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같은. 강물에. 두. 번. 발을. 담글. 수. 없다. ‘셀축’ 터미널에 내리자 오후의 햇살이 뜨겁게 내려쬐었다. 셀축은 세계 7대불가사의 유적지가 있으며 고대 로마시대의 유적지인 ‘에페소스’로 유명하다. 셀축 박물관에 갔더니 점심시간이라는 팻말이 붙어 있다. 할 수 없이 박물관 앞의 노천카페에서 차를 마시면서 박물관이 열리기를 기다렸다. 그때 한 무리의 젊은이들이 몰려와서 그들의 전통 현악기인 ‘사즈’와 기타를 연주하였다. 그들은 처음에는 조금 낯설어했지만, 이방인을 위하여 몇 곡 연주해 주었다. 무슨 곡인지 알 수는 없지만 음악에 대한 그들의 열정을 느낄 수 있었다.
셀축 박물관의 유물 중에는 다산과 풍요를 상징하는 ‘아르테미스 여신상’으로 유명하다. 아르테미스 여신상은 겉으로는 스물네 개의 유방을 달고 있지만, 그 숫자는 상징적인 것에 불과할 뿐, 그녀는 수많은 가슴을 지녔을 것이다. 관세음보살이 천안(天眼)과 천수(千手)로 수많은 중생들의 고통을 알고 쓰다듬어 주듯이, 아르테미스 여신 또한 풍요를 원하는 사람에게는 아낌없이 나누어 줄 것 같았다.
셀축 박물관에서 돌무시(미니버스)를 타고 조금만 가면 아르테미스 신전이 있다. 지금은 약 20미터에 달하는 석주(石柱) 하나만 달랑 남아있지만, 기원전 580년 건축될 당시에는 아름드리 큰 기둥들 133개가 도열해 있었다고 한다. 세계 7대 불가사의 중 하나인 아르테미스 신전은 기원전 356년에 한 정신병자의 방화로 소실된 것을 비롯하여, 일곱 번 건축되었다가 일곱 번 파괴되었다고 하니 신전의 운명치고는 참으로 고단하였다.
월간불광 과월호는 로그인 후 전체(2021년 이후 특집기사 제외)열람 하실 수 있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