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마야 놀자 - 불교영화의 대중적 접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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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마야 놀자 - 불교영화의 대중적 접근
  • 관리자
  • 승인 2007.03.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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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영화산책 1

밑 빠진 독에 물 채우기

조용한 사찰에 어느 날 피 묻은 옷을 입고 칼을 돌리며 나타난 조폭들이 절을 점거하고 그들의 은신처로 삼으려 한다. 스님들은 수행처를 그들에게 내줄 수 없다. 마침내 스님들과 조폭들의 대결이 시작된다. 3천배, 화투, 잠수, 3.6.9게임에서 그들의 관계는 이미 스님과 조폭의 신분보다 게임의 승리를 위한 대결 구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표면적으로 한국적 갱스터 장르로 분류되기도 했던 조폭 코미디의 형식을 빌어서 대중적으로 쉽게 다가갈 수 있었던 『달마야 놀자』는 직접 대중의 삶에 참여하고 호흡하는 개방적인 방법으로 불교적 화두를 대중 속에서 함께 고민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런 의미에서 영화 초반부에 폭력배들이 비오는 도시의 밤거리에서 패싸움을 하는 장면은 전형적인 갱영화의 관습적 코드를 차용하고 있는 것으로 관객의 기호를 반영하면서 진화하는 장르의 특성을 적절하게 사용한 것이다.

그러나 이 영화에서 놓칠 수 없는 것은 배신당한 폭력배들이 은신처로 선택한 사찰의 오야붕(?)인 주지스님이 제시한 문제다. 조폭들이 절에 머물 수 있기 위해 마지막으로 해결해야 하는 것으로 밑 빠진 독에 물을 채워야한다. 수행에 방해가 되기 때문에 폭력배를 몰아내고자 하는 스님들과 목숨 걸고 찾아온 사찰에서 한 발짝도 물러날 수 없는 조폭들의 결정적인 승부가 이 문제를 풀어내느냐 아니냐에 달려있다.

“마음이 물이요, 몸 또한 마음과 다르지 않으니…”하며 깨진 독 속에 들어간 한 스님의 답에 주지스님은 “나는 물을 채우라 했지 사람을 채우라 하지 않았다”라고 단호하게 말한다. 여러 방법을 동원해서 밑 빠진 독에 물을 채우려 노력하고 있던 폭력배들은 마침내 맏형 재규(박신양)의 제안으로 깨진 독을 물속에 집어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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