태, 선과 정토와 회통하여 풀이하고 있다. 약관의 나이에 화두참구로 깨달음을 얻고 경론 강설에도 타의 추종을 불허했던 원영 굉오 대사의 강의가 명쾌하다.


인기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신 불교 뉴스, 월간불광, 신간, 유튜브, 붓다빅퀘스천 강연 소식이 주 1회 메일카카오톡으로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많이 구독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