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의 법구] 불법은 세간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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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의 법구] 불법은 세간에 있다
  • 김종락
  • 승인 2012.01.04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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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의 법구

신문 기자 시절 종교를 담당할 때 쉽지 않은 일 중의 하나가 선방 취재였다. 선방에서 잠시나마 함께 정진하며 그 안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생생하게 전하고 싶었지만 선방 스님들은 이를 허락하지 않았다. 선방은 제대로 들여다보지도 못한 채 큰스님과 차담이나 나누고 몇몇 스님들이 연출해 주는 사진이나 찍는 것으로 취재를 대신하며 마음이 짠했던 건 기자의 무력함 때문만은 아니었다.

저들이 고고하게 진리를 구하는 사이, 먹고 사느라 일상의 온갖 비루를 견뎌내야 하는 우리들의 삶이 생각나서였다. 정말, 진리를 배우고 수행하며 대자유를 얻는 부처님의 법은 세상을 버려야 가능한 출가자들의 전유물인가? 사랑하고 아이 기르며 살아남기에 급급한 우리들은 그저 산사의 선방을 그리워해야만 하는 것인가? 어쩌면 그럴지도 모른다. 매 안거마다 수천 명의 프로 수행자들이 뼈를 깎는 수행을 해도 쉽지 않은 깨침이, 삐끗하면 나락으로 떨어질 수도 있는 시대를 힘겹게 살아가는 당신이나 내게 가당키나 한가 말이다. 남의 나라 일처럼 무심하게 불교기사를 쓰며 삶에 찌들던 내게 2008년 봄 중국 선종 사찰을 순례하며 마주한 6조 혜능 선사의 무상송(無相頌)은 눈이 번쩍 뜨이는 것이었다.

불법재세간불리세간각(佛法在世間不離世間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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