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간 속에서 해탈 이루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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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간 속에서 해탈 이루리...
  • 관리자
  • 승인 2001.08.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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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간 속에서 해탈 이루리(世間道中得解脫)]

모든 혹업(惑業)과 마경(魔境)에서도 /세간 속에서 해탈 이루리

연꽃이 물에 젖지 않고/해와 달이 허공에 머무르지 않는 것처럼...

화엄경 보현행원품에 나오는 게송입니다. 이 게송에서처럼 세간 속에 한 평생 살아가노라면 우리는 이루 말할 수 없는 어려운 일들과 어려운 경계를 만납니다.

세간, 즉 세속이란 얼마나 힘들고 어지러운 곳입니까? 비바람은 얼마나 거세고 우리를 미혹하게 만드는 일들은 또 얼마나 많습니까? 고통스러운 일에서 잠시 벗어났나 하면 또 어디선가 가슴 아리는 일들은 닥쳐 옵니다. 정녕 세속 살림이란 평범한 중생에게는 이토록 감내하기가 힘들고 어려운 것인지 고난은 끝이 없고 번뇌도 끝이 없습니다..

이런 저런 이유로 가끔 산에서 눈 맑은 수행자 분들을 만나면 자신도 모르게 이 먼지 가득한 속세를 떠나고 싶은 마음이 생깁니다. 이 속세를 잠시라도 떠날 수 있다면! 그래서 물 맑고 공기 좋은 곳에서 단 며칠이라도 모든 고뇌 잊고 살아 볼 수만 있다면! 이런 마음은 현대를 살아가는 분들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꿈꾸어(?) 보셨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런 곳에 살며는 번뇌는 저절로 사라지고 해탈은 저절로 이루어질 것처럼 생각해 보기도 합니다.

그런데 보현행원품에서는 이런 생각을 단호히 거부합니다. 해탈은 먼 곳에 있는 것이 아니라 내가 서 있는 바로 이 자리 이 곳에 있으며, 아무리 어려운 일을 만나고 사람에게 실망하고 미혹한 일을 당하더라도 기어코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이 자리에서 깨달아 해탈을 이루겠다는 것입니다.

운동 경기를 할 때 다른 사람들은 못 뛰게 하고 자기만 골을 넣는다든가, 상대방을 매수하여 승리를 거둔다 하는 것은 진정한 승리도 아닐 뿐더러 아무 가치가 없는 일입니다. 이처럼 해탈도 어느 특정한 환경, 어느 특정한 경우에만 이루어진다면 진정한 해탈이라 할 수 없습니다. 평범한 일상사에서 때와 장소를 불문하고 이루어질 때 비로소 해탈이 진정 이루

어졌다고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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