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과 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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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과 향기
  • 관리자
  • 승인 2007.12.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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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구경 이야기

  마갈타국의  붓다가야에서 성도하신 세존께서 왕사성에서 교화하시다가 북쪽 코사라국의 사위성으로 가셨을 때의 일이다. 나라의 동남쪽에 향기 짙은 꽃나무 숲으로 장광을 이루고 있는 화향대라는 높은 봉우리가 있었다. 

   그때 신심 있는 오백의 바라문 여인들이 지성으로 범신을 신앙하며 정진하고 있었다. 그때까지 부처님의 출현을 알지 못했던 그녀들은 어느날 서로 이런 말을 나누었다.

   [우리들은 어쩌다가 여자로 태어나 한평생을 부모와 남편과 자식을 위하느라 눈뜰 겨를이 없지 않은가. 길지 않은 일생은 주마등처럼 스쳐가고 문득 죽음을 당하게 되리니, 차라리 화향대로 올라가 향화나 꺾으며 범신에 왕생하기를 발원함이 낫지 않겠는가.]

  그리하여 여인들은 함께 화향대로 올라가 향화로 범신에 제사 지내며 업장의 소멸과 자유자재의 몸이 되기를 기도하고 천계왕생을 빌었다.

   세죤께서 정에 들어 여인들을 살펴 보니 비록 속된 신앙에 빠져 있긴 해도 그 정성이 알뜰하여 쉽게 교화할 수 있을 것으로 알고 제자들을 거느리고 화향대로 올라 나무 아래에 자리 잡아 앉았다.

  석존을 본 여인들은 이는 필시 평범한 수도승이 아니라 그녀들의 소원을 들어 주시러 온 범신이라 생각하고 환희하며 불타께로 나아가 예배하고 말했다. 

[저희는 세세생생에 허물이 많아 이생에 여인이 되었읍니다. 이제 허물을 벗고 몸을 바꿔 생사없는 하늘 세계에 태어나고자 향화를 꺾어 범신에게 제사 지내 왔읍니다.]

   여인들의 말을 들은 석존은,  자신은 진리를 깨달은 자요  말하는 자요  행하는 자일 뿐 범신은 아니라고 말하고 게송으로써 설법하셨다.

     이 몸이 거품이요 아지랑이임을 알고

     악마의 꽃과 향기 꺾어 없애 버리면

     염라대왕도 그를 찾지 못하리라.                

                                             (제 46송)

     인생이 향내와 꽃에만 몰두하면

     잠자는 마을이 홍수에 쓸려가듯

     죽음의 사자가 그들을 데려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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