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행을 많이 쌓은 스님들이 대체로 성품이 유유(悠悠)하고 유순한 것은 타고난 성품에도 일부 기인하겠지만 이미지체험 같은 명상체험이 축적된 결과의 측면이 많다.
이미지체험을 하기 위한 명상을 할 때에도 좌선명상을 할 때와 마찬가지로 ‘혼침’이나 ‘산란’이 찾아오는 일이 있다. ‘혼침’은 이미지 훈련이나 명상중에 잠이 들어 버리거나 우울한 기분에 빠지는 상태를 말한다. 말하자면 마음의 움직임이 내부에서 솟아 올라오는 힘에 사로잡혀 침울해지는 상태이다. 명상중에는 마음이 착 가라앉고 조용해야 하기는 하지만 그것은 조용한 가운데에서도 정신에 또렷함이 있고 팽팽한 긴장상태를 유지하고 있어야 하는 것이다. ‘산란’은 반대로 끊임없이 외부의 자극에 신경이 쓰이고 잡념이 일어나는 상태이다.
만약 혼침상태에 빠질 것 같은 예감이 들면 자리에서 일어나 부근을 잠시 걷도록 하며 기분이 다시 맑아지면 자리에 앉아서 이미지 체험훈련을 계속하도록 한다. 좌선에서는 좌선중에 잠시 일어나서 걷다가 다시 좌선을 하는데 그렇게 잠시 걷는 것을 경행(徑行)이라고 한다는 것은 우리가 모두 잘 알고 있는 사실이다. 이미지체험 훈련중에도 잠시 일어나서 걸을 때에는 경행(徑行)의 규칙에 따라서 하면 된다. 경행중에는 되도록이면 몸을 요동시키지 않도록 하면서 조용 조용하게 걷는데 그것은 경행중에도 마음의 동요가 크게 일어나는 것을 방지하고 뇌파의 변동이 알파파에서 베타파로 최소화 되도록 하려는 배려가 있기 때문이다. 그래야 다시 마음의 명상상태로 쉽게 들어갈 수가 있는 것이니까.
월간불광 과월호는 로그인 후 전체(2021년 이후 특집기사 제외)열람 하실 수 있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