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회의 실증] 남자가 여자로 환생하다 (2)

윤회의 실증

2007-12-08     이안 스티븐슨

 ③ 특이한 환생

 그의 머리 속에 떠오른 것은, 얼마 전에 자지 딸이 『장작은 사서 때는 것』이라고 한 말이었다. 아버지는 어린 딸의 그 말을 듣고, 「어린 아이가 어떻게 저런 엉뚱한 생각을 할까?」하고 이상히 여겼었는데 이제 이 손님으로부터 같은 말을 들으니 「그런 일도 있구나」하고 고개가 끄덕여지는 것이다.

 그런데 이 손님의 말은 아버지보다도 딸을 더 크게 자극하였다. 이 소녀는 그때에 비로소,

 『나는 전생에 「탈라와켈레」에 살고 있었다.』고 그 장소를 말하게 되었고 또 그 전생에서의 기억이 더욱 생생하게 되살아 난 듯 이야기가 많아지기 시작한 것이다.

 이 소녀가 이야기한 전생의 기억은 상당히 많다. 이 전부를 다 적어 나가면 독자들을 복잡하게만 느끼게 만들 것이므로 그 중의 일부를 지금 소개하고 여타의 부분은 보고의 진행에 따라 그때 그때 적어가기로 하겠다.

 이 소녀가 한 전생 이야기들 중에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 탈라와켈레에는 야자수가 없다. 통학을 기차편으로 하였는데 아후긴 터널을 통과하고 있었다. 아버지는 머리를 땋지 않았다. 누나인 수두아까(Sudu Akka)는 나왈라피티아(Naualapitiya)의 학교에 다니고 있었다. ------

 이 소녀가 전생에 관해서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소문은 머지 않아 캔디(Kandy) 니쌍카(H.S.S. Nissanka)씨의 귀에까지 들어갔다. 이 소녀는 이제까지 소개해 드린 것 이상의 것들을 이야기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러한 자료를 가지고 이 소녀의 전생을 인정하기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그러나 이 아이의 전생이 의외의 인물인 것이다. 분명히 탈라와켈레에 있었던 사람임에는 틀림없으나 성이 다른 남자인 것이다. 나[스티븐슨 박사]에게는 전세계의 여러 곳으로부터 수집한 환생의 자료가 약 2천여 가지가 있지만 남녀의 성이 바뀌어서 환생한 경우는 아주 드문 폭이다. 테라 스님도 이 소녀의 생을 확인하기는 하였으나 성이 다르다는 것 때문에 당혹했었는지도 모른다. 여하튼 이 소녀의 전생은 「틸레케라트네」라고 하는 남자인데 1954년 11월 9일 13세의 어린 나이로 세상을 떠난 것이다. 이 소녀의 탄생은 1956년 1월 20일이었다.

 ④ 두 마을의 지리적 관계

 여기서 우리는 「헤두나웨와」라는 마을과 「탈라와켈레」라는 마을이 어떠한 지리적 상관관계를 가지고 있는가 살펴 보기로 하자.

 이 두 마을은 다 같이 스리랑카의 중부 지방에 있으며 그 거리는 16마일 가량 된다. 그러나 탈라와켈레는 고원지대이고 헤두나에와는 산악과 산악 사이에 있는 저지대로서 이 두 마을은 기후가 서로 다르다. 따라서 거기서 자라고 있는 식물이 각각 다른 것은 말할 필요도 없다. 이 두 지역은 16마일밖에 떨어져 있지 않지만 교통사정은 매우 불편하다. 반포장도로가 탈라와켈레와 코트메일(Kotmale) 사이의 12마일은 통해 있어서 버스가 운행되고 있다. 그러나 코트메일에서 헤두나웨와까지의 도로는 형편없는 상태였고 포장된 곳이라고는 아주 극히 드물게 보일 뿐이었다. 이 지방에서 도회지처럼 보이는 곳은 탈라아켈레뿐이고 코트메일이나 헤두나웨와나다 같이 아주 작은 마을에 지나지 않는다. 이런 이유 때문에 헤두나웨와에서 탈라와켈레로 가는 사람은 어쩌다 있을 수 있어도 반대로 탈라와켈레에서 헤두나웨와로 가는 사람은 거의 없다시피 한 것이다. 이 두지역 사람들의 교류는 거의 찾아보기 힘든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앞에서도 보았듯이 그나나틸리카의 집은 헤두나웨와 마을에서도 반마일 쯤 떨어진 숲속에 있는 외딴집인 것이다. 헤두나웨와 사람들조차도 요긴한 일이 아니면 찾기가 힘든 그런 곳이다. 어린 그나나틸리카로서는 탈라와켈레라는 마을이 있다는 것조차도 모르는 것이 정상이라는 것을 얼른 알 수 있다.

