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불교계 10대 이슈(Iss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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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불교계 10대 이슈(Issue)
  • 불광출판사
  • 승인 2010.12.24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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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 Rewind 2010 한국불교를 돌아보다

2010 불교계 10대 이슈(Issue)
경인년 한 해도 어느덧 막바지에 이르렀다. 2010년은 백호랑이의 기상만큼이나 굵직굵직한 사회적 이슈들이 줄을 이었다. 그중에는 태극 전사들의 남아공 월드컵 16강 진출과 광저우 아시안 게임 같은 환희의 순간도 있었지만, 천안함 사건과 같이 온 국민을 슬픔과 절망에 빠지게 한 순간들도 공존했다.
이런 큰 흐름 속에 한국불교계 안팎에서도 많은 기쁨과 상처의 시간들이 교차했다. 봉은사 직영사찰전환으로 인한 갈등에서부터 한국불교의 세계화 움직임까지 그 진동의 폭이 컸다. 월간 「불광」은 2010년을 마무리하며 한국불교를 둘러싼 주요 사안들 중 핵심이 될 만한 이슈 10가지를 간추려 정리해보았다. 불교계를 둘러싸고 벌어진 숱한 화제들 가운데 보다 의미 있는 일들을 되짚어봄으로써, 2010년을 새날을 맞이하는 좋은 시금석으로 삼고자 한다.

Issue 1. 한국불교 큰 별이 지다
3월 11일. 종교를 넘어 대한민국 국민들의 큰 스승이셨던 법정 스님께서 열반(세수 79세, 법랍 56세)에 드셨다. 청빈함의 대명사로 ‘무소유’의 가르침을 몸소 실천해온 스님의 열반 소식은 많은 사람들에게 더 할 나위없는 슬픔으로 다가왔다. 송광사에서 거행된 다비식(3월 13일)에는 스님의 열반을 애도하는 수만 명의 사부대중이 모여 가시는 길을 배웅했다.
법정 스님은 떠나는 순간까지 무소유의 자세를 잊지 않으셨다. 대나무 평상 위에 가사를 덮은 단출한 모습으로 마지막 여정에 오르셨다. 장례절차 역시 “수의를 입히지 말라, 관도 쓰지 말라, 어떤 행사도 하지 말라.”던 스님 유지에 따라 영결식을 생략한 채 간소하게 치러졌다. 생을 매듭짓는 순간, 또 한번 대중들의 가슴에 진한 무소유의 감로법을 남기셨다.
“때가 되면 미련 없이 산뜻하게 질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빈자리에 새봄의 움이 틀 것이다.”라던 법정 스님. 그 말씀을 아로새겨 새 싹을 틔우기 위한 저마다의 몫을 다해야 할 것이다.

Issue 2. 봉은사 직영사찰 전환을 둘러싼 갈등
조계종 총무원은 3월 9일 종무회의를 통해 강남 봉은사를 직영사찰로 전환하는 안건을 결의하고, 이튿날종앙종회 투표를 거쳐 승인했다. 이에 명진 스님(전 봉은사 주지)을 필두로 한 봉은사 측은 일방적인 총무원의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반면총무원은 종회 투표를 거쳐 결정된 사항인 만큼 수용할 것을 거듭 요구했다. 봉은사 직영사찰 지정에 관한 갈등은 정치적 외압에 대한 의혹이 불거지면서 최고조에 달했다.
봉은사와 총무원의 갈등은 ‘봉은사 직영사찰 지정에 관한 토론회’(4월30일)를 시작으로 양측이 대화에 나서면서 해결의 실마리를 보였다. 여기에 화쟁위원회(위원장 도법 스님)가 중재자 역할을 수행하면서 갈등은 급속도로 완화됐다. 화쟁위원회는 4개월 동안 양측 의견을 수렴하고 “봉은사를 직영사찰로 전환하되 중장기 발전계획인 ‘봉은VISON 2015’의 긍정적 성과를 보완하여 계속 추진한다.”는 해결방안을 도출했다. 마침내 봉은사와 총무원이 화쟁위원회의 중재안을 받아들임으로써 장기간에 걸친 논란에 마침표를 찍었다.
봉은사 직영사찰 지정을 둘러싼 작은 소음이 있었지만, 대화와 화합으로 문제를 해결했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해석할 만하다. 서로 인내하고 수용했던 그 마음을 넓혀, 사부대중의 존경과 신뢰를 받는 한국불교를 만들어가도록 함께 노력해야 할 것이다.

Issue 3. 생명살림, 4대강 사업 반대 운동
정부의 4대강 사업에 반대하는 교계 움직임이 올 한해도 꾸준히 이어졌다. 3월 13일 여주 신륵사 여강선원 개원을 시작으로 공주 영은사 금강선원, 서울 조계사 한강선원 등이 차례로 문을 열고 생명의 강 지키기에 나섰다. 또 조계종 중앙종회가 ‘4대강 생명살림을 위한 성명서’를 발표하고, 불교환경연대, 참여불교재가연대, 정토회, 중앙신도회 등이 주축이 된 재가불자들도 ‘1만인 재가불자 생명평화선언’을 통해 4대강 사업 반대에 뜻을 모았다.
그 와중에 문수 스님 소신공양 소식(5월 31일)이 전해졌다. 곧이어 불교계환경운동에 구심점 역할을 해온 수경 스님이 승적을 반납한다는 글을 남기고 연락이 두절됐다. 불교계는 연이은 소식에 두 스님의 뜻을 받들어 4대강 사업을 저지하는 데 총력을 기울일 것을 다짐했다. 전 국민 추모문화제를 열어 문수 스님의 뜻을 알리고, 조계종 스님 4,812명이 동참한 ‘4대강 사업 반대생명평화선언’을 발표했다.
지속적인 노력으로, 9월 16일 조계종 화쟁위원회 주최로 정부여당과 야당, 시민단체가 한 자리에 모여 ‘4대강 갈등해결을 위한 화쟁토론회’를 가졌다. 각 단체 대표들은 불교계가 제시한 국민적 논의기구 구성에 긍정적인 입장을 보여 향후 대화의 여지를 남겨두었다.
불교계가 4대강 사업에 반대하는 까닭은, 생명을 지키는 일이 곧 부처님 자비의 가르침을 실천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하여 이 땅에 사는 모든 생명이 평화롭게 공존할 수 있도록 생명 존중의 가치를 심는 것이야말로 한국불교가 추구하는 또 하나의 이상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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