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후기

2007-11-10     관리자

 * 밤이슬 짙어가는 여름밤. 마당에 멍석 펴고 긴긴 이야기는 이어간다.

 별빛은 깜빡이듯 흘러 내리고 울밑에 베짱이 베틀소리 영글어 간다. 지붕 위 하얀 박꽃은 소리없이 흔들리고 바가지는 정답게 잠들었다. 우리들의 마음은 땅에 발 붙이고 흙을 일구며 살아 오면서 줄곧 이러한 여름 밤을 이어 왔으리라.

 그런데 도시에 모여 있는 오늘의 우리들에겐 흘러간 살별 만큼이나 옛이야기로만 들린다. 입추.백로.추분 - 달력만이 알려주는 계절의 이름속에 먼 옛날로 생각을 달려본다. 포도를 뒹구는 가로수 낙엽에서나 자연을 느껴 보는 요즘 우리에겐 달빛 가득한 가을의 문이 열려서 반갑다. 추석, 생각만 하여도 싱그러운 햇밤, 햇곡식, 푸른 달 ---

 * 우리가 가을에 생각이 젖어들듯 우리 네 조상님들도 추석을 잊지 않을 것이다. 세상에서 한 생애 지내시며 오늘의 우리들을 낳으시고 사회와 문화와 역사를 만드시고 먼 옛날에서 흘러내린 조상의 얼을 이어 우리에게 전하시고 - 당신들께서는 지금 어디메 머무시는가.

 오 형근 교수는 인간 사후의 영혼에 대하여 사뭇 사실적 논리적 설명을 해 주었다. 밝은마음, 착한님은 천상에 나고 어둡고 거친 넋은 어둠 속에 잠겨 있다고...

 우리 조상님들 오늘의 우리를 있게 하기 위하여 당신을 불고 하셨다. 자, 추석날, 함께 조상님 앞에 오늘의 감사를 모으자. 그리고 영원한 기쁨속에 안녕하시길 손을 모으자.

       <  나무 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