 ⑤ 전생의 집을 찾아 나서다

 테라 스님은 이 그나나틸리카 소녀가 출생하기 약 1년 전 쯤에 사망한 탈라와켈레의 소년에 관해서 조사 ㆍ확인하였는데 그러한 조사가 실시된 지 얼마 뒤에 이 소녀는 아버지와 오빠, 아리야팔라 등과 함께 탈라와켈레를 찾아오게 되었다. 이것은 1960년의 일이었고 이 아이의 나이 네 살 때였다.

 『아빠, 저기 저것이 우체국이에요, 우체국 저쪽에는 여관같은 것이 있구요, 그 여관 있는데서 오른쪽으로 돌면 관청같은 것들이 있는 거리의 중심이거든요.』

 이 소녀는 멀리 보이는 건물을 가리키면서 그것을 우체국이라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아버지는 약 2년 전에 이 거리에서 기차를 내렸던 일이 한번 있었을 뿐이고 그 이후는 기차에 탄 채 통과한 일은 있었어도 하차한 일이 없었던 것이다. 오빠는 6년 전에 한번 행사가 있어서 이 거리에서 무도회 구경을 한 일은 있었으나 거리의 내용을 알지는 못하는 것이다.  세 사람 모두 이 거리는 전혀 생소한 곳이나 다름이 없었다. 그런데 단 한번도 와본 일이 없는 어린 소녀가 아버지와 오빠에게 길 안내를 하면서 걸어가고 있는 것은 참으로 재미있는 일이 아닐 수 없다.

 『내가 살던 집은 얼마 안 남았어요. 우체국하고 버스 정류장 중간쯤이니까요.』

 이 아버지의 말대로 이 어린 소녀는 퍽 오래전부터, 『내가 살던 집은 우체국과 버스 정류장 중간쯤에 있었다』는 말을 자주 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렇게 상세한 기억을 이 소녀가 더듬어 주고 있었으므로 테라 스님으로서는 이 소년의 전생을 손쉽게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이다.

 우체국 근처에 이르러서는 이 아이는 우체국 쪽으로는 가지 않고 못미처에서 왼쪽으로 돌아서 조금 가더니 소리쳤다.

 『어머! 우리 집이 없네.』

 『여기가 아닌 게로구나.』

 네가 전생의 집을 알 리가 있겠니 하는 표정으로 아버지는 딸에게 말했다.

 그런데 이 아이가 놀란 것은 당연한 일인 것이다. 왜냐하면 전생의 집이 있는 곳이라고 안내해 간 그곳은 아무 건물도 없는 공지였기 때문이다.

 『이상한 일이네요. 여기에 내 집이 있었던 것이 분명한데요.』

 소녀는 작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이 소녀는 이때에 전생의 집을 찾아내지 못하였고, 따라서 전생의 가족들과도 상면하지 못한 채 헤두나 웨와로 돌아가게 되었다. 그러면 이 아이의 기억에 잘못이 있었던 것일까?

 이 아이가 처음으로 탈라와켈레를 찾아 갔던 같은 해(1960년)에 숲속에 있는 외딴집으로 이 소녀를 찾아온 세 사람의 손님이 있었다. 그 옷차림부터가 헤두나웨와 사람 같지 않게 보이는 사람들이었다. 이 세 사람 가운데 하나가 스미타팔라인데, 이 사람은 자기가 잘 알고 있는 틸레케라트네 태생의 소년이 소녀로 다시 태어났다는 소문을 듣고 그것을 확인할 양으로 찾아온 것이다. 손님들은 소녀의 집 사람들에게도 자기 들의 신분이나 성명을 밝히지 않았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