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만나며 나를 만나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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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만나며 나를 만나는 길
  • 관리자
  • 승인 2009.09.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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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 스님이 들려주는 절집 이야기 / 마실 가기

금강경에 이런 대목이 나온다.

“한때 부처님께서 사위국(舍衛國) 기원정사(祇園精舍)에서 1,250명의 비구와 함께 머물고 계셨다. 그날 탁발할 시간이 되자, 부처님께서 가사를 입은 뒤 발우를 들고 사위성 시내로 나가 한 집 한 집 다니며 먹을 것을 얻으셨다. 탁발을 마친 부처님께서는 사원으로 돌아와 공양을 하시고, 가사와 발우를 거두고 발을 씻은 후 자리를 펴고 앉으셨다.”

경전에 의하면 석가모니 부처님께서는 아난 존자가 시봉을 하기 전 60세 되던 해까지 대중스님들과 함께 이와 같은 모습으로 탁발을 하며 세상 사람들을 만나셨다고 한다. 부처님에게 탁발은 단순히 공양을 빌어오는 행위가 아니라, 세상과 소통하는 의식이었다고 할 수 있다.

옛 스님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안거기간 한 철(3개월) 동안 공부를 하러 절에 들어가려면 석달 동안 먹을 자기 양식을 탁발해 갔다고 한다. 그렇지 않으면 공부하러 대중선원에 들어갈 수 없었다고 한다. 이것은 큰 의미가 있다. 스님들이 마을에서 양식을 구하며 보내는 시간은 다른 한편으로 사람들의 고뇌를 직접 대하며 공부에 대한 발심을 하는 시간이었다고 할 수 있다. 안거를 위한 마음 준비의 시간이기도 했고, 안거에 들어 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 다시 한 번 되짚는 귀한 시간이기도 했다.

40여 년 전 어렸을 적만 하더라도 시골에서는 탁발하는 스님들을 종종 볼 수 있었다. 스님들이 찾아오시면 넉넉지 않은 살림에도 공양을 잘 차려 대접하고, 집안 이야기를 나누고, 가실 때에는 걸망에 쌀을 듬뿍 담아주시던 부모님의 모습이 생생하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모습이 탁발의 진면목이 아니었나 싶다.

부처님오신날에 마실 가기

며칠 전 땅끝 마을 지나 사구포의 어른들 네 분이 아침 일찍 찾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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