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과 종교

2007-10-29     관리자

민족과 종교는 말할 나위 없이 각자 다른 개념을 가진 어휘이다. 그러나 다른 한 편으로 곰곰이 생각하여 보면 우리 인간생활에서 이 두 언어같이 깊은 관계가 있는 것도 드물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실제로 우리 인간들은 유사이래 그 나름대로 집단의식 더 나아가 민족의식 없이는 생존할 수 없었고 종교적 측면에서 본다면 미개한 사회에서는 미신적이라 하더라도 일종의 종교적인 생활을 영위하여 왔으며 오늘날과 같이 문물이 극도로 발달한 소위 지구촌 시대에 있어서도 그 구성원이 고등교육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미신이 득세하는가 하면 세계를 총체적으로 지도해가야 할 정법 즉 불교가 오히려 위축되고 있는 기현상도 연출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부처님이 설파하신, 모든 허상에 끄달리지 말라는 교시를 생각하면 대수롭지도 않다.
그런데 동일 민족이라고 하여 종교가 같은 것도 아니고 동일 종교를 신봉하는 사람들이라 하여 동일 민족도 아니기 때문에 거기에 해결되기 어려운 심각성이 있는 것이다.
그래서 오늘날에도 세계도처에 민족대립 종교대립이 끊이지를 아니하고 또한 격화되거나 새로 시작할 움직임을 보이는 것이 심히 우려되는 바이다.
그것은 각 민족이 부처님의 가르침인 해탈이 되지 않는 한 투쟁이 멈추어지지 않을 것이며 또한 다른 종교를 인정 안하는 요일신사상이 존재하는 한 지구상에는 영구히 평화가 되기 어렵다는 것을 확언하는 바이다. 일시적으로 가장된 평화는 영구화될 수 없기 때문이다.
지구상에 진실한 평화가 이루어지려면 부처님의 가르침이 마음 편하고 잘 살게 하는 최고 최상의 가르침이라는 것을 널리 이해시키고 실천하는 방법 이외에 따로 없다고 생각한다.
돌이켜보건대 우리 민족은 원래 단군성조의 홍익인간 사상으로 평화를 애호하고 남을 유익케하는 보살의 기틀을 가진 선량한 민족이었으며 그와 동시에 우리민족에게 위급한 사태가 벌어지면 일치단결하여 해결하는 슬기와 저력을 갖추어서 여러 난관을 극복하여 온 문화민족이다.
그런데 그간에 우리민족 내부에서 조성되었던 여러 종교간의 분쟁은 그래도 민족의식을 유지하며 전개되었던 관계로 외부와는 큰 마찰이 없었으나 2백년 전에 들어오기 시작한 외래종교는 6.25 동란을 계기로 극도로 빈약해지고 황폐화된 국민에게 원조물자 공급창구 역할을 하면서 외세의 부당한 간섭과 종교침투로 점차 세를 과시하게 되었는데 기존 전통종교의 불찰과 무능력과는 대조적으로 세계에서 보기 드문 선교팽창을 이루게 되었던 것이다.
그러한 상황의 여파로서 요사이 세간에 거론되고 있는 대통령후보에도 인위적으로 불교인은 배제되어 한 사람도 없게끔 되었으니 이를 어떻게 보아야 하겠는가?
그런데 심히 우려되는 것은 일부 후보가 종교적 편파성향이 강한데다 주위의 종교를 같이하는 사람들의 강한 압력을 받아서 의외의 어려운 사태 즉, 종교계의 갈등을 더욱 심화시키는 사태가 벌어져서 국가와 민족에게 돌이킬 수 없는 불행한 일이 발생하지 않을까 심히 우려되는 바이다.
불교와 같이 다른 종교와 공존할 수 있는 종교는 문제가 없지만 다른 종교를 인정 안 하고 말살하여야 하는 성향의 종교는 일단 뿌리를 내리면 투쟁심이 강해 여간해서 투쟁을 멈추지 않음은 물론 민족의 뿌리를 거부하고 민족의 얼과 습관을 부정하는 사태가 강력하게 부각되어서 어려운 국면이 벌어질까 염려된다.
다시 말해서 불교를 위시한 전통종교는 민족의 이상과 목표가 동일하여 평행적 공동번영과 발전을 기약할 수 있지만 외래종교는 민족의 뿌리를 부정하는 입장이라 그것이 불가능함에 유념하여야 한다.
이러한 점으로 미루어서 우리 불교인은 심사숙고하고 민족의 주체성을 굳건히 하고 민족정기를 수호할 것이며 특히 불교인이 종교적으로 더욱 침해 안 당하도록 신중히 슬기롭게 대처하여야 할 것이다.