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을 밝히는 등불들] 이용희 심옥란 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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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을 밝히는 등불들] 이용희 심옥란 부부
  • 황찬익
  • 승인 2007.05.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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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넉넉한 보시의 손길

처음 절에 다니게 된 계기를 많은 불자들에게 물어보면 과연 인연의 끈은 실낱같이 이어져 이 사회 이 우주어느 곳에도 존재하고 있다는 생각을 갖게 된다.  할머니나 어머니의 백일기도로 태어난 천생불자는 차치하고라도 불교에 대한 단순한 호의가 절대 귀의로 바뀐 사람, 무관심을 넘어 격한 반대로 불사하던 사람마저도 절 마당을 가득 채우는 수많은 불자들 가운대 섞여있게 마련이니 일반적인 경험이나 사고력으로 쉽게 납득하기 어려운 일들을 인연이란 보편적 개념으로 풀어보는 것은 어설픈 해명일까?

  하지만 이 어설픈 해명의 수많은 주인공 중 한사람 도일 이용희 거사의 초발심을 들을 때 우리는 다시 한번 해묵은 인연의  실마리를  찾아 설명해볼 밖에 없다. 

   "처음엔 목불이나 석불에 절하는 것은 의지가 박약한 사람이나 복전이나 구하는 사람들이 하는 것이라 비아냥거렸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오만할 정도로  저는 저 자신에 자신감이 있었던거죠.   이런 생각은 집의 보살을 따라일년에 한번(초파일날)절을 갔을 때도 마찬가지였어요.  산채비빔빕 한 그릇 먹고 맑은 공기 마시는 재미에 팔려 쫓아나서는데 그쳤던거죠.  그러던 차에 81년으로 기억되는데 하던 사업이 2차 유류파동의 여세에 점점 힘들어지고 있었지요.   그때 집이 화곡동이었는데 집의 보살이 기분도 전환할겸 차로 절에까지 데려다 달라더군요.  처음 운전면허를 땄을 때라 차타는 것을 즐겼을 땝니다.  쾌히 잠실 불광사까지 데려다 주고 저는 절 근처만 배회했지요.   그러길 3개월, 하루는 그냥 정신수양 해보겠다는 생각으로 법당안엘 들어가 봤습니다. "

  그렇게 처음 찾은 법당안에선 스님의 설법이 시작되고 있었다.  이날 법문을 하신 광덕스님의 '사람들은 대부분 잘못된 결과에 대하여 남을 탓하고 책임을 상대방에게 전가하는데, 이루어진 결과는 실로 자기 스스로만든 것이다.  그러니 남을 원망하는 마음, 대립적인 마음을 없애라'  는 말씀을 듣는 순간, 문을 닫기일보직전의 회사와 매일 자신으로 부터 책임추궁을 당하던 직원들의 얼굴이 생각속에 겹쳐 떠오르고 자신만만 했던 자기 스스로가 모든 책임의 주체라는 반성과 회한의 감정이 솟았다.  비로소 이때부터 그는 마음의 문이 활짝 열리고 이제까지의 사고 방법을 다른 각도에서 비춰볼 줄 아는 지혜가 보였다 한다.

  이후로 평범한 가장이자  사업가 이용희씨는 '도일' 이라는 법명을 받고 불광사 연화부장으로서, 반야라이온스클럽 창립 회장으로서,  동국대 불교대학원 유식학 공부모임 법상회(法相會)회장으로서 끊임없는 보현행을 수행하고 있다.

  평범한 중생으로서의 한 사람이 원을 세우고 항상 수행과 정진의 길을 걷고자하는 불자로 다시 태어남에 있어서는 실로 많은 인연이 얼키고 설킨다.  원명심 심옥란 보살은 남편이 처음 법회에 다녀온 후 일주일 동안 아무런 내색도 않고 느낌을 묻지도 않고 지냈다.  혹여 마음을 다잡지 않은 상태에서 괜한 말을 했다가 남편의 마음이 돌아서면 어쩌나 해서 묵묵히 기다리길 일주일, 남편이 먼저 다시 법회에 가자는 제안을 해왔다.  이미 있었던 약속을 모두 취소하고 남편과 함께 당장 토요법회에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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