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승 - 마을의 수호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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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승 - 마을의 수호신
  • 관리자
  • 승인 2009.07.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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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얼 우리 문화

만약 옛 사람들이 먼 길을 간다면 소나무 숲길이나 동구 밖 삼거리에서 가장 많이 부딪치는 것은 무엇이었을까? 이것저것 꼽아보아도 초가집처럼 무수히 많되 똑같은 모습은 하나도 없는 장승을 덮을만한 거리 풍물은 없는 듯하다.

장승!

무섭기 조차 한 근엄함과 한량없는 인자함을 함께 간직한 듯한 그 표정 속에서 우리는 도깨비기와, 하회탈, 호랑이 민화로 이어지는 공통된 마음의 교감을 느끼게 된다.

장승은 민화나 조선백자처럼 유명한 예술가의 손끝에서 일궈진 것이 아니다. 그때그때 필요할 때마다 동네 서민들의 소박한 손길에 의해서 손쉽게 다듬어져 길가에도 세워지고 동네 입구에도 자리 잡았으며 사찰의 경계 표시로 서 있게도 되었다. 아니, 옛날에만 세워진 것이 아니라 지금도 우리의 삶속에서 끊어지지 않고 힘차게 그 명맥이 이어지고 있는 전통문화의 한 가닥이 바로 장승이다.

용인 민속촌 입구를 들어서면 바로 장승들이 늘어져 있고 이 신기한 풍물 아래서 기념사진을 찍으려고 외국관광객들이 언제나 북적거린다. 그 뿐인가? 민족 통일을 기원하는 장승이 대학교 구내에도 세워지고 동숭동 대학로, 인사동에서도 우리는 새로 다듬어 세워 놓은 장승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그러나 그 장승들을 대하는 우리의 느낌은 시대의 변천에 따라 많이 달라져 있다. 소박한 심성을 잃어가고 있는 우리들에게는 그 장승들이 옛날의 풍물을 상징하는 단순한 나무와 돌일지는 몰라도 우리의 선조들에게 있어서는 길을 안내해 주는 신성한 수호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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