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화경 강의에 부쳐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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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화경 강의에 부쳐 (1)
  • 관리자
  • 승인 2007.05.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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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화경 강의[1]

[법화경(法華經)]은 제법실상(諸法實相)의 도리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모든 법, 산천초목과 삼라만상, 길가의 풀 한 포기, 나무 한 그루, 굴러 다니는 돌멩이 하나에 까지도 깃들어 있는 제법실상의 의미를 깨닫게 하는 경입니다. 또한 모든 것을 제법실상의 가치로서 파악하고 느끼고 그렇게 존재한다고 하는 것을 일깨워 주는 것이 법화경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이치가 바로 이 경의 내용이라 생각할 때 우리는 굳이 경을 펼칠 필요도 없습니다. 먹으로 된 경을 펼치기 전에 이미 우리는 경전 속에 있는 것이고 또 제법실상으로서의 삶을 알든 모르는 관계없이 이미 제법실상대로 살아온 것입니다. 우리가 여기에서 무엇을 더 안다고 하더라도 과거에 모르고 살아왔던 범주에서 결코 벗어나는 것은 아닐 것 입니다. 그것을 일러 부증불감(不增不減)이라 할까요! 그러한 것을 염두에 두고 옛사람이 말했듯이 "경전이라고 하는 것은 결국 눈가리개에 불과한 것이라" 생각하고 법화경을 펼친다면 그런대로 법화경을 볼 만한 자격이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 않고 먹과 종이로 된 여기에 무슨 특별한 것이 있는가 생각한다면 그건 꿈속에서 다시 한번 꿈을 꾸는 오류를 범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삼라만상 두두물물에서 실상을 파악하는 눈을 갖고 살아가는 태도가 참으로 값진 것입니다. 사진 한 장을 찍을 때도 초점을 정확하게 피사체에다 맞추기 위해 렌즈를 여러번 돌리는 것을 봅니다. 그래야만 좋은 사진이 나오겠지요. 유구한 역사와 드넓은 땅위에서 이루어지는 우리들의 생활, 그것은 결코 오늘만의 생활이 아닐 것입니다. 이 무한한 시간과 공간 속의 한 점이라면 점일 수 있습니다.

그런 무한 속에서 부처님이라는 성자에다 초점을 맞춥시다.

부처님은 사십구 년의 세월 속에 많은 가르침을 남기셨습니다. 부처님의 수없는 가르침 가운데서도 법화경이라는 경전에다가 정확하게 렌즈를 맞추어 봅시다. 거기에서 우리는 어떤 피사체를 확실하게 파악할 수 있고 그로써 전체가 명백하게 이해될 것임이 틀림없습니다. 이렇게 생각한다면 긴 세월과 드넓은 공간 속의 작은 한 점이, 바로 무한한 시간과 공간이 한 점 속에 이미 다 포함되어 있음을 법화경을 통해서 이해되리라 믿습니다.

법화경 속에는 '일념삼천(一念三千)'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우리의 한 순간 속에는 삼천세계가 포함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어떤 한가지 특정한 생각만이 그런 게 아니고 생각생각 모두 다 삼천세계가 포함되어 있다는 교의가 법화경에 있습니다. 이러한 뜻을 가지고 흩어졌던 우리의 마음을 부처님이라고 하는, 법화경이라는 지극히 중요한 한 점에다 모든 관심을 집중시켜서 공부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지금부터 진행되는 법화경 공부는 오로지 법화경을 통해서 우리의 신앙을 더욱 돈독히 하고 우리의 수행(삶)에 보탬이 되고자 하는 바램으로 시작해 보겠습니다. 이런 사실을 염두에 둔다면 법화경이 언제 성립되었고 교리발달사적인 측면에서는 어떨까 하는 궁금증은 별 관계되지 않을 것입니다.

이 법화경은 우리나라에서 한 때는 금강경 이상으로 신봉 숭앙해 왔던 경입니다. 법화경 신앙은 한국불교 전체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특히 관음신앙의 융성과 예불문의 구성에서도 볼 수 있듯이 법화신앙은 실제 신행생활에 막대한 영향과 세(勢)를 떨치고 있습니다. 이러한 사실은 앞으로 법화경을 공부하면서 더욱 자세히 알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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