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자의 표정은 정진으로 가꾼다

권두언

2007-12-05     관리자

자ㅇ  불자의 표정이 있을까. 불자로서의 특징적 표정이 있을까. 표정은 마음의 나타남이며 마음의 얼굴이다. 불자가 부처님을 믿고 그 깨달음을 믿으며 자신이 부처님의 무한공덕을 자신의 생명으로 삼고 생활하는 자라면 의당 불자의 표정이 없을 수 없다. 어두운 마음에서 표정이 어둡고, 거칠은 마음에서 표정이 거칠다. 흥분한 마음이 표정을 흥분상으로 만들고 근심을 안은 마음이 그 얼굴에 근심을 그려낸다. 그러니 불자로서 부처님의 무한공덕을 믿으며 그 공덕이 자신의 생명에 넘쳐있다는 사실을 믿는 것만으로도 깊은 안정과 평화가 깃들지 않을 수 없다. 더우기 일상생활에서 부처님의 공덕을 생각하고 그 공덕의 나타남을 믿으며 하루하루의 생활이 부처님 공덕의 창조적 구현이라고 아는 사람에게 있어서는 더 말할 나위 없다. 평화와 안정위에 밝음과 자신과 긍지와 용기가 넘쳐날 것이다. 누구에게나 벗이 되고자 하는 따뜻한 심정이 그의 표정에 넘쳐나 있을 것이다.

  부처님의 가르침을 한낱 지식으로 간직하고 있는 사람은 없을까. 부처님은 그렇고 부처님 가르침도 그렇고 자신은 중생이고 업보중생이다. 답답하면 염불하고 어려움을 만나면 기도한다. 이런 사람이 없을까. 이런 사람에게 있어서 불법은 한낱 지식으로 알고 있다가 필요한 때 쓰는 것이다.

  이러고서는 불법을 믿는 불자라하기는 억울하다. 불자의 삶은 불법으로 자기 생명을 삼으며 생활이 믿음이기 때문이다. 우리들의 생활은 어차피 밝음을 향한 길이거나 불안을 향한 길이다. 그리고서 때로는 잠시 밝은 곳으로 머리를 돌렸다가 또 어두운 곳으로 되돌아가고 이렇게 정착하지 못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정착하지 못하고 흔들리거나 불안속에서 이것이 인생이라 하면서 거기서 골몰하며 투쟁으로 인생을 개척한다는 사람이라면 그것은 이미 불자가 아니다. 그에게는 깨달음이라는 밝은 태양을 향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그늘지고 흔들리는 어두운 곳을 향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의 일상생활은 모름지기 믿음으로 살아야 한다. 자신의 생명이 육체에서 생겨난 육체이거나 물질의 종속자라는 미망에서 벗어나야 한다. 그리고서 자신의 생명에 부처님의 무한공덕이 넘치고 있다는 것이 진실생명의 현실이라는 것을 눈으로 보듯이 믿어야 한다. 자신의 생명에 이러한 큰 공덕이 구족하다는 사실에 감사하고 끊임없이 진리의 생명으로 우리와 함께 하시는 불보살님께 감사하여야 한다. 그리고 그 감사는 법성본분의 실현으로 끊임없이 행동으로 이어져야 한다. 그러한 믿음의 실천을 정진이라하며 지속적 정진에는 많은 인내가 따른다. 인내를 통한 지속적 정진에서 부처님의 무한 공덕은 더욱 구체적으로 우리와 우리의 환경에 드러나게 된다. 불자의 삶은 마땅히 이러하여야 하고 마땅히 이런 믿음, 이런 감사와 정진의 생활인 것이다.

  돌이켜 보자. 우리들의 오늘의 생활이 어느 쪽을 향하고 있는가. 부처님의 깨달음의 태양인가. 아니면 어두운 세간의 혼돈인가. 자신의 표정이 밝고 생기에 넘치고 자비가 흘러나고 있는가. 표정으로서 자신의 마음과 행을 볼 수 있는 것이다.

  우리들이 큰 믿음으로 산다는 것이 이렇게 실천하고 정진하며 구체적 표정에까지 나타나는 것이다. 그렇다면 불자의 표정이 명백해진다. 밝고 평화스럽고 긍정적인 자세 그 안에 따뜻하고 성실하고 지혜스러운 모습, 그리고 활기와 긍지와 자신에 찬 행동거지가 불자의 정상적인 모습이 아닌가. 이러한 모습이, 이러한 표정의 나 자신에게서 얼마만큼이나 발견할 수 있는가 돌이켜 보자. 이러한 불자의 표정이 나 자신에게 새로운 긍지와 자신을 주며 행운을 약속한다. 나의 가정, 나의 직장이 사뭇 행복하고 발랄한 발전의 마당이 된다.이러한 표정의 군상들이 흘러가는 거리, 그리고 그런 표정들이 활동하는 국토는 정녕 보살의 거리가 되고 불국의 역군이 충만한 국토가 되는 것이 아닌가. 자랑스러운 불자의 표정을 지켜가자. 자랑스러운 불자의 표정을 더욱 순수하게, 더욱 아름답게 창조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