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벳불교] 4. 체계적이고 강력한 밀교의 수행 방법 (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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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벳불교] 4. 체계적이고 강력한 밀교의 수행 방법 (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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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0.01.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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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불교와 수행법 / 티베트 불교 4
▲ 금강포외 만다라(탕카)

 

금강승의 가르침을 따르는 티베트 불교인들은 수행의 궁극적 목표로 지혜와 자비, 그리고 능력이 구족된 붓다의 경지를 지향하며, 붓다가 되는 가장 빠른 길이 바로 밀교적 수행 방법이라고 주장한다. 14세기 티베트의 대학승 부똥은 인도에서 전래된 모든 밀교 경전을 연구하고 비교 검토하여 밀교 수행 방법을 4단계로 체계화하였고, 티베트 불교의 완성자인 총카파 존자도 이 체계를 그대로 이어받아 그의 대표적 저술인 『밀종도차제론』에서 밀교의 수행 방법과 그 의미를 상술하고 있다.

밀교에만 존재하는 독특한 수행 방법- 본존 관상법

밀교 수행법의 4단계는 소작(所作) 탄트라, 행(行) 탄트라, 요가 탄트라, 무상(無上) 요가 탄트라이다. 금강승에서는 가장 낮은 단계인 소작 탄트라의 수행법을 충실히 따르면 성불하는 데에 16생(生)의 시간이 걸리고, 가장 높은 단계인 무상 요가 탄트라의 방법을 통해서는 한생에도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그들은 특히 무상 요가 탄트라의 방법이 가장 완벽한 수행 방법이며 마치 준마(駿馬)를 타고 달리는 것처럼 성불이라는 목적지에 신속하게 이를 수 있게 한다고 말한다.

무엇을 근거로 이런 주장을 할 수 있는 것일까? 먼저 현교적 수행법과 밀교적 수행법을 확연하게 구분 짓는, 이것이 있으면 밀교라고 할 수 있고 이것이 없으면 밀교라고 할 수 없는, 모든 밀교에 공통되면서 밀교에만 존재하는 독특한 수행 방법은 본존 관상법(本尊 觀想法)이다. 본존이란 바로 부처를 의미하니, 본존 관상법이란 수행자가 수행의 모든 과정에서 자신을 이미 부처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는 사상적으로는 여래장 사상을 바탕으로 하고 있는데, 본래 부처인 수행자가 수행 과정에서 무명을 제거하여 본래적 불성을 회복해간다고 보는 것이다. 수행자는 자신을 본존으로 관상하며, 자신이 사는 세계를 본존의 세계 즉 불국토로 관상한다.

자신을 본존으로 관상하기 위해서 삼밀(三密)을 닦는다. 삼밀이란 몸(身)으로는 수인(手印)을 지어 본존이 되고, 입(口)으로는 본존의 만트라를 외워 본존이 되며, 마음(意)으로는 자신을 본존과 전혀 다르지 않은 존재로 관상하는 방법이다. 자신이 사는 세계를 본존의 세계 즉 불국토로 관상하는 방법은 바로 만다라 관상이다. 만다라의 중앙에는 항상 본존의 형상이나 상징이 위치하고 있으며, 중심에서 주변으로 가면서 여러 가지 형상이나 상징을 통해 그 본존의 세계를 표현하고 있다.

금강승에서는 이러한 본존 관상을 통해 성불의 시기를 크게 앞당길 수 있다고 주장한다. 즉 본래 부처인 수행자가 불성을 회복해 가는 과정에서 그 수행의 결과를 미리 마음속에 확고하게 입력해 놓으면 결과를 빨리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을 과승(果乘)이라고도 표현하는데 일종의 자기 최면 효과라고도 볼 수 있으리라.

본존 관상과 공성(空性) 수행의 결합

이러한 본존 관상법은 4부 탄트라 모두에 존재하는데, 그 중에서 가장 빠르다는 무상 요가 탄트라에만 있는 수행법이 기(氣), 맥(脈), 명점(明点) 수행법이다. 기(氣)는 요가에서 말하는 프라나이고, 맥(脈)은 기가 흐르는 길 즉 나디이며, 명점은 빈두라고 하는데 배꼽과 정수리에 있는 음양 에너지의 정수(精髓)를 의미한다.

사실 이러한 요소들은 힌두교의 쿤달리니 요가에서 말하는 개념들과 다르지 않다. 필자의 사견(私見)으로는 무상 요가 탄트라란 사상적으로는 대승불교 사상(중관사상, 유식사상, 여래장사상)과 수행 방법적으로는 힌두교의 쿤달리니 요가가 결합하여 형성된 것이 아닐까 한다. 어쨌든 무상 요가 탄트라에서는 이러한 기, 맥, 명점 수행을 통하여 총륜(總輪: 차크라)을 개발하고, 결과적으로는 극도로 청정하면서 강하게 집중된 마음을 얻게 된다. 이는 곧 사마타(止) 수행의 완성을 의미하며, 이러한 청정하고 강한 집중력을 갖춘 마음을 활용하여 모든 현상의 공성(空性)을 통찰하니 이것이 바로 위빠사나(觀) 수행이다.

총카파 존자는 밀교 수행의 핵심을 본존 관상과 공성 수행의 결합이라고 보고 있다. 어떤 수행자가 본존 수행만을 계속할 때 여러 가지 초월지(超越智: 신통력)를 얻을 수는 있지만 결코 깨달음에 이를 수는 없다. 반대로 공성 수행만을 계속하면 깨달음을 얻어 부처가 되는 데 3아승지 겁이 걸린다. 따라서 본존 관상과 공성 수행이 더불어 행해질 때 빠른 시간 내에 성불할 수 있으며, 그 중 가장 완성된 방법이 바로 무상 요가 탄트라라고 보는 것이다.

불교의 모든 수행법은 크게 보아 계, 정, 혜를 벗어나지 않는다. 여기에서 정이 사마타 수행이고 혜가 위빠사나 수행인데, 사마타 수행을 통해 얻은 강한 집중력으로 모든 현상의 본성을 통찰하여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고 하는 관점은 티베트 불교 역시 마찬가지이다. 그런데 자신의 해탈을 우선적으로 추구하는 아라한과 달리 부처가 되기 위해서는 계, 정, 혜만으로 충분하지 않다. 중생들을 제도하기 위한 공덕을 쌓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인데 무상 요가 탄트라에서는 기, 맥, 명점 수행이 완성될 때 분신(分身)을 나툴 수 있게 되며, 수많은 분신을 통해 일시에 많은 공덕을 축적할 수 있기 때문에 한 생에도 성불이 가능하다고 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